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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성폭행범 "걔 평범한 여학생 아냐"…출소후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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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59회 작성일 24-06-05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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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당시 가해자들이 경찰에 붙잡혀 온 모습. MBC 보도화면 캡처

20년 전 발생한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이 한 유튜버의 범죄자 신상 폭로로 재조명된 가운데 가해자 중 한 명이 과거 쓴 반성문 내용을 두고도 비판이 일고 있다.

5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밀양 사건 가해자 중 한 명인 A씨가 2005년 소년보호시설 퇴소 이후 쓴 글 내용이 퍼졌다. 당시 A씨는 “포털사이트 모 카페에서 밀양 성폭행에 대한 기사를 봤다”며 “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소년부 재판에서 2월 7일 6호 단기를 받고 7월 29일 퇴소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이 사건이 나쁜 것은 알지만 제 나이대는 한참 여자들도 만날 나이고 즐겁게 놀 시기인데 이런 나쁜 사건에 포함된 것이 너무 분하고 억울하기만 하다”며 “저는 피해자와 몇 번 만나지도 않았고 성관계를 갖지도 않았는데 검사한테 조사받을 때 자꾸 피해자가 성관계를 가졌다고 해서 억울하게 소년원소년보호시설을 다녀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관계를 하려고는 했지만 피해자가 안 좋게 볼까 봐 3명이서 줄뽕‘집단 강간’을 가리키는 은어하는 게 싫어서 안 했다”며 “성관계를 하지 않았으므로 제 죄명은 ‘강간미수’로 나와야 하는데 ‘특수강간’으로 돼 있는 걸 봤다”고 말했다.

이어 “기사에 ‘가해자 4명이 서로 공모해 야외 테니스장에서 주먹으로 피해자 머리를 때리고 팔다리를 잡아 꼼짝 못 하게 한 채 성폭행했다’고 나오는데 그 4명 중 저도 껴있었으나 저는 그런 일을 한 사실이 없다”며 “기사를 보고 너무 황당해서 글을 올린다”고 했다.

A씨는 되레 피해자 탓을 했다. 그는 “저희 밀양 친구들 때문에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 나라에 사과라도 하고 싶으나 그 피해자도 문제 있는 아이”라며 “그 피해자가 먼저 연락해서 만나다가 술을 마시게 됐고 저희도 남자이기 때문에 호기심에 이렇게 사건이 일어난 것 같다. 그 피해자가 자살 시도를 했다던데 저는 그 말을 못 믿겠다. 그 피해자는 그럴 여자가 아니다”라는 주장을 폈다.

이어 피해자의 가출한 친구들을 부모에게 돌려보내기도 했다고 주장하며 “저는 그렇게 여자를 나쁘게 다루지 않는다. 네티즌들이 우리가 남자라고 너무 안 좋게 보는 것 같다. 일이 이렇게 크게 될 줄 몰랐다. 그리 크게 될 사건도 아닌데 44명이라는 큰 인원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끝으로 “밀양 사건의 진실은 저희 44명만 알고 아무도 모른다. 그 피해자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지 모르지만 평범한 그런 여학생 아니다. 오히려 저희만 크게 다 뒤집어썼다”면서도 “전 국민에게 저 혼자만이라도 사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누구한테 사과하는 건가” “집단 성폭행이 별거 아닌 것처럼 말하는 게 소름 돋는다” “끝까지 피해자 탓을 한다” “반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다” “남의 인생을 망쳐놓고 끝까지 미안한 마음이 없는 듯하다” 등의 분노 어린 반응을 쏟아냈다.

밀양 사건 가해자 폭로 중인 유튜브 채널의 콘텐츠 목록 일부. 유튜브 채널 나락보관소 캡처

밀양 사건은 2004년 경남 밀양에서 남학생 44명이 여자 중학생 1명을 1년간 집단으로 성폭행한 일이다. 가해자들은 1986~1988년생으로 범행 당시 고등학생이었다. 이들은 범행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신고하면 유포하겠다’고 피해자를 협박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검찰은 성폭행에 직접 가담한 일부만 기소했고 나머지는 소년부에 송치하거나 풀어줬다. 기소된 10명도 이듬해 소년부로 송치돼 보호관찰 처분 등을 받는 데 그쳤다. 44명 중 단 한 명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은 것이다. 전과도 남지 않았다. 해당 사건은 영화 ‘한공주’, 드라마 ‘시그널’ 등의 소재로 다뤄지기도 했다.

최근 한 유튜버의 폭로를 통해 밀양 사건에 다시금 이목이 쏠렸다. 유튜버는 당시 사건 주동자로 30대 남성 A씨를 시작으로 가해자들의 신상을 차례로 공개하고 있다. 그는 “가해자 44명의 신상 자료 다 있다”면서 폭로가 계속 이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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