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에 새 삶 주고간 아들…천국서 만나면 엄마 최고 하겠죠" > 사회기사 | society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사회기사 | society

"7명에 새 삶 주고간 아들…천국서 만나면 엄마 최고 하겠죠"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수집기
댓글 0건 조회 105회 작성일 24-09-08 08:06

본문

4년전 뇌사 아들 장기 기증한 김보근씨…"누군가 잘살고 있겠구나 생각하면 기뻐"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나중에 천국에서 만나면 우리 아들이 너무 잘했다고 할 것 같아요. 우리 엄마 최고라고 할 것 같은데요?"

김보근79 씨는 장기 기증의 날9일을 사흘 앞둔 지난 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옅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2020년 12월 하나뿐인 아들 임기범 씨의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 임씨는 집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뇌사 판정을 받았고, 42세의 나이에 7명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한 뒤 눈을 감았다.

당시 의사로부터 아들의 장기를 기증할 마음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어렵게 동의했다는 김씨는 "머리가 새하얘지고 경황도 없었지만 그래도 젊은 놈이 가는데, 우리 아들이 간다는데 다른 사람한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가면 좋겠다 싶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5∼6년간 아들과 단둘이 지낸 김씨에게 아들을 잃는 건 세상 전부를 잃는 것이었다. 살갑지는 않아도 속으로는 어머니를 끔찍이 생각하는 아들이었다.

그런 아들이 다시 일어날 수 없다는 비보에 마음이 무너져 내렸지만 김씨는 한 사람이라도 살릴 수 있으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AKR20240906140800004_02_i.jpg김보근 씨가 간직한 아들 고故 임기범 씨 과거 사진
[김보근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들을 먼저 보낸 상실감과 아픔이 사라질 수는 없다. "4년이 지나 이제 가슴에 묻었어도 가만히 있으면 생각이 난다"는 김씨의 입에선 때때로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탄식이 새어 나왔다.

김씨는 "처음에는 아들이 방에서 나올 것 같고, 대문으로 들어올 것 같기도 해서 미칠 것만 같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김씨는 손을 내미는 주변인들의 관심으로 조금씩 마음을 치유하고 있다.

특히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의 뇌사 장기기증자 유가족 모임인 도너패밀리와 심리지원 프로그램이 큰 도움이 됐다.

장기기증본부는 2013년 도너패밀리 모임을 만든 뒤 지속적으로 유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를 격려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김씨는 "처음에는 주저했지만 지금은 너무 좋다. 모두 자식이나 가족을 보낸, 나와 같은 입장의 사람들이다 보니 얼마든지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이야기를 할 수 있어 마음이 포근해진다"며 "지난해에는 심리 상담도 받으면서 확실히 더 나아졌다"고 말했다.

아들의 일부가 여전히 어딘가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생각도 김씨에게는 큰 힘이 된다.

그는 "가끔 우리 아들이 어딘가로 가서 누군가가 그 장기를 받고 잘살고 있겠구나 생각하면 기쁘다"며 "누가 이식을 받았든 그 사람이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겠나. 정말 좋고 정말 잘했다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아들의 장기를 이식받아 사시는 분들이 모두 건강하면 좋겠다"며 "몸 혹사하지 말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달라고, 그게 최고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boin@yna.co.kr


[이 시각 많이 본 기사]
"이스라엘군, 서안서 비무장 자원봉사 미국여성 머리에 총쐈다"
20대 딸에게 집착한 美 50대 남성, 스토킹 끝에 살해 후 도주
"무면허네, 보험금 많이 타내자"…고의 교통사고에 가족 가담
강남대로에 내걸린 동성애 광고…항의 민원에 나흘만에 중단
무릎 꿇리고 탕…러시아의 항복한 우크라군 살해현장 또 포착
"대신 감옥 가면 월 500만원" 솔깃 제안에 허위 자수한 20대
성상납 의혹 제기 고소했다 무고 고발당한 이준석 무혐의 처분
"美스타 셀레나 고메즈 재산 1조7천억원"…젊은 억만장자 대열에
유명 피아니스트 성매매 혐의 고발돼 경찰 수사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저작권자c>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사이트 정보

회사명 : 원미디어 / 대표 : 대표자명
주소 : OO도 OO시 OO구 OO동 123-45
사업자 등록번호 : 123-45-67890
전화 : 02-123-4567 팩스 : 02-123-4568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제 OO구 - 123호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정보책임자명

접속자집계

오늘
1,483
어제
2,004
최대
3,806
전체
762,982
Copyright © 소유하신 도메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