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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곳 넘게 전화…임신부 응급실 뺑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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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01회 작성일 24-09-1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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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연휴 첫날인 어제14일 25주 차 임신부에게 아찔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양수가 터질 수 있는 응급상황에 놓였는데, 대형병원 응급실을 포함해 병원 75곳에 전화를 돌린 뒤에야 겨우 받아주는 병원을 찾았습니다. 임신부가 입원하는 데 무려 8시간 반이 걸린 것입니다. 남은 연휴가 걱정입니다.

신용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제 아침 8시 반쯤.

임신 25주 차인 34살 김 모 씨는 갑자기 심한 복통을 느꼈고, 충북 청주에 있는 동네 산부인과를 찾아갔습니다.

양수가 터질 수 있는 위급 상황이니 당장 대형병원으로 가라는 의사 말에, 김 씨 부부는 119구급차를 불렀습니다.

오전 10시, 구급차가 왔지만, 응급실로는 출발할 수 없었습니다.

구급대원이 전화부터 돌렸는데, 받아주겠다는 병원이 없었던 것입니다.

2시간 반이 흐른 뒤, 경기도 안산의 한 병원이 와도 좋다고 해 출발했는데, 가는 길에 받을 수 없다는 연락이 다시 왔습니다.

[임신부 김 씨 남편 : 진천까지 갔다가 톨게이트 나와서, 거기서부터 또 전화가 시작된 거죠.]

구급차 안에서 받아줄 병원을 찾는 전화 뺑뺑이가 다시 시작됐습니다.

[소방 관계자 : 통화 건수는 187회 정도 되는데, 중복을 빼면 75회 정도 병원에 문의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병원 75곳에 전화 187통.

오후 5시를 넘긴 뒤에야 겨우 받아주겠다는 산부인과 병원을 찾았습니다.

병원에 도착하자 병원 측은 아이가 잘못돼도 병원 책임이 아니라는 서약서를 먼저 써달라고 했습니다.

환자 상태가 들었던 것보다 위중하고, 고위험 신생아 출산 시 필요한 인큐베이터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입원 치료 중인 김 씨의 남편은 8시간 반 응급실 뺑뺑이에 충격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임신부 김 씨 남편 : 눈앞이 뭐 캄캄하고 다 해 봤는데 안되니깐 너무 답답하고, 마지막에는 진짜 다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었고….]

추석 연휴 문 여는 병·의원의 수는, 어제는 2만 7천여 곳이었지만, 오늘과 내일은 3천여 곳입니다.

모레 추석 당일에는 1천700여 곳뿐입니다.

응급실만 들여다보면, 전국 409곳 가운데 407곳이 추석 연휴에도 24시간 진료한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지만, 전문의 1명으로 버티는 곳이 많은 데다 배후 진료 역량도 떨어져 걱정입니다.

전국의대교수협의회는 배후 진료 약화로 최근 응급실의 진료 역량이 지난해보다 50% 넘게 줄었다고 진단했습니다.

영상취재 : 제일·이상학, 영상편집 : 최혜란

신용식 기자 dinosi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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