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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영배 큐텐 대표, 역마진 지시" 내부 증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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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05회 작성일 24-09-11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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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티메프 피해 판매자 비상대책위원회 발족식’에서 피해자들이 구영배 큐텐 대표 구속 수사와 피해자 구제 대책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매출 증대와 물류자회사 ‘큐익스프레스’ 나스닥 상장 등을 위해 계열사에 ‘5% 역마진 프로모션’을 지시했다는 복수의 내부 증언이 나왔다. 큐텐 계열사에서 이뤄진 과도한 역마진은 회사의 손익을 악화시켜 미정산 사태를 일으킨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검찰도 ‘일감 몰아주기’에 의한 배임 소지가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역마진’은 최저가 경쟁을 하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에서 종종 사용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판매자셀러가 1만원에 팔던 상품을 할인쿠폰 등을 통해 9500원에 팔아 손해를 보는 대신 거래액을 키우는 전략이다. 그러나 티몬·위메프를 위한 마케팅이 아니라 구 대표가 나스닥 상장을 준비했던 배송업체 큐익스프레스의 이익을 위해 진행됐다고 내부 관계자들은 전했다. 큐텐 관계자는 10일 한겨레에 “큐텐 쪽에서 ‘큐익스프레스 상장을 위해서 역마진을 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큐익스프레스가 국외에서 성장이 멈추니까 국내에서 성장을 이끌자는 취지에서 지시가 내려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큐텐 관계자도 “큐익스프레스 실적을 개선해 나스닥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물동량 확대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계열사들이 역마진을 감수해야 했다”고 말했다.

실제 큐텐 쪽은 지난해부터 티T프라임, 더블유W프라임 등 티몬과 위메프 상품을 큐익스프레스를 통해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큐텐 쪽은 올해 매달 80만~100만 상자를 티 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에 할당해 큐익스프레스를 통해 배송하라고 지시했다. 역마진은 이런 상품들에 집중됐다. 이 경우 역마진으로 상품 판매량이 늘어 계열사들의 적자 폭이 커질수록 큐익스프레스의 매출은 오히려 늘어난다. 티몬·위메프 등이 배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기업사건을 많이 다뤄본 한 변호사는 “큐텐 쪽이 티몬·위메프 등에 부당하게 큐익스프레스를 지원하도록 한 것으로 보여 배임 여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큐텐 계열사 등에서는 큐익스프레스를 위한 역마진 뿐 아니라 ‘최저가 확보’를 위한 역마진 프로모션도 잦았다고 한다. 큐텐 관계자는 “구 대표 지시로 압도적인 최저가를 위해 최대 5%까지 역마진을 보면서 상품을 팔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큐텐 관계자 역시 “구 대표로부터 역마진 프로모션 지시가 있었다”라며 “이런 프로모션으로 손익이 나빠진 것은 당연하다”라고 밝혔다. 이런 과도한 역마진 프로모션으로 큐텐 계열사의 손해가 쌓여온 것은 이번 대규모 미정산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겨레는 구 대표와 큐익스프레스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이준동는 큐텐 계열사 직원 등을 여럿 불러 대규모 역마진 프로모션이 이뤄진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또 이렇게 끌어모은 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다.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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