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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영 카톡 보니…단답이던 김 여사, 이때 문자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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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52회 작성일 24-06-0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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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와 최재영 목사를 둘러싼 ‘명품백 수수 의혹’의 막전막후가 드러나고 있다. 검찰에 제출된 두 사람의 카카오톡 대화 일부와 1·2차 접견 기록을 토대로 여사와 목사의 2년을 되짚어봤다. 두 사람은 2022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약 1년 8개월간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5월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 기념 국빈 만찬 당시 김건희 여사와 최재영 목사. 사진 서울의소리

2022년 5월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 기념 국빈 만찬 당시 김건희 여사와 최재영 목사. 사진 서울의소리



S#1. 2022년 5월, 첫 만남
김 여사와 최 목사의 첫 대면은 2022년 5월 10일 대통령 취임식과 그날 저녁 열린 신라호텔 국빈 만찬에서 이뤄졌다고 한다. 최 목사는 취임식 2주 전쯤 자신이 여사에게 초청을 요청했다고 기억했다. 4개월간 ‘카톡 친구’로 일면식이 없던 최 목사가 150명 규모의 국빈 만찬에 초대받은 데는 “대북 인사로서의 유명세가 작용했을 것”이란 게 최 목사 주장이다.


최재영 목사가 2022년 5월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 기념 국빈 만찬에서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남긴 사진. 사진 서울의소리

최재영 목사가 2022년 5월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 기념 국빈 만찬에서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남긴 사진. 사진 서울의소리

만찬에는 최 목사의 평소 지인이던 김창준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 부부도 참석했다. 실제 성사되진 않았으나 최 목사가 훗날 여사에게 국립묘지 안장과 대통령 부부 접견 등 여러 청탁을 하게 되는 인물이다. 최 목사는 이날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삼성·현대·LG 등 여러 재계 회장들과 ‘인증샷’을 남겼다. 서울의소리가 지난해 이를 보도했다.

만찬 9일 뒤 최 목사는 자신의 미국·한국 계정과 여사가 있는 3명 카톡방을 개설한다. 5월 말까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영부인의 외교 정책 등에 관해 최 목사가 말을 걸고 여사가 몇 차례 형식적 답변을 남기는 패턴이 이어졌다.

김건희 여사와 최재영 목사가 나눈 카톡 일부. 사진 서울의소리

김건희 여사와 최재영 목사가 나눈 카톡 일부. 사진 서울의소리



S#2. 2022년 6월, 샤넬과 1차 접견
5월 31일 안부를 묻는 최 목사에게 여사는 ‘김어준, 국민혈세로 운영하는 TBS서 김건희 공격하려 대놓고 가짜뉴스월간조선’ 기사 링크를 보냈다. 여사는 사흘 뒤 “김어준씨가 거짓 선동하는 이유는 유튜브 수익 때문, 가세연가로세로연구소도 마찬가지” “정도를 넘어서니 정권을 뺏긴 것” “이런 방송으로 죽을 고통을 이미 여러번” 등의 발언을 이어간다.

김건희 여사와 최재영 목사가 나눈 카톡 일부. 사진 서울의소리

김건희 여사와 최재영 목사가 나눈 카톡 일부. 사진 서울의소리

이에 최 목사는 “취임하시고 기뻐서 샤넬 화장품 선물을 장만했다”며 “은밀하게 전달”을 제안한다.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가 6월 3일과 13일에 구입한 선물이다. 김 여사는 “언제 사무실 한번 오시면 좋죠”라며 “미리 날짜 말씀드리겠다”고 답한다. 그러나 이후 2주간 약속은 거듭 미뤄졌다.

6월 17일, 최 목사는 샤넬 화장품과 향수를 포장한 사진을 전송한다. 여사는 “아고, 이번 주는 너무 꽉 차있었네요”라며 6월 20일 오후 2시 티타임을 제안한다. 실제 이날 서울 서초동 코바나콘텐츠 사무실에서 1차 접견이 성사됐다.

김건희 여사와 최재영 목사가 나눈 카톡 일부. 사진 서울의소리

김건희 여사와 최재영 목사가 나눈 카톡 일부. 사진 서울의소리

최 목사의 접견록에 따르면, 두 사람은 약 2시간 30분 동안 유시민·탁현민 등 전 정부 인사에 대한 비판, 남북 통일·북한 인권 등을 포함해 10여 가지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이 가운데는 ‘조국 사태’에 대해 여사가 “당시 검찰총장이던 남편이 사표 낸다고 문재인 대통령을 독대했는데, ‘윤 총장님은 그 자리 좀 지켜주세요. 저 대신 국민들에게 욕 좀 먹어주세요’라고 직접 당부했다”는 대목도 나온다.

