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전주 방조 유죄…김건희 처분 고민 깊어진 검찰 > 사회기사 | society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둘러싼 검찰 수사가 중요한 변곡점을 맞았다. 주가조작 사건 항소심 재판부가 전주錢主 손모씨의 방조 혐의를 일부 인정하면서다. 지난 7월 김 여사를 대면조사하고 다른 전주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등 사건 처분을 두 달가량 미루며 항소심 판결을 기다린 검찰로서는 사건처리 방향과 속도를 두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전날 서울고법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항소심 판결 내용을 분석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검찰은 특히 사건 관련자 중 전주로 분류되는 손씨의 항소심 판단에 주목하며 관련 내용을 상세히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돈을 투자한 전주 역할을 해 권오수 전 회장 등과 함께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약 3년간 이뤄진 주가조작 범행의 실체를 인정하면서도 손씨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2심에서 손씨에게 주가조작 방조죄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했다.


2심 재판부는 손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손씨가 권 전 회장의 주가조작 범행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지하면서 수십억원의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수했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법조계에선 이번 판결로 검찰이 김 여사에게 방조죄를 적용할 가능성이 한층 커진 것으로 본다. 검찰은 김 여사와 윤석열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계좌가 주가조작 과정에서 주식 거래에 활용됐다고 보고 있다. 특히 법원도 "1단계 주가조작에 이어 2단계에서도 연속으로 위탁된 주식 계좌는 김 여사와 최씨 계좌 정도"라고 판시했다.


지난 7월 고발된 지 4년 3개월 만에 김 여사를 대면조사한 검찰로서는 셈법이 복잡해졌다. 수사팀은 두 달여 간 김 여사에 대한 사건 처분을 위해 다른 전주 상당수를 상대로 조사를 진행하며 김 여사에게 시세조종 또는 방조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등 법리 검토를 진행했다.

사실상 마지막 변수이던 손씨의 방조 혐의를 법원이 인정하면서 김 여사에 대한 기소를 요구하는 정치권 등의 목소리는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당장 검사 출신인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검찰은 1억원 넘게 손실을 본 손씨는 기소하면서 23억원의 이익을 본 김 여사 모녀에게는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았다"며 "특검특별검사법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이 손씨와 김 여사 사례가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들어 불기소 처분에 속도를 붙일 것이란 전망도 있다. 주가조작 전주를 처벌하려면 계좌가 범행에 사용됐다는 사실 외에 이를 알면서도 방조했는지를 규명해야 하는데 김 여사와 손씨의 사례는 단순 비교 대상이 되기 어려울 정도로 범행 가담 정도에 차이가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손씨는 이미 1심에서부터 작전주가조작이 행해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주식을 대량 매수한 사실이 인정됐다. 손씨가 주가조작 주포 김모씨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도 재판 증거로 채택됐다. 김 여사는 증권사 직원과 주식 매매에 관해 대화를 나눈 녹취록은 여럿 있지만, 손씨처럼 주가조작 선수들과 연락을 주고받은 증거가 없다.

이밖에 손씨는 직접 주문을 넣어 주식을 사들였지만, 김 여사의 경우 계좌를 일임해 직접 매매가 없다. 총 주식 매수액도 손씨의 경우 75억원으로 여러 전주들 중 가장 많다. 김 여사의 매수 규모는 절반 정도인 약 40억원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앞서 이뤄진 대면조사와 두 차례의 서면 진술서에서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행위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 입장을 밝히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CBS노컷뉴스 김태헌 기자 sia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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