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서 지갑 도난" 한국 온 중국인들 당황…CCTV 100대에 찍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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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지은 기자] [베테랑] 전국에 단 3명 부축빼기 전문수사관 김현철 경위
"가방 안에 넣어둔 지갑이 지하철을 타고 난 뒤 사라졌어요." 지난 3월26일과 27일 이 같은 신고가 경찰에 연이어 접수됐다. 여행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2명이 각각 피해를 입었다. 피해액은 한화 55만원 상당으로 동일범 50대 A씨의 소행이었다. 신고를 접수한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지하철경찰대 수사1팀 김현철 경위42는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다. 증거를 확보하는 게 중요했다. 피해자들이 탑승한 전동차는 서울지하철 3·4호선이었다. 경찰은 지하철 역사나 전동차 내부 등에 설치된 CCTV폐쇄회로TV를 자유롭게 확인할 길이 없어 CCTV를 보려면 서울교통공사·서울시메트로9호선·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 지하철을 운영하는 각 기관에 공문을 보내 협조를 의뢰해야 한다. 서울지하철 1·3·5호선이 지나는 종로3가역처럼 여러 호선이 뒤섞여 있는 역의 경우 호선마다 다른 역무실에서 CCTV를 확보해야 한다. 소매치기범이 역사를 벗어나 외부로 나가면 해당 지역 구청이나 인근 가게들에 방문해 방범용 CCTV와 사설 CCTV를 구해 동선을 추적했다. 김 경위는 범인 검거를 위해 100여대가 넘는 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했다. A씨는 2~3시간 동안 여러 역사와 전동차를 오가며 범행했다. 전동차에 탔다가도 범행 대상이 없으면 곧바로 내렸다. 또 다른 전동차에 탑승해서는 범행 대상을 물색하려 여러 칸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개찰구를 무단으로 통과하는 대범함도 보였다. A씨는 신고 접수 보름 만인 지난 4월11일 서울 강남구 소재 경륜·경정장에서 검거됐다. A씨는 절도 혐의로 이미 12번이나 구속된 전력이 있는 전과 19범으로 드러났다. 출소 4개월 만에 또다시 범행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어릴 적 또 다른 소매치기범들에게 여성들을 상대로 소매치기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금을 많이 들고 다니는 외국인 관광객을 주요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김 경위는 "전동차나 역사 내 CCTV가 찍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있어 이런 경우 범인을 찾아내는 게 쉽지 않다"며 "증거가 있어야 범인이 범행을 시인하기 때문에 증거를 꼭 찾아야 했다. CCTV를 계속 분석하다 보면 화질이 안 좋아도 체형이나 걸음걸이만 보고도 범인이 눈에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오픈형 가방의 경우 소매치기 범행의 대상이 되기 쉽다"며 "백팩이라도 가급적 지하철 내에서는 앞으로 메야 한다. 술이 너무 취한 상태라면 지하철보다는 다른 대중교통 이용을 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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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단 3명뿐인 부축빼기 사범 전문수사관…1년 새 부축빼기 범죄 6분의 1 수준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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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경위는 전국에 단 3명뿐인 부축빼기사범 전문수사관이다. 2022년까지 김 경위는 15명 이상의 부축빼기 사범을 검거했다. 부축빼기란 술 취한 사람을 부축해주는 척 접근해 주머니에 든 물건을 훔쳐 가는 범행 수법을 말한다. 전문수사관 제도는 수사 경찰의 전문적 역량 계발을 위해 경찰청이 2005년부터 도입했다. 김 경위는 이제 전문수사관 마스터 인증을 바라보고 있다. 마스터 인증은 관련 분야에서 30명 이상의 범인을 검거한 수사관에게 주어진다. 김 경위는 지난해 부축빼기범과 장물업자, 해외 밀반출 점조직을 15명을 소탕하는 데 일조했다. 부축빼기범을 검거해도 2~3년 뒤 출소해 다시 범행을 저지르는 일이 이어지자 부축빼기범들이 수익을 얻을 통로인 장물업자까지 검거했다. 이로 인해 부축빼기 범죄는 1년 사이 6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부축빼기사범을 현장에서 검거하기 위해 김 경위는 야간이나 새벽 시간 자진해 지하철을 탔다. 그동안 수사한 범인들의 패턴을 찾아내 지난해 연말에만 부축빼기사범 3명을 현장 검거했다. 김 경위는 "10번 나가면 1번 잡을 수 있을 정도로 현장 검거가 쉽지 않다"며 "신고 후에 수사에 나서면 피해자들의 피해품은 해외에 팔린 상태거나 범인이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후여서 돌려줄 수가 없다. 피해를 예방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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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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