접견 막바지에 최 목사는 여사와 제3자의 통화를 목격했다고 한다. 김 여사가 “그분을 금융위원으로 임명하라고? 알았어, 잠시만...”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최 목사는 이런 ‘인사 청탁 정황’을 보고 함정 취재를 기획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접견 뒤 최 목사는 미국 민간외교사절단 접견과 김창준 전 의원 국정자문위원 임명 제안 등의 카톡을 보냈다. 여사는 답하지 않았다.


S#3. 2022년 9월, 디올과 2차 접견
최 목사의 일방적 카톡은 몇 달간 이어진다. 7월 방한한 미국 전직연방의원협회 접견 권유 등 실제 대통령실 직원의 검토가 오간 건도 있었지만 최종 불발됐다.

‘디올백’은 9월 7일 처음 등장한다. 이명수 기자가 9월 5일 신세계백화점에서 300만원에 구입한 것이다. 최 목사가 선물 상자 사진을 보내며 “추석 인사 언제가 좋을까요? 핸드백 하나 장만했어용”이라고 말을 건다. 여사가 이틀간 답이 없자 최 목사는 “아무 말 없으시니 난처하다” “경계 인물이 된 것 같아 서글프다”고 보낸다. 이후 유모 비서를 통해 2차 접견이 성사된다.

김건희 여사와 최재영 목사가 나눈 카톡 일부. 사진 서울의소리

김건희 여사와 최재영 목사가 나눈 카톡 일부. 사진 서울의소리

문제의 ‘명품백 수수 영상’이 찍힌 9월 13일 접견에서 최 목사와 김 여사는 약 30분간 둘의 고향인 양평과 여사의 선친에 대한 회상, 남북 문제, 각자의 정치관 등의 대화를 나눴다. 접견 3일 뒤 최 목사는 “큰 형님께만 보여드리겠다”며 여사에게 부친 사진을 요청한다. 여사는 “저랑 대화한 카톡이나 여러 가지 절대 공개 안 하시는 거죠” “늘 도와주세요ㅠ”라고 당부하며 부친의 흑백 사진 2장을 보낸다.

2022년 10월에는 최 목사가 여사의 비서를 통해 요청한 김 전 의원의 국립묘지 안장 건으로 대통령실 소속 조모 과장과 국가보훈처 송모 사무관의 회신이 이뤄졌다.


S#4. 2023년 7월, 양평고속도로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최 목사는 각종 현안과 관련 40여 개의 카톡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기 여사는 “전혀 사실무근” “네” 등의 답변 4회만 보냈다. 4~7월은 카톡이 오가지 않았다. 그러던 여사가 급격히 발화량이 늘어난 날이 있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양평고속도로 백지화’ 발표 이틀 뒤인 지난해 7월 8일이다.

양평고속도로 관련 대응이 “무척 실망스럽고 분노스럽다”는 3개월 만의 최 목사 카톡에 김 여사는 “가짜뉴스에 선동당하셨다는 생각을 전혀 못하신다면 어쩔 수 없다” “천만분의 1이라도 사리사욕으로 그쪽으로 도로를 내려고 했다면 모든 권한을 내려놓아야 한다” “다시 검토한다는 원 장관의 결단이 이해가 갈 정도” 등 20개 이상의 카톡을 보내며 큰 반응을 보였다.

김건희 여사와 최재영 목사가 나눈 카톡 일부. 사진 서울의소리

김건희 여사와 최재영 목사가 나눈 카톡 일부. 사진 서울의소리

이 대화의 연장선에서 여사가 평소 최 목사에게 의지했던 듯한 모습도 나온다. 7월 17일에 보낸 “목사님은 제가 가장 살인적인 공격을 받았을 당시 친구같이 대화 상대를 해주셨다” “그리운 아버지 고향 분이라 더 친근했다” “인간 삶의 질을 생각한다면 대통령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자리” 등이다.

최 목사와 서울의소리가 1·2차 접견을 각각 6쪽, 13쪽으로 복기한 문서와 함께 언론에 공개한 카톡은 2022년 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다. 이 시기 최 목사는 장문 위주로 250여 개의 카톡을, 김 여사는 단답 위주로 120여 개의 카톡을 보냈다. 무응답도 다수였다. 최 목사는 김 여사와 나눈 카톡 전체를 공개하는 것에 대해 “사적 대화가 많아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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