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11개나 담았는데 1만원…"왜 싸요?" 의심했다 단골 된 손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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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지은 기자] [만원의 행복⑤] 서울 마포구 천원의 행복 빵집
[편집자주] [편집자주] 서울에서 가장 저렴한 식당으로 불리는 송해국밥. 초고물가 시대에 시민들은 이곳에서 허기 뿐 아니라 마음을 채운다고 했다. 고故 송해님 별세 2주기를 맞아 이처럼 부담없는 가격에 손님을 맞고 있는 명소들을 찾아간다.
"요즘 밥 먹으면 기본 1만원인데 여긴 같은 가격으로 빵을 11개나 살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지난 14일 오후 4시30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내 천원의 행복 빵집. 헬멧을 쓴 채 매장에 방문한 김모씨56는 빵이 가득 든 비닐봉지를 기자에게 보여주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10개를 사면 1개를 서비스로 받을 수 있다"며 "한 번 올 때 대량으로 구매해 출근 전 아침으로 먹곤 한다"고 말했다. 진열대에는 카스텔라, 앙금빵, 크림빵 등 50여 종의 빵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빵 가격은 종류와 상관없이 개당 1000원이다. 손님들은 각자의 기호에 따라 먹고 싶은 빵을 하얀색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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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도 젊은이도 1000원 빵 홀릭…한 번 이용한 손님은 금세 단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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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주인 유영균씨65는 7개월 전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빵집을 열기 전 식당을 개업했지만 1주일 뒤 코로나19COVID-19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영업을 중단해야 했다. 이후로도 가게 2곳을 열었지만 모두 폐업했다. 몇 번의 실패 뒤 빵집을 열기로 결심했다. 가게에서 빵을 직접 만드는 베이커리와 달리 지방에 있는 4~5곳의 빵 공장에서 빵을 공수한다. 빵 공장에서 당일 생산한 빵을 야간에 보내면 이튿날 새벽 천원의 행복 빵집에 도착해 곧바로 진열대에 오른다. 빵 공장에 찾아가 직접 계약을 맺어 유통 과정도 없앴다. 인건비·유통비가 들지 않으니 싼 가격에 손님들에게 빵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유씨는 "1000원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가게를 열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게를 연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한 번 이용한 손님은 금세 단골이 됐다. 가게 매출의 70~80%는 단골들이 담당한다. 망원시장 인근에 거주하는 70대 박모씨는 "먹고 싶은 빵이 생길 때마다 2~3개씩 사 간다"며 "프렌차이즈 빵은 단 게 많은데 이곳 빵은 자극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박씨는 "어린 손주들은 햄 같은 게 들어있는 빵을 좋아하니 프렌차이즈에 가서 사줄 때가 있는데 거기서는 1만5000원 가까이 사도 단가가 비싸서 몇 개 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젊은 손님들에게도 인기다. 딸기 빠다크림케익 3개를 산 김모씨25는 "어릴 적부터 망원시장에 자주 와서 한 번 들렀는데 먹어보니 프렌차이즈 빵보다 크림도 더 많이 들어있고 맛있다"며 "이 빵을 좋아해서 자주 찾아와 구매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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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지난 거 아냐?" 의심에 곧장 시식 권해…매일 아침 새로운 빵 공수
━ 유씨는 이날도 처음 가게를 방문한 손님에게 먹어보라며 빵을 건넸다. 소보로빵 하나를 가져간 손님은 "사장님 말을 듣고 직접 먹어보니 신뢰가 든다"고 밝혔다. 유씨가 "방문할 때마다 믹스 커피도 드리겠다"고 하자 손님은 "커피에 빵이면 최고여!"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빵은 매일 아침 새롭게 채워진다. 재고가 남을 경우 보육원이나 복지관 등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편이다. 유씨는 "가격이 싸서 손님 중에도 기부하고 싶다며 대량으로 구매해가는 분들이 많다"며 "망원 주민의 인심이 좋아 베풂이 선순환돼 좋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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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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