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담소] 쌍둥이 태명 아롱·다롱을 실제 이름으로 짓자는 남편…이혼 사... > 사회기사 | society

□ 방송일시 : 2024년 12월 13일 금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 한 사람의 삶을 보면,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죠. 그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이 몇 명이고,어떤 사건이 벌어질지는 모르겠지만, 결말은 해피엔딩일 겁니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오늘은 여러분의 사연을 드라마로 꾸미는 리얼 극장 Day입니다.

● 여주인공 : 저는 결혼한지는 8년 정도 됐고요, 출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남편과는 중고거래를 하다가 처음 만났어요. 제가 결혼 전부터 강아지를 키웠는데요, 겨울에 우리 강아지가 입을 패딩 점퍼를 샀는데, 사이즈가 안 맞더라고요. 그래서 중고장터에 내놨고... 그걸 사러 나온 사람이 제 남편이었죠.





- 첫만남

◎ 남남편 : 혹시... 오이마켓? 중고거래 나오셨어요?

● 여 : 네, 안녕하세요! 패딩 사러 나오셨어요?

◎ 남 : 네네! 맞습니다. 올 겨울에 스키장에 가는데 우리 만수르가 입을 패딩 점퍼가 필요했거든요.

● 여주인공 : 그쵸? 제가 3박 4일 동안 검색해서 고른 거예요. 정말 땡잡으신 거예요~~ 근데... 어머, 강아지 이름이 만수르인가 봐요? 어쩜~ 부티나는 이름이다~ 저희 강아지 이름은 복희예요. 복복에 기쁠 희! 복희!

◎ 남남편 : 복희? 사람 이름 같네요? 그나저나... 이것도 인연인데, 우리 같이 산책시키는 건 어때요?

● 여 : 어머! 저한테 데이트 신청하시는 거예요? 갑자기 이러시면.... 너무 좋은데요? 언제 갈까요? 지금 당장은 어때요?

◎ 남 : 아니, 지금은 강아지들이 없는데... 반전 사전 답사가 중요하죠. 어디로 갈까요?

● 여 : 남편과 저는 강아지들을 데리고 자주 산책을 했고...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연애를 시작했고, 정신을 차려보니... 같은 침대를 쓰고 있더라고요. 저와 남편은 강아지들과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거기에 저와 남편을 닮은 아기까지 있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결혼한 지 8년이 다 되어가도록 기다리던 아기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저는 남편과 상의 끝에 난임 병원을 다녔죠. 그리고 몇 달 뒤...



◎ 남 : 여보, 할 얘기가 있다는 게 뭐야?

● 여 : 응... 당신한테 줄 게 있어서... 자, 여기 봉투를 열어봐.

◎ 남 : 뭔데? 돈이야? 나 용돈 주려고? 어? 사진이 들어있네? 이게 뭐야... 무슨 사진이야?

● 여 : 응~ 우리 아기 사진! 나~ 임신했어! 그것도 쌍둥이~~

◎ 남 : 정말? 이제 우리 여섯식구가 되는 거야? 여보~~ 정말 고생 많았어!!!

● 여 : 쌍둥이의 성별은 딸이었습니다. 남편은 아이들을 아롱이 다롱이라고 불렀죠. 그런데... 정말 아롱이 다롱이를 이름으로 짓고 싶은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 남 : 여보... 난 예전부터 딸을 낳으면 꼭 지어주고 싶은 이름이 있었어.

● 여 : 어머~ 아들이면 어쩌려고 미리 지어놨어? 그런데 딸 쌍둥이자나? 럭키자기네? 자기가 미리 지어놓은 이름은 뭐야?

◎ 남 : 응... 아롱이, 다롱이! 박아롱, 박다롱! 어때?

● 여 : 아롱이... 다롱이...? 아롱다롱? 태명이잖아... 당신... 농담 하는거지?

◎ 남 : 농담 아냐~ 아롱이 다롱이~ 얼마나 예뻐? 한글 이름이라고! 초음파 사진 봤을 때, 딱 영감이 왔다니까? 딸 이름으로 딱 좋지 않아?

● 여 : 에이 여보~ 강아지 이름 같잖아! 아롱사태도 아니고... 웃기지 않아? 차라리 우리 강아지 복희가 더 사람 이름 같아! 우리 다른 이름으로 지어주자. 응?

◎ 남 : 안 돼! 난 무조건 이 이름으로 해야겠어! 아롱이 다롱이!

● 여 : 저는 아롱이 다롱이는 절대 안 된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이 어른이 됐을 때를 생각해보라고 설득했어요. 근데 남편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더라고요.



◎ 남 : 여보, 나... 당신한테 다 맞춰주고 살잖아. 침대 고를 때도, 인테리어도 다 당신이 원하는대로 했잖아. 아이들 이름은 내가 원하는 대로 하면 안돼? 아롱이 다롱이... 내 로망이야~~

● 여 : 하... 여보...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닌 거 같아. 이름은 부모가 아이에게 주는 첫 번째 선물이잖아. 인생에 있어서 너무 중요한거라고!

