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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폭주에도 난감하네…반찬가게들 추석 물가 폭등에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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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11회 작성일 24-09-1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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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앞둔 13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시장에서 한 상인이 전을 포장용기에 담고 있다. 연합뉴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습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식재료 물가가 오르자 명절 음식을 주문받는 반찬 가게들이 재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게마다 구하기 어려운 재료를 다른 재료로 대체하거나 특정 반찬은 팔지 못한다고 미리 안내하는 등 대책을 짜내는 모습이다.

서울 영등포구의 반찬제조업체는 이번 명절 연휴에 시금치나물 무침을 팔지 않기로 했다. 올해 폭염과 폭우로 인해 시금치가 말 그대로 녹아내려뿌리 무름 물량이 부족하고 값이 뛰었기 때문이다. 도라지, 고사리, 시금치로 구성하던 ‘삼색나물’에 올해는 시금치 대신 생취나물 무침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14일 “3~4년 전부터 폭염이 길어지면서 채소류 가격이 많이 올라 이제는 오른 가격이 평년 가격이 됐다”며 “폭염으로 밥상이 바뀌는 것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올해 폭염이 길어지며 생육 부진으로 채솟값이 오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2일 기준 시금치 소매 가격은 100g당 4027원으로, 한 달 전2477원보다 62.6% 뛰었다. 같은 기간 배추1포기는 6463원에서 7816원으로 20.9% 올랐다. 당근1kg은 6132원에서 7468원으로 21.8% 뛰었고, 무는 개당 3156원에서 3698원으로 17.2% 올랐다.

수급이 불안정하고 물가가 높은 상황이 지속되자, 지난 2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시금치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얼갈이, 열무, 부추 등 다른 잎채소류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정부까지 나서 재료 대체를 권장하는 상황에서 반찬제조업체 역시 원가 절감을 위해 대안 재료를 찾아 나서는 모습이다.

추석 연휴를 앞둔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한 반찬가게에서 시민이 반찬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시장에서는 물가뿐 아니라 ‘명절 음식’ 자체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도 고민이다. 이는 제사를 지내는 가구가 감소한 세태가 낳은 결과다. 울산 북구에서 10년째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김진화49씨는 명절마다 음식을 주문하는 단골손님이 하나둘 주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제사를 없애고 가족끼리 여행을 가거나 가볍게 식사하는 문화로 변화하면서다.

김씨는 “과거에는 제사 음식을 위주로 대용량 주문을 했다면 요즘에는 명절에 식구들과 한 끼 식사할 정도만 조금씩 주문하는 추세”라며 “준비하는 명절 음식의 종류도 제사 음식보다 좀 더 일상적인 느낌의 반찬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반찬제조업체들은 대신 그동안 ‘명절 비주류’였던 1인 가구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4인 가구를 기준으로 팔던 명절 음식을 1인분씩 포장해 저렴한 가격에 파는 전략이다.

서울 구로구의 한 반찬제조업체는 올해부터 모둠전과 삼색 나물을 1인 가구용으로 따로 만들어 판다. 이 업체 관계자는 “요새는 2030세대만 1인 가구가 많은 게 아니라 5060세대에도 1인 가구가 많아 명절 음식을 소량 구매할 수 있냐는 문의가 많다”며 “물가가 올라 재료를 직접 사 만드는 것보다 오히려 1인 가구용 메뉴를 사 먹는 게 더 경제적이라며 많이들 찾는다”고 말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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