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집 중 네집이 혼자사는 시대…당신도 평생 한번은 나 혼삶 [대한민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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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혼삶혼자 사는 삶’은 누구나 생애주기에서 한 번 이상 경험하는 필수가 됐다. 통계청의 2023년 인구총조사 기준 1인 가구는 782만 9035가구로 전체2207만 가구의 35.5%에 달했다. 이른바 ‘정상 가구’로 인식됐던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3~4인 가구712만1007가구·32.3%보다 1인 가구가 훨씬 많다.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인구 통계상 1인 가구세대는 올해 3월 1000만 가구를 돌파했고, 지난달 1009만7800가구로 전체 주민등록 가구의 42%다. 우리나라 열 집 중 네 집은 ‘혼삶’인 셈이다.
김주원 기자
혼삶은 청년·중장년·노년 등 세대와 나이를 가리지 않고 늘고 있다. 연령별 1인 가구는 60~70대가 38.7%로 가장 많았고, 39세 이하가 29.5%로 뒤를 이었다. 40~50대는 28.9%다. 이는 결혼·출산을 필수로 생각하지 않는 젊은층이 증가한데다, 기대수명 증가와 핵가족화로 사별 뒤 혼자 사는 노령층이 다시 늘어난데 따른 사회 현상이다. 또 이혼과 직업에 대한 인식도 바뀌면서 ‘돌싱’돌아온 싱글 ‘기러기’ 등 혼삶의 양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혼자 사는 삶이 연령대와 상관없이 주류가 됐다”며 “거대한 사회적 흐름으로 인식하고 필요한 정책 연구·실행 등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혼삶이 보편화했지만 삶의 질을 기준으로 뜯어보면 보완해야 할 문제들도 적지 않다. 중앙일보는 행정안전부와 통계청 자료를 기반으로 대한민국 혼삶족을 생애주기별로 심층 인터뷰했다. 특히 세대별 1인 가구는 ①경제적 상황 ②사회적 관계 ③건강 ④사회안전망 등 측면에서 처한 환경이 크게 차이가 났다.
박경민 기자
결혼·출산을 미루거나 하지 않는 3040 혼삶족도 크게 늘고 있다. ‘N잡러·중소득·고소비’ 이들의 키워드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30대 1인 가구의 월평균 수입은 365만원, 평균 지출액은 270만원. 월수입의 약 73%를 소비한다. 직장인 석민정36씨는 “당장 결혼할 생각이 없어 독립해 8평 원룸에서 살고 있다”며 “월세나 구독 서비스 등으로 지출이 많아 자전거로 동네에서 배달일을 부업으로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4050 혼삶족은 사회적 관계가 단절돼 정서적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가 이혼과 기러기 생활, 원거리 직장을 이유로 혼자 사는 경우다. 지난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인 가구 중 혼자 사는 이유를 ‘직장 또는 학업’으로 꼽은 40대와 50대는 각각 32.2%, 12.2%였고, 이혼이라고 응답한 경우는 40대 12.9%, 50대 30%였다. 지난해 8월 국회미래연구원이 만 15세 이상 1인 가구 1428명을 성·연령·혼인·소득수준별 7개 군집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 삶의 만족도·행복도가 가장 낮은 건 ‘중년 이혼 남성’이었다. ‘중년 이혼 여성’과 ‘기러기형 중년층’도 각각 4위, 5위로 하위권에 속했다. 울산의 석유화학기업에 다니는 임형석48씨는 “가끔 사람을 구경하러 일부러 마트에 갈 때가 있다. 배달이 편하지만 장보러 나가지 않으면 퇴근 이후 고립되지 않기 위한 일종의 몸부림”이라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6070 노년층 혼삶족은 대개 배우자와 사별死別 또는 졸혼한 경우다. 이들 노년 혼삶족을 위해 실버타운도 지하철역과 가까운 역세권이나 의료시설과 가까운 병세권이 뜨고 있다. 하지만 노년층은 다른 연령에 비해 소득 수준별로 삶의 질 격차가 가장 큰 특성도 갖고 있다.
생애주기별 각양각색의 혼삶족이 나타나면서 세분화한 맞춤형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변금선 서울연구원 연구원은 “그간 혼삶족 정책은 혼자 사는 노인을 위한 복지사업이 대부분으로 4050은 취업·주거 등 지원 정책에서 배제되기도 했다”며 “다양해진 혼자 사는 삶의 형태를 분석해 전문적이고 다층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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