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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성폭행 피해자 "동의 안한 영상 삭제해달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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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73회 작성일 24-06-10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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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피해자의 여동생이 한 유튜버에게 보낸 영상 삭제 요청 메시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판결문과 피해자 통화 녹취를 공개한 유튜버를 겨냥해 ‘동의 없이 영상을 올렸다’는 피해자 측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밀양 사건 피해자의 여동생이라고 밝힌 A씨는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밀양 사건의 피해자입니다. 꼭 읽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직접 올려 최근 밀양 사건 관련 영상을 올린 유튜버 ‘판슥’에게 영상 삭제를 요청했으나 삭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A씨는 먼저 “판슥 유튜브에 올라온 피해자 통화 내용은 피해 당사자가 맞다”면서 “하지만 피해자인 언니는 현재 판단 능력이 부족하고 지적장애가 있다. 당시 아픔을 겪었던 피해자의 여동생으로서 피해자와 의논하고 이 글을 적는다”고 입을 열었다.


A씨는 “언니가 7개월 전 유튜버 ‘판슥’에게 전화해 피해 사실을 밝히고 판결문을 공개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판슥은 7개월 전 피해 당사자와 연락했을 때 본인 휴대폰 자동녹음 기능으로 녹취한 내용을 이제 와서 피해자 동의 없이 영상으로 올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튜버의 영상을 본 제가 언니에게 통화 당시 상황을 묻자 거의 기억이 나지 않고 영상통화로 본인인증을 한 것, 힘들다고 한 것, 일부만 기억난다고 했다”며 “유튜버는 피해자가 직접 요청 시 영상을 삭제해준다고 했지만 여러 차례 요청에도 삭제해주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피해자의 여동생이 한 유튜버에게 보낸 영상 삭제 요청 메시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어 “유튜버는 본인도 일이 있지 않냐며 전화를 미루더니 뒤늦게 걸려 온 통화에서는 ‘섭섭하다’며 본인이 의령 경찰서에서 1인 시위한 것, 국밥집 찾아간 일로 고소당한 것 등을 언급해 부담을 줬다”고 말했다.

A씨는 “영상 댓글엔 ‘왜 피해자 목소리 변조 없이 내보냈냐’는 비판도 많았는데 영상 삭제를 위해 꾹 참았다”며 “만나서 영상 같이 보면서 진솔하게 대화 나누면 지워준다더라. 그 당시 피해자가 동의했지만 지금은 원치 않고 삭제를 바란다는 말에도 계속 삭제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피해자는 당시 판단력도 없는 상태에서 지금은 기억도 없는 유튜버 영상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판슥은 ‘음성변조를 했다면 조작이라고 말이 많을 것’이라고 하는데 피해자보다 여론이 더 중요하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상을 완전히 삭제하는 걸 원한다고 했지만 본인 채널을 생각해서인지 계속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피해자 얘기를 언급하며 예쁘게 포장해서 올려준다고 한다”며 “하지만 싫다. 발언을 하더라도 직접 하겠다”고 강조했다.

A씨는 또 유튜버의 판결문 공개에 대해 “원하지 않았고, 정보로도 쓰지 말라고 했다. 유튜버 본인도 안 그러겠다고 했는데 올렸다”며 “당장 삭제해 달라. 판슥은 이 일에서 모든 언급을 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유튜브 채널 ‘판슥’ 캡처

앞서 판슥은 지난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어제 휴대전화를 다 뒤져서 제보 내용에 대해 하나하나 살폈는데 이 피해자분이 당사자라는 걸 그때 우리에게 직접 인증해줬다”며 피해자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현재 녹취 관련 영상은 삭제된 상태다. 추가로 올린 영상에서는 피해자에게 넘겨받은 사건 판결문 전체를 공개하기도 했다.

밀양 사건을 다루는 유튜버들이 늘어나면서 여러 잡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1일부터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을 처음 공개한 유튜브 채널 ‘나락 보관소’는 피해자 측 동의를 구했다고 밝혔으나 한국성폭력상담소가 “피해자 측은 영상 게시 사실은 사전에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논란이 일자 나락 보관소는 7일 “피해자분들의 간곡한 요청이 있어 밀양 관련 영상을 전부 내린다”고 밝혔으나 하루 만인 8일 가해자 신상 폭로 영상을 다시 올리기 시작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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