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여중생 교사 "웃는 모습 한번도 못봐…덜덜 떨며 우시던 어머니 생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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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 전학생 어머니가 하는 말, 정확히는 울음을 교무실에서 들었다"며 "알고 보니 그 당시 시끄러웠던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 B 양의 어머니였다"고 적었다. A 씨에 따르면 어머니는 "제가 배운 것도 없고 돈도 없고 남편은 술만 마시면 우리를 때렸다. 너무 억울해도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큰 애는 미쳐서 방문 밖으론 절대 안 나오고 작은 애만이라도 살리려고 없는 돈에 서울로 왔다. 근데 돈이 없어서 방도 못 얻고 애들은 시설에, 전 여관방에서 잔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시 B 양의 법률 대리를 무료로 맡았던 강지원 변호사는 "밀양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뒤 난리가 났다. 일단 B 양을 피신시켜야 한다고 생각해 탈출을 제안했다. 딸 둘을 어머니와 서울로 이주시켰다"며 "처음에 피해자를 받아주는 학교가 없어 교육청에 이런 학생을 받아주는 곳이 학교다라고 항의한 끝에 한 고등학교로 전학했다"고 밝힌 바 있다. A 씨는 "그 아이를 가르치면서 한없는 동정을 느꼈고 평소 무서운 선생이었지만, 나답지 않게 그 아이에게만은 무척 부드럽게 대했다. 하지만 B 양이 웃는 걸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떠올렸다. 이어 "가해자들이 씨불인 것도 달리 B 양이 먼저 남자애들을 유혹했을 리 없다. 얘를 한 학기 동안 가르쳤고 대화해 봤기 때문에 확신한다"며 "B 양 어머니의 오열을 듣고 아이를 보니 너무 안쓰러웠다. 먹고 살아야 하니 치욕스럽게 가해자들과 합의 봐야 했을 것"이라고 분노했다. 특히 A 씨는 당시 출간된 이재익 작가의 소설 41을 언급하기도 했다. 해당 소설은 밀양 사건을 모티프로 41명의 남학생이 한 여학생을 무참히 짓밟은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 A 씨는 "41은 성폭행에 가담했던 남자애들 숫자다. 이 가해자들은 유력 인사의 자식들이라 모두 지금 잘 산다. 가해자와 피해자들의 현재 얘기까지 담겨 있다"며 "41 때문에 내가 가르쳤던 어두운 표정만 보이던 그 작은 아이, 아이의 엄마가 꾀죄죄한 몰골로 부들부들 떨며 울던 그날의 풍경이 생각났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B 양은 현재 행방불명 상태다. 누가 이 아이의 인생을 보상해 줄 것인가. 그 아이 생각하고 7년 뒤 피해자 아이들의 현재를 알고 나니 마음이 미어진다"고 했다. 동시에 "미성년자 성폭행은 절대 용서해서도, 가볍게 처벌해서도 안 되는데 우리나라 사법부는 개판이다. 내가 이렇게 화나는데 당사자는 어땠을까.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sb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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