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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신장 다 믿고 맡겼는데…환자들 불안에 떨어도 "휴진"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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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65회 작성일 24-06-0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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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미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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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이 오는 17일부터 응급·중환자실을 제외하고 전체 휴진을 결정한 가운데 지난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한 환자가 야외의자에 앉아 있다. /사진=뉴시스
"나는 서울대병원에서만 심장, 신장, 안과 진료를 다 봐요. 휴진하면 어디로 가야 할지"

서울대병원이 오는 17일 전면 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암병원에서 만난 임모씨79는 이같이 말했다. 몸이 아파 여러 과에서 진료받는다는 그는 1년 전 받은 수술의 경과를 보러 병원을 찾았다.

보통 외래 진료를 본 당일에 다음 진료 날짜를 예약하지만 이날은 예약일을 잡지 못했다. 병원은 오는 17일 휴진을 언급하며 "전화 드리겠다"는 말뿐이었다고 한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6일 입장문을 내고 "비통한 마음으로 전면 휴진을 결의한다"며 "정부의 저 무도한 처사가 취소될 때까지 저희 병원에서 진료를 미뤄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정부가 의료 사태의 정상화를 위한 합리적 조치를 시행하지 않는다면 오는 17일부터 진료를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한 병원서 수술, 검진, 진료 다 받았는데"…불편·불안 호소하는 암투병 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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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이 오는 17일부터 응급·중환자실을 제외하고 전체 휴진을 결정한 가운데 지난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의료대란 장기화 국면에서 서울대병원이 본격적인 휴진 결의까지 발표하자 환자들은 불편함과 불안감을 드러냈다. 4년 전에 서울대병원에서 유방암 수술을 받은 뒤 정기 검사를 받는다는 A씨52는 "아들이 어제 기사를 보고 엄마 걱정된다고 연락이 왔다"며 "나도 불안해서 오늘 교수에게 휴진하는지 물어보니 아직 병원에서 공지가 없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상 촬영은 했는데 초음파 검사는 해줄 사람이 없다면서 다른 병원에서 받으라고 해서 불편해진 상황"이라며 "이 병원에서 수술, 검진, 진료도 다 받아서 기록이 전부 이곳에 있는데 어떻게 병원을 옮기겠냐"고 했다.


휴진 소식 못 들은 환자들 화들짝…치료 일정 묻자 "교수도 모르겠다고 한다"


휴진 소식을 아직 접하지 못했다는 B씨53는 "그럴 수가 있냐"며 화들짝 놀랐다. 그는 스마트폰 달력 앱애플리케이션을 열고 OOO 교수라고 적힌 일정을 보여줬다. 그러면서 "당장 다음 주에도 그 다음 주에도 두 번이나 진료 예약이 돼 있다"며 "촌각을 다투는 환자들도 있는데 설마 길어지지는 않겠죠?"라고 수차례 되물었다.

다행히 휴진 전인 이날 진료받아 2개월치 약을 처방받았다는 환자도 있었다. 다발성골수암으로 6년 전에 수술받은 뒤 2달에 한 번 병원을 찾는다는 60대 남성은 "당장 먹어야 할 약은 오늘 처방받고 간다"며 "어제 뉴스 보고 불안해서 진료 보는 교수에게 물어봤는데 교수도 모르겠다고 하더라"라고 답답해했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대위는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진행한 투표 결과에 따라 오는 17일 집단 휴진을 비롯한 강경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고 전했다.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시보라매병원, 강남센터 등 병원에서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 부서를 제외하고 진료를 전면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7일 오후 병원 소속 교수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환자 진료가 중단되지 않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며 "집단 휴진은 허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원장의 호소에도 비대위는 집단 휴진 결정을 철회하지 않은 상태다.

교수, 개원의, 봉직의 등으로 구성된 대한의사협회도 7일 자정까지 회원 13만명을 대상으로 총파업 찬반을 묻는 투표를 진행했다. 오는 9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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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가 회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총파업 찬반 투표 마지막 날인 7일 오전 서울시내 한 병원에서 의사가 투표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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