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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쉬고파" 5060"가고파" 7080"보고파"…5일간의 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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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29회 작성일 24-09-1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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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대별 풍속도

3040“몇번 없는 선물같은 시간”… 혼자 쉬거나 여행

5060“자녀들과 함께 보낼 기회”… 해외로 가족여행

7080“배우자 떠나고 자식은 안 와”… 사람이 그립다


경남 김해에 거주하는 강모75 씨는 올 추석엔 서울에 자리 잡은 자녀들이 손자를 데리고 찾아오길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남편을 떠나보내고 맞는 추석이라 더욱 사람이 그립다. 그러나 일이 바빠 찾아뵙기 어렵다는 자녀들의 말에 지역 교회에서 비슷한 처지의 노인들과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강 씨는 12일 “세상이 아무리 달라져도 추석 연휴는 가족 모두가 모여야 하는 날인데, 아쉬운 마음을 감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30대 아들과 20대 딸을 둔 이모62 씨는 올 추석에는 처음으로 가족끼리 해외여행을 가기로 했다. 작년 추석까지만 해도 부모님 기일을 맞아 성묘를 다녀왔으나, 아들이 결혼을 앞둔 올해가 가족 여행을 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서다. 이 씨는 “부모 형제끼리 하루 이틀 모이는 것은 꼭 명절이 아니어도 가능한데, 가족끼리 해외를 가려면 명절 같은 긴 연휴가 아니라면 힘들다”면서 “앞으로는 설날이나 추석 중 한 번은 꼭 가족끼리 여행을 다니기로 했다”고 했다.

직장인 3년차 박모32 씨는 추석을 앞두고 부모님과 크게 다퉜다. 박 씨는 명절 연휴를 ‘나를 위한 선물’로 사용하고 싶지만 부모님이 함께 고향에 내려가 친척들을 보자고 요구해서다. 박 씨는 “1년에 몇 번 없는 황금 같은 시간에 그다지 친하지도 않은 친척들을 보면서 불편한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 게 큰 불만”이라며 “명절에 내려갈 필요가 없는 친구들이 부럽고, 앞으로의 명절에는 혼자서 쉬거나 여행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K-추석’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이른 성묘와 벌초 대행으로 미리 ‘할 일’을 마치고 해외로 가족여행을 떠나거나, 아예 각자 ‘긴 휴식’을 보내려는 이들이 늘면서다. 그렇다 보니 전통적인 명절을 기대하는 위 세대와 아래 세대가 충돌하는 모습도 보인다. 7080·5060·3040 등 세대별로 연휴의 개념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도 ‘뉴노멀’이 됐다.

간편식이나 배달 음식을 즐겨 찾는 시대 변화에 따라 차례상 모습도 달라지고 있다. 유모25 씨네 가족은 올 추석부터 전, 나물 반찬 등 명절 음식을 배달로 시켜먹기로 했다. 지난 8월 가족 행사 때 시켜본 명절 음식이 반응이 좋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가족 모임 때마다 음식을 직접 하지 않고 배달로 대체하기로 했다. 유 씨는 “명절 음식을 만드는 것도 일종의 노동”이라며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가족들과 편히 휴식을 즐길 수 있어 배달 음식을 애용한다”고 말했다. 실제 추석을 앞두고 배달 앱이나 온라인 장터에는 명절 상차림 상품이 즐비한데, 4인분 기준 10만∼20만 원 선에서 구매할 수 있다.

벌초도 전문 업체나 지방자치단체에 외주를 주는 추세다. 전북 산림조합이 제공하는 벌초 대행 서비스 건수는 △2021년 6074건 △2022년 6301건 △2023년 6599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1994년부터 운영하는 ‘NH농협 벌초 대행’ 서비스도 코로나19를 지나며 이용자가 급증해 2021년부터는 별도의 앱까지 개발됐다.

전수한·김린아·노지운·조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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