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원짜리 우산 뭐길래…헌재까지 간 우산 도둑 사건 결말 > 사회기사 | society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사회기사 | society

20만원짜리 우산 뭐길래…헌재까지 간 우산 도둑 사건 결말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수집기
댓글 0건 조회 153회 작성일 24-09-08 12:01

본문



비 오는 날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걸어가고 있는 모습.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뉴스1

비 오는 날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걸어가고 있는 모습.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뉴스1

집 앞 식당에서 남의 우산을 잘못 가져갔다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60대가 헌법재판소에서 이를 취소받았다. 헌법재판소는 절도 혐의로 A씨64에게 기소유예를 한 검찰 처분을 재판관 만장일치로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2022년 8월 서울 강남구의 집 앞 식당에 검정색 장우산을 들고 방문해 우산꽂이에 꽂아뒀다. 30분 뒤 식당에 방문한 B씨도 검정색 장우산을 다른 우산꽂이에 꽂아두고 들어갔다. 식사를 마치고 나온 A씨는 처음에 자신의 우산을 들어서 살펴보곤 다시 우산꽂이에 꽂고, B씨의 우산을 들어서 살핀 뒤 그대로 가지고 나갔다. 이후 우산이 사라진 걸 발견한 B씨는 경찰에 도난 신고를 했다.


비오는 날 점심시간 식당 앞에 펼쳐져 있는 손님들의 우산.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중앙포토

비오는 날 점심시간 식당 앞에 펼쳐져 있는 손님들의 우산.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중앙포토


A씨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 “우산을 잘못 가져온 지 몰랐다. 착오로 가져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B씨의 우산이 시가 20만원 상당의 고급 우산인데다 손잡이 비닐도 벗기지 않은 상태였던 점을 감안해 A씨에게 죄가 있다고 판단했다. A씨의 우산은 손잡이 비닐이 벗겨진 상태였다. A씨는 “내가 그날 가져갔던 우산이 뭔지 헷갈려서 내 우산을 들고도 다시 내려놨던 거였다”고 항변했지만, 결국 사건은 검찰로 넘어갔다. 서울중앙지검은 2022년 10월 A씨의 절도 혐의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는 ‘혐의는 인정되지만, 범행 경위나 정도 등을 고려해 기소는 하지 않겠다’는 판단이다. 재판에 넘기지 않고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다는 점에서 불기소 처분과 결과물은 거의 같지만, 혐의를 입증할 수 없어 기소하지 않는 불기소처분과 달리 혐의를 인정한다는 걸 전제로 하는 점이 다르다. 수사기관에도 기소유예처분 기록이 5년간 남는다. 재판에 넘겨진 경우 다툼 끝에 무죄를 받을 가능성도 남지만, 기소유예처분은 헌법재판소에 ‘취소해달라’고 청구하는 방법밖에 없다.

이종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지난달 29일 오후 헌법소원·위헌법률 심판이 열린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입장해 착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지난달 29일 오후 헌법소원·위헌법률 심판이 열린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입장해 착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재는 지난달 29일 “절도의 고의로 우산을 몰래 가져갔다는 점이 합리적으로 증명되지 않는다”며 처분을 취소했다. A씨가 사건 당시 62세인데다 사건 발생 3년 전부터 기억력 저하를 호소해 신경과 진료를 받아온 기록 등을 감안했다. “A씨 주장대로 착오일 가능성이 있다”는 게 재판관들의 판단이다. 헌재는 “우산 착오는 일상에서 종종 있는 일인데다 두 우산이 헷갈릴 법한 외관이었다. A씨의 연령이나 건강상태를 고려하면 ‘착오’ 주장이 비합리적이지 않은데 A씨 주장의 신빙성을 면밀히 따져보지 않은 건 잘못”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이 시각 많이 본 뉴스

엘베에 4층 안쓰는 이유? 팬티바람 총살 그날 비극
대통령실 로고 파우치엔 콘돔…용산 뒤집은 불륜
건망증? 치매? 이거 줘봐라…한번에 구별하는 법
이병헌·김태희도 밀월여행…그 남녀 혼탕 어디
"100명 죽이면 해탈하리라"…엄지손 살인마 최후
"오빠는 고1이야" 초등생 속이고 성병 옮긴 20대
"5년 전 이혼, 숨긴 적 없지만…" 야구 여신의 고백
뼈해장국집엔 중국인 바글…차이나타운 같은 제주
朴-최순실 옭아맨 경제공동체…文 부녀 겨눈다
러 "뼈도 녹는다" 공포…우크라가 쏜 드론 뭐길래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연 kim.jeongyeon@joongang.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사이트 정보

회사명 : 원미디어 / 대표 : 대표자명
주소 : OO도 OO시 OO구 OO동 123-45
사업자 등록번호 : 123-45-67890
전화 : 02-123-4567 팩스 : 02-123-4568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제 OO구 - 123호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정보책임자명

접속자집계

오늘
1,463
어제
2,004
최대
3,806
전체
762,962
Copyright © 소유하신 도메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