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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노쇼 권경애 5000만원 배상…法 "소송, 허망하게 끝나"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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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57회 작성일 24-06-1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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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애·로펌, 유족에 5000만원 배상 판결
法 "유족, 항소심·상고심 판단 기회 상실"
"패소 사실 안 알려…중과실 저지른 잘못"
유족 "억울한 사람들, 자유와 회복 있나"



재판 노쇼 권경애 5000만원 배상…法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권경애 변호사가 지난 2020년 9월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선릉로 최인아책방에서 열린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기자 간담회에서 책 소개를 하고 있다. 2020.09.25.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학교폭력 사건 재판에 여러 차례 불출석해 패소가 확정되게 한 권경애 변호사59·사법연수원 33기를 상대로 학폭 피해자 유족이 제기한 2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이 유족에게 5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유족이 법으로 보장된 3심제 판단을 받아볼 기회를 상실했다며 정신적 손해배상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권 변호사가 소송을 제대로 수행했다면 승소했을 것이라는 개연성이 없어 재산상 손해배상은 인정하지 않았다.

法 "권경애, 고의에 가까운 중과실 저질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5단독 노한동 판사는 11일 오전 피해자 유족 이기철씨가 권 변호사와 그가 소속됐던 법무법인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선고기일을 열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노 판사는 권 변호사가 법무법인과 공동으로 유족에게 5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먼저 권 변호사가 학교폭력 사건 2심에서 변호사의 임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 판사는 "권경애는 제출기한으로부터 상당 기간 지난 후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했다"며 "항소이유서 제출 외에는 아무런 실질적인 변론활동을 시도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특히 변론기일에 3회 불출석해 관련 민사사건 2심 중 원고 항소 부분이 항소취하 간주로 종결되도록 만들었다"며 "거의 고의에 가까운 현저한 주의를 결여한 것으로 중과실을 저지른 잘못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2심 패소 사실을 유족에게 알리지 않았고 상고 기회도 상실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노 판사는 "상고기간이 도과하도록 원고유족에게 2심 판결이 선고된 사실조차 알리지 않아 원고로 하여금 상고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도록 만들었다"며 "이는 고의로 저지른 잘못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족은 항소심·상고심으로부터 판단을 받아본다는 법으로 보장된 기회를 상실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며 위자료 액수를 5000만원으로 정했다.

노 판사는 "둘째 딸이 사망한 경위를 밝히고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묻고자 장기간1, 2심 통틀어 6년 이어온 소송이 소송대리인의 잘못으로 허망하게 끝나게 됐다"며 "그 사실을 소송대리인이 숨기는 바람에 뒤늦게 알게 된 것이므로 그로 인한 허탈감과 배신감이 심대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 변호사 소속 법무법인도 연대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상법 210조는 회사를 대표하는 사원이 그 업무집행으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 회사는 그 사원과 연대해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권 변호사의 잘못과 학폭 사건이 승소했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손해배상액 사이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유족 "혀 깨물고 입술 악물고 항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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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고 박주원 양의 어머니 이기철씨가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학교폭력 피해자 사건에 여러 차례 불출석해 패소하게 된 권경애 변호사58·사법연수원 33기를 상대로 낸 소송의 1심 선고를 마친 뒤 법정에 나와 심경을 밝히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민사85단독판사 노한동은 학교폭력 피해자 고故 박주원양의 어머니 이기철씨가 권 변호사와 A법무법인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권 변호사와 법무법인은 공동으로 5000만원을 원고에게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2024.06.11. jhope@newsis.com





이씨는 재판을 마친 뒤 "기가 막혀서 판결을 제대로 듣기는 했는지 혼미할 정도다. 5000만원이면 강제조정 때 나왔던 금액"이라며 "실낱같은 기대가 있었나보다. 너무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권 변호사가 사과를 했는지에 대해 "저한테 어떠한 해명이나 사과를 안 했다"며 "제가 사람의 도리를 해달라 얘기했는데 듣지 않고 숨어 있는 상태다"라고 전했다.

권 변호사가 대한변호사협회변협에서 정직 1년 처분을 받는 것에 대해서는 "절대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분들변협한테도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이번 달로 권경애 변호사는 1년의 징계가 끝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그 사람이 이 땅에서 변호사로서 뭘 할 수 있겠냐고 하지만 변호사 이름을 달 수 있다는 것만으로 얼마든지 특혜를 얻을 수 있는 나라다"며 "도대체 피해자들이, 억울한 일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 땅에서 자유와 회복을 해나가면서 살 수 있는지 알려달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항소의 뜻도 전했다. 이씨는 "항소 담당 판사가 어떤 태도로 이 재판에 임하는지 볼 거다"며 "그 과정이 제가 힘들고 쓰러질 수도 있지만 쓰러지지 않게 독하게 혀 깨물고 입술 악물고 그렇게 갈 거다"고 강조했다.

손해배상액, 법원이 강제조정 때 제시한 액수와 동일


이씨의 둘째 딸인 고故 박주원 양은 2015년 3월 인천의 한 여자고등학교로 전학 온 지 약 2달 만에 극단 선택을 했다. 박양은 중학교 시절 동급생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해 전학을 갔으나 전학 간 학교와 졸업 이후 입학한 고등학교에서도 은근한 따돌림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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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10일 서울 서초구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열린 상임이사회에 김영훈 대한변협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하고 있다. 이날 변협은 학교폭력 소송 변호를 맡고도 재판에 거듭 불출석해 패소한 권경애 변호사에 대해 직권 조사 승인 요청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2023.04.10. bluesoda@newsis.com





권 변호사는 학폭 가해자와 교육청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에서 이씨의 소송대리인을 맡았다. 학폭 사건을 심리한 1심은 2022년 2월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 중 1명에게 책임이 있다며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권 변호사가 3차례 재판에 불출석하면서 같은 해 11월 원고 패소로 뒤집혔다. 민사소송법상 대리인 등 소송 당사자가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거나, 출석했으나 변론하지 않으면 소 취하로 간주된다.

권 변호사가 항소심 패소 사실을 이씨에게 알리지 않고 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으면서 패소가 확정됐다. 이에 유족 측은 지난해 4월 권 변호사와 소속 법무법인 등을 상대로 2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같은 해 10월 "권 변호사와 그가 소속됐던 법무법인이 피해자 유족에게 5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의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으나 무산돼 사건은 정식재판 절차에 돌입했다.

권 변호사는 지난 1월 열린 손해배상 소송 첫 공판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hanz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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