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적 처음" 몸에 다닥다닥…제주 바다 덮친 잠자리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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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제주 김녕 앞바다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 옷에 수십마리의 잠자리가 붙어있다. /JIBS 제주방송
10일 JIBS 제주방송은 지난 8일 새벽 제주도 김녕 앞바다에서 조업하던 낚싯배 영상을 보도했다.
영상에는 화면이 흐릿하게 보일 정도의 잠자리 떼가 집어등을 밝힌 낚싯대에 몰려드는 모습이 담겼다. 순식간에 셀 수 없을 만큼의 잠자리 무리가 배를 덮치면서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가 됐다.
선장은 “바람이 없는 날에는 원래 벌레들이 꼬이는 편”이라며 “그런데 이렇게 많은 건 처음 봤다. 진짜 수천, 수만 마리가 막 몰려든다”고 했다.
지난 8일 제주 김녕 앞바다에서 조업을 하던 낚싯배에 수천 마리의 잠자리 떼가 몰려들었다. /JIBS 제주방송
이 잠자리들은 아열대성 된장잠자리로 확인됐다. 몸길이 3.7~4.2㎝로, 4~10월에 볼 수 있으며 보통 장마가 지난 7월 중순에 가장 많다. 해마다 볼 수 있어 국내 자생종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매년 동남아시아에서 날아오는 종으로, 추위에 약해 국내에서는 겨울을 나지 못한다. 이번에 발견된 잠자리 떼는 봄철 우리나라에 들어와 여름이 지나자 다시 남쪽으로 이동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는 그 규모가 이례적으로 많다고 설명했다. 김동순 제주대 식물자원환경전공 교수는 “이렇게 대량으로 이동하는 건 아주 특이한 현상”이라며 “만약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는 집단이었다면 제주에서 번식이 많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고 했다.
올해 제주 지역에서 발생한 유례없는 폭염의 영향이 클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원인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올여름 제주에는 밤낮없는 무더위가 이어지며 누적 열대야 일수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10일 기준 제주북부의 경우 6월 29일 밤 첫 열대야가 발생한 이후 누적 발생 일수가 64일로 늘었다. 역대 최다 기록은 2022년 56일이었다. 잠자리가 활동하기에 적합한 고온다습한 기온이 계속되면서 잠자리 개체 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말 미국 로드아일랜드주의 해변에 나타난 수백만 마리의 잠자리 떼. /X옛 트위터
전문가들은 잠자리는 사람을 공격하지 않고, 모기나 파리 등을 잡아먹는 익충이기에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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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 기자 2k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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