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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약물 의심 소견에도 불기소…버닝썬 6년 지나도 처벌 못하는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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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94회 작성일 24-06-05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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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클럽 버닝썬 사건 당시 성범죄에 쓰였던 약물이 물뽕으로 불리는 GHB입니다. 이 약물에 취하면 기억을 잃고 상대방이 시키는 대로 따르게 되는데, 시간이 지나면 몸에서 검출되지 않아서 범죄에 쓰였다는 걸 증명하기가 특히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피해 당시 영상을 통해 범죄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이 도입됐는데, 이마저도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윤정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윤정주 기자]

[가해자 2020년 7월 31일 : 생일 축하합니다.]

4년 전 생일날, 이 장면을 끝으로 피해자는 기억이 없습니다.

남자친구가 따라준 와인을 한잔과 맥주 반 캔 분량을 마셨습니다.

평소 주량으로는 절대 취할 수 없는 정도 음주였습니다.

[A씨/약물 성폭력 피해자 : 밝은 빛을 본 것 같은 기억이랑…제 배를 뭔가 누르고 있던 것 같은 기억.]

이후 남자 친구 전화기에서 이 날 촬영한 성관계 영상이 발견됐습니다.

가학적이고 폭력적인 장면이 담겼습니다.

[A씨/약물 성폭력 피해자 : 얼굴을 짓누르면서 기념 촬영하고 가학적인 행위 하면서 생일 축하한다고…]

영상 속 둘의 대화, 평소 모습과 달랐습니다.

[A씨/약물 성폭력 피해자 : 시체처럼 잠든 상태로 물어보면 몽유병 환자처럼 계속 다 이야기를 하는데…]

눈동자는 비정상적으로 움직였습니다.

[A씨 아버지 : 저희 딸은 모든 영상에서 눈이 감겨 있다는 거예요. 눈 떠보라고 하니까 눈이 뒤집히듯이 그렇게 뒤집혀서…]

GHB 중독의 전형적인 증상입니다.

하지만 피해자 몸에선 약물이 검출되지 않았고 지난 2021년 마련한 수사 준칙에 따라 전문의 2명이 영상을 분석했습니다.

전문의들은 정상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상태로 보이지 않는다 어떤 약물인지 알 수 없지만 중추신경억제제 영향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는 불기소 처분이었습니다.

피해자가 가해자와 대화를 하고 있기 때문에 심신 상실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박수진/변호사 : 피해자의 특성 중의 하나가 순종적인 모습을 보이는 거예요. GHB 약물 성범죄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취재진은 검찰에 소견서 내용과 다른 판단을 한 이유에 대해 물었지만 수사 중이라 답할 수 없다는 대답을 받았습니다.

[앵커]

GHB를 이용한 성범죄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신 것처럼 범죄 입증이 어려운 탓에 그동안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는 많았던 반면, 실제 처벌받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물뽕 사용이 범죄가 아닌 셈인 겁니다.

이어서 임예은 기자입니다.

[임예은 기자]

여느 때와 같은 술자리인 줄 알았습니다.

[B씨/약물 성폭력 피해자 : 주량의 반도 못 미치고 반의반도 못 미치는 양을 먹었는데…]

정신 차렸을 땐, 술을 건네던 남성과 함께 호텔이었습니다.

[B씨/약물 성폭력 피해자 : 내가 끌려왔거나 업혀 왔거나라고 무조건 확신을 하고 있었어요.]

CCTV로 본 내 모습은 충격이었습니다.

남자와 호텔로 함께 걸어 들어왔고 웃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한참 뒤에야 약물 중독 가능성을 깨달았습니다.

[B씨/약물 성폭력 피해자 : 시키는 말에만 반응을 한 것 같아요. 문 열고 뛰쳐나왔으면 되는데…]

갑작스레 잃은 기억, 지나치게 순종적인 모습까지 GHB 중독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하지만 가해자는 처벌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사이, 범죄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고 보고된 사례들은 다르고도 비슷합니다.

[박예림/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 : 한 잔을 먹었더니 갑자기 너무 어지러워서 눈을 떴더니 가해자와 자신이 이제 침대 위에서…]

[10년 차 클럽 MD : 주말이 지나고 나면 일요일날 막 그런 소식이 들려오는 거예요. 어제 또 누구 클럽에서 누구 기절했대.]

약물 검출은 힘들고, 검출이 된다 해도 가해자가 먹였다는 걸 입증해야 합니다.

[이은의/변호사 : 이 사람이 준 걸 먹어서 검출된 거라는 보장이 어디 있냐. 이 부분을 입증해야 된다는 건데…]

약물을 이용한 성범죄는 하루 6건 정도 발생합니다.

하지만 GHB 이른바 물뽕 범죄 처벌 사례는 없습니다.

[앵커]

이 문제 취재한 임예은 기자가 제 옆에 나와 있습니다.

임 기자, GHB 이른바 물뽕, 이게 어떻게 등장하게 된 겁니까?

[임예은 기자]

애초엔 출산하는 산모 마취용으로 사용했습니다.

고통을 못 느끼고 의식은 저하됐지만 의사의 지시에는 순종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앵커]

그런데 이게 지금 성범죄에 악용이 되고 있는 건데, 영상을 보신 분들은 술에 취한 것과 비슷하다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다르다면서요, 이게?

[임예은 기자]

확연히 다른 특성을 보여줍니다.

한 피해자는 갑자기 포크레인으로 땅을 푹 퍼낸 것처럼 그 시점 기억만 단절됐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저희가 인터뷰 한 피해자는 흰자만 남을 정도로 눈동자가 돌아간 상태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는 모습이 촬영됐고요.

그러면서도 상대가 하는 지시에 순응하고 중얼거리듯 대답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피해 당시의 영상을 냈는데도 가해자는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이건 왜 그런 겁니까?

[임예은 기자]

알려진 것처럼 GHB는 6시간만 지나면 검출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난 2021년 피해자의 비정상적인 모습이 담긴 영상을 전문의들이 분석하도록 수사 준칙을 마련했습니다.

저희 리포트에 나온 피해자가 이 준칙을 적용한 첫 사례입니다.

전문의 2명, 공통적으로 약물 종류는 알 수 없지만 약물 중독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대화를 하지만 정상적인 의사결정은 불가능하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대화를 하기 때문에 심신 상실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런 범죄는 어떻게 막을 수 있는 겁니까?

[임예은 기자]

그래서 이번 불기소 처분을 두고 전문가들은 사실상 우리나라에 물뽕 범죄는 없는 범죄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검출은 불가능하고 영상에 드러난 모습이 약물 중독으로 보인다는 소견이 나와도 처벌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피해자들은 "내 치부가 드러나더라도 차라리 영상을 만인에게 공개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답답해 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김대호 / 영상취재 김미란 김상현]

윤정주 기자 yun.jeongju@jtbc.co.kr;임예은 기자 im.yeeun@jtbc.co.kr [영상취재: 공영수,정철원,이완근 / 영상편집: 김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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