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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연희동 싱크홀 주변 지하수위 7m 푹 꺼졌다…"시민들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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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07회 작성일 24-09-09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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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발생한 서울 연희동 땅꺼짐싱크홀 인근의 지하수위가 5년 사이 최대 7m 낮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급격한 지하수위 변화는 싱크홀의 징후 중 하나로 꼽힌다. 뉴스1

지난달 29일 발생한 서울 연희동 땅꺼짐싱크홀 인근의 지하수위가 5년 사이 최대 7m 낮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급격한 지하수위 변화는 싱크홀의 징후 중 하나로 꼽힌다. 뉴스1

지난달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발생한 땅 꺼짐싱크홀 사고지점 인근에서 2년 전에도 지하수위가 큰 폭으로 낮아지는 등 지반 침하 징후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표면으로부터 지하수까지 떨어진 거리를 뜻하는 지하수위가 급격히 변하는 것은 싱크홀의 대표적인 징후 중 하나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8일 국토지반정보 포털시스템에 올라온 성산로 일대 시추주상도지층의 순서·두께·종류 등을 표시한 단면도에 따르면, 이번 싱크홀 발생 지점 인근의 지하수위는 2017년~2022년 사이 최장 7m까지 낮아졌다. 해당 시추주상도는 서울시가 싱크홀 지점으로부터 약 700m 떨어진 사천펌프장으로 빗물을 유입시키는 관로 공사를 위해 발주한 지반조사 자료 중 하나다. 공사 도면 등에 따르면, 관로는 연희교차로 인근~사천교 교차로까지 이어지는데, 싱크홀이 발생한 성산로에선 지하 약 12m 지점을 지난다. 공사는 지난 2020년 시작돼 현재 70~80%가량 진행됐다고 한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2017·2022년 시추주상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싱크홀 발생지점에서 약 80여m 떨어진 NBH-02구역의 지하수위는 2017년 3.5m에서 2022년 10.5m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싱크홀 지점에서 약 40여m 떨어진 NBH-03의 2022년 지하수위도 6.6m에 달했다. 싱크홀로부터 비교적 멀리 떨어진 NBH-01, NBH-07 등에선 같은 기간 지하수위가 1.9~3m가량 낮아진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성산로 일대에서 진행된 빗물펌프장 관로공사가 지하수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대규모 지하공사 과정에서 지하 깊은 곳에 공동空洞이 생기면 그 위를 지나던 지하수가 아래로 흐르고, 상층에 있던 흙이 연쇄적으로 떨어지면서 지표면이 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지하수위의 급격한 감소는 싱크홀 원인 중 하나”라며 “시추주상도에 나온 사고 지점 일대에서 지하수와 토사 등이 급격한 경사를 따라 흘러 들어가 공동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장기간에 걸쳐 도로 싱크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도 “장마 등 계절적 요인에 따라 지하수위가 1~2m 정도 차이 날 수 있지만 7m는 이례적인 규모”라며 “이번 땅 꺼짐 규모가로 6m, 세로 4m, 깊이 2.5m를 고려할 때 노후 상하수관 문제로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성산로 지하 12m 부근에서 진행했던 사천 빗물펌프장 유입관로 공사가 지하수위의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다고 추정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성산로 지하 12m 부근에서 진행했던 사천 빗물펌프장 유입관로 공사가 지하수위의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다고 추정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서울시는 싱크홀 발생 원인 중 하나로 유입관로 공사를 지목하며, 이로 인한 토사 유출량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고 지역은 서울시의 ‘5단계 위험도 체계’ 중 양호 수준인 B등급으로 분류·관리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침하 발생 가능성이 있는 D미흡~E불량 등급은 서울시가 관리하는 보·차도의 약 26%뿐이다. 위험도가 낮다고 평가된 구간에서마저 땅이 꺼지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사고 당일 서울시가 “지난 5월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 당시 공동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해 시민들의 불안을 더 키웠다. GPR 탐사는 지표면으로부터 지하 2m 깊이의 공동만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고려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며 “지하수위가 낮아진 것을 싱크홀 징후로 볼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어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입관로 공사 중 지하수 유입을 막기 위한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찬규 기자 lee.chank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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