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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를 탄핵해로 부르는 5060…음악축제 된 윤석열 탄핵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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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6회 작성일 24-12-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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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 청취자 수 증가
에스파 위플래시·지드래곤 삐딱하게 등
2030 민중가요, 5060 K팝 배우며 융합
"젊은 참여자 늘어나며 집회 문화 달라져"


아파트를 탄핵해로 부르는 5060…음악축제 된 윤석열 탄핵 집회

12#x2219;3 불법계엄 사태 규탄 집회가 전국 각지에서 이어지면서 대중음악이 집회의 주요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집회의 상징인 촛불은 K팝 가수의 응원봉으로 대체됐고, 민중가요에 이어 K팝과 트로트, 옛 가요, 캐럴까지 울려 퍼졌다.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선 ‘탄핵 플레이리스트’까지 돌며 중년 세대는 K팝을, 청년 세대는 민중가요를 배우는 새로운 유행까지 생겨났다.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 청취자 23% 증가

12일 음원 플랫폼 멜론에 따르면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는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일주일간 청취자 수가 직전 일주일11월 26∼12월 2일보다 23%나 증가했다. 2007년 발표된 이 곡은 2016년 이화여대 학생들이 집회 현장에서 부르며 ‘신민중가요’의 대표곡으로 자리 잡았다. 유튜브 뮤직비디오 영상에는 “역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자는 메시지 중략 새로운 민중가요로 손색이 없네” “나이 60에 새로운 노래 외우기 힘들지만 힘내서 싸우렵니다” “탄핵 집회에 따라 부르려 들어와 배우는 60대 엄마” 등이 최근 인기 댓글로 상단에 노출됐다. 이 곡은 뮤지컬 ‘레 미제라블’ 주제가 ‘민중의 노래’와 함께 2016년 박근혜 탄핵 집회에서도 자주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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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탄핵 집회 주인공 된 K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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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다시 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주체가 2030세대로 바뀌면서 집회에 사용되는 곡도 K팝 중심으로 바뀌었다. 계엄 사태 이후 집회 현장에선 에스파의 ‘위플래시’, 지드래곤의 ‘삐딱하게’,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투애니원의 ‘내가 제일 잘 나가’, 블랙핑크 멤버 로제의 ‘아파트’ 등이 단골 레퍼토리가 됐다. 민주노총 행사기획팀 측은 “집회에 나선 10대, 20대를 환대한다는 의미로 선곡했다”고 설명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집회에서 만난 20대 여성 김모씨는 “집회 현장에 한 번도 와본 적이 없는데 친구들과 약속해 함께 나왔다”며 “오기 전에는 엄숙하고 근엄하고 진지한 분위기일 줄 알았는데 페스티벌 같은 분위기여서 시종일관 유쾌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인 30대 여성 박모씨는 “너무 비장하고 엄숙하면 마음이 불편할 텐데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으로서 최소한의 의무라는 생각에 나온 것이어서 K팝 위주 선곡이 좋은 것 같다”고 했다.

5060은 K팝, 2030은 민중가요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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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현장에선 노래 가사를 바꿔 부르는 경우도 흔하다. 스포츠 경기장에서 자주 불리는 ‘젊은 그대’, ‘그대에게’ 등의 가사나 노래 사이에 응원의 뜻으로 삽입되는 구호가 집회 성격에 맞게 개사된다. ‘그대에게’의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 나는 언제나 그대 곁에 있겠어요’가 ‘윤석열 끝나는 날까지 / 나는 언제나 그대 곁에 있겠어요’로 바뀌고. ‘아파트’는 ‘탄핵해’로, 캐럴 ‘펠리스 나비다드Feliz Navidad’는 ‘탄핵이 답이다’로, 세븐틴 유닛 그룹 부석순의 ‘파이팅해야지’는 ‘탄핵해야지’로 바뀌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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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세대에겐 낯선 민중가요도 다시 소환되고 있다. 탄핵을 요구하는 집회가 이어지면서 현장에 여러 차례 참석하는 청년들이 민중가요를 찾아 듣기 시작한 것이다. 소셜미디어에선 인쇄 가능한 형태의 민중가요 가사 파일을 공유하는 이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유튜브와 블로그, 소셜미디어에선 집회 현장에서 울려 퍼지는 노래들로 구성한 탄핵 플레이리스트가 공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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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은 민주주의의 주체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지표다. 서정민갑 대중음악평론가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실무를 맡은 집회에서 젊은 참여자들의 감성을 발빠르게 수용한 담당자의 감각이 돋보인다”면서 “운동성이나 비판성을 갖지 않은 노래도 광장에서 울려 퍼지며 함께 즐기면 자연스럽게 녹아 들고 다른 의미로 피어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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