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장난 트럭이 혼자 스르륵…남녀 고교생 둘이 참사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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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오후 9시 15분쯤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주택가에서 시민 7명이 경사로에서 밀려 내려오는 1톤 화물트럭을 막고 있다. /관악소방서 “저게 뭐지? 왜 트럭이 움직여?” 수십m 아래에서 바로 행인과 차량이 오가는 일촉즉발의 상황. 두 학생은 곧바로 달려가 정면에서 트럭을 떠받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무게가 수t에 이르는 트럭을 고교생 두 명 힘으로 막아내기란 역부족이었다. 김양이 “차가 내려오고 있어요!” “도와주세요!”라고 외치자 경사로 아래에서 올라오던 20대 여성 두 명이 재빨리 합세했다. 하지만 이 네 사람조차 중력을 받아 내려오는 트럭을 막아내지 못하고 질질질 밀려 내려왔다. 이어 지나가던 60대 남성 한 명이 “무슨 일이냐”며 달려오더니 트럭을 붙잡았다. “학생, 혹시 차 문이 열려 있는지 확인해봐요.” 남성은 곧바로 운전석으로 들어가 사이드 브레이크를 잠갔고 김양은 이 틈을 타 재빨리 119에 신고했다. 60대 남성이 사이드 브레이크를 걸었지만 트럭은 계속 움직였다. 수동 기어에 연식이 오래된 차량인 데다가 경사가 너무 가팔랐기 때문이다. 이 남성은 딸에게 전화를 걸어 “여기 빨리 와라! 남자 친구랑 같이 빨리 와”라고 외쳤다. 1분도 안 돼서 이 남성의 30대 딸과 남자 친구가 나타나 함께 트럭을 붙잡았다. 7명의 시민은 “트럭이 더 내려오면 큰일이다” “119가 곧 올 테니 조금만 참자!”며 서로를 격려했다. 20분쯤 뒤 현장에 소방 차량이 도착해 트럭을 멈추게 할 수 있었다. 봉천119안전센터 관계자는 “도로 경사면이 35도가 넘을 정도로 상당히 가파른 곳이라 낡은 트럭이 밀렸던 것 같다”며 “시민들이 아니었다면 대형 참사가 났을 것”이라고 했다. 2005년에도 서울 지하철 7호선 신풍역에서 50대 시민이 승강장과 전동차 사이에 끼인 일이 발생했다. 학생·청년·노인 등 승객 20여 명이 전동차를 밀어 이 시민을 구조할 수 있었다. 소방 관계자는 “대한민국 사회를 지탱하는 선량한 시민의 힘을 확인했다”고 했다. 김윤서양·김연준군은 이날 소방관들에게 “큰일을 막아야 하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이만 집에 가보겠습니다”라고 인사하고 귀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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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구동완 기자 visual@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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