◎ 남 : 안돼. 절대 안돼. 내 눈에 흙이 들어와도 절대 양보 못해! 아롱아~ 다롱아~

● 여 : 남편은 확고했습니다. 배가 남산만큼 불러서 언제 출산을 해도 될 정도인데도 2주간 저한테 말 한마디 걸지 않더라고요. 이쯤 되니까, 남편에게 너무 서운합니다. 심지어 잠도 거실에서 따로 자는 거 있죠. 아이들이 태어난 이후에도 남편이 저렇게 계속 고집을 부리면 헤어지고 싶은데요, 이혼 사유가 될까요? 변호사님! 도와주세요!!!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오늘 사연의 주인공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여 : 변호사님... 누가 들으면 이런 일로 이혼을 결심하냐고... 철없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저... 정말 너무 속상해요. 아이들 이름 하나로 저렇게 고집을 피우면 앞으로 육아며, 교육이며... 부딪히는 일이 많을 것 같아요. 아이 이름 때문에 이혼할 수 있나요?

◆ 조인섭 : 요즘은 개성있는 이름 등 다양성이 존중되는 시대고, 이름 중 성도 반드시 아버지 쪽을 따르지 않고 어머니 성을 따르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이어지던 이름에 대한 관습을 어기려고 하면 갈등이 생길 수도 있고, 이로 인해 결국 이혼까지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는데요. 이혼을 하기 위해서는 민법 제840조 각 호 사유에 해당하여야 법원이 이혼 청구를 인용해주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한쪽 배우자가 바람을 피우거나, 이유도 없이 집에 몇 년 동안 들어오지 않아 사실상 장기간 별거 생활을 하여 혼인이 파탄에 이르렀다는 등의 사유가 있는데요. 아이 이름을 마음대로 짓는다거나, 이상한 이름을 지어주는 것은 민법 제840조 재판상 이혼 사유 중 어느 것에도 해당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주 특별하고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이상 부부의 생활이 아이 이름 문제 때문에 존속될 수 없다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이지요.

● 여 : 아... 그래요? 아이들 이름 때문에 이혼할 수는 없는 거네요? 그럼... 남편이 만삭인 아내를 보는 둥 마는 둥 하고말도 안 하고... 잠도 따로 자는 건요? 이건 이혼 사유가 되겠죠?

◆ 조인섭 : 방금 전 말씀드렸던 민법 제840조 재판상 이혼사유 중에는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우리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이 유기의 의미에 대해 배우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서로 동거, 부양, 협조하여야 할 부부로서의 의무를 포기하고 다른 일방을 버린 경우를 뜻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는데요. 즉 집에 들어와 살지 않는다거나, 전업주부이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내에게 생활비를 주지 않는다거나, 가사일 또는 육아 혹은 가계와 관련된 모든 생활에 대하여 한 쪽에게 떠넘기고 방치하는 등 협조를 하지 않는 경우 유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연의 경우 남편이 만삭인 아내에게 이름 문제로 2주 동안 말을 하지 않은 것은 일종의 방치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민법상 이혼사유에 해당하는 유기라고 보기는 상당히 어려운데요. 말을 하지 않을 뿐이지 한 집에서 함께 살고 있고, 사연만으로는 남편이 부양적인 요소도 문제없이 해결해주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 따라서 말을 걸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는 없습니다.

● 여 : 한숨 하.... 그래요? 결혼도 어렵지만 이혼은 더 어렵네요? 그러면요... 제가 백번 양보해서 남편뜻대로 애들 이름을 아롱이 다롱이로 지었어요. 근데 나중에 아이들이 놀림을 받는다면...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면... 그... 뭐냐...! 위자료! 그거 청구할 수 있어요?

◆ 조인섭 : 결국 남편 뜻대로 아이들의 이름을 박초롱초롱, 박아롱아롱을 지었는데, 일반적인 이름이 아니라며 주변에서 놀림을 받는다거나 이름을 왜 그렇게 지었는지 설명해줘야 한다면 점점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데요. 이 문제로 오랜 기간 시달리다가 나중에 이혼을 청구할 경우, 남편의 고집 때문에 아내와 아이들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므로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을 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자녀들의 스트레스를 부모의 이혼 소송에서 쟁점으로 다투는 것에 한계가 있고, 남편 역시 아이들에게 고통을 주려고 일부러 해당 이름을 지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기 때문에 위자료가 인정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 여 : 아... 그래요? 그럼 저... 남편이 원하는대로 해줘야 하는거예요? 진짜 이럴 수 있나요? 변호사님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 조인섭 : 네 많이 안타까운 상황인데요. 남편이랑 지금까지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남편이 아무런 태도 변화가 없다면 남편이랑 나 이런 문제로 이혼까지 생각했다, 그래도 당신 생각은 전혀 변함이 없느냐, 나는 이렇게 심각하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해 보시는게 어떨까요?

● 여 : 네... 제 얘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출산을 앞두고 있어서 감정기복이 좀 심한 것 같긴 해요.

◆ 조인섭 : 네, 지금은 건강하게 출산하는 것만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오늘의 사연자분을 만나봤습니다.

YTN 서지훈 seojh0314@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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