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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600g 아기, 뇌 없는 아기…입양 대기 아동 돌보던 사랑의원 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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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55회 작성일 24-09-0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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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간 입양대기아동 3만5000명 돌봐
”저출산에 재정난 겹쳐 문 닫아”
사랑의원 김난애 원장이 입양대기아동을 진료하고 있는 모습./동방사회복지회

사랑의원 김난애 원장이 입양대기아동을 진료하고 있는 모습./동방사회복지회

37년간 3만명 이상의 입양대기아동을 돌봐온 서울 서대문구의 어린이사랑의원이 경영난과 저출산 여파로 지난 1월 폐원한 것으로 8일 뒤늦게 알려졌다. 입양기관 동방사회복지회 산하 어린이사랑의원은 수십여년간 기관에 등록된 입양대기아동의 진료를 전담해왔다. 동방사회복지회 관계자는 “저출산에 따른 입양대기아동 수 감소와 재정난이 겹쳐 운영비가 많이 드는 사랑의원의 문을 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랑의원은 입양대기아동의 정기 건강 검진과 예방 접종 등 입양 전 건강 관리를 담당하는 어린이병원으로 1986년 개원했다. 아동 건강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사회복지사나 예비 양부모와 소통하는 등 건강 전반에 대한 일원화된 서비스를 제공했다. 올해 폐원까지 이곳을 거쳐간 입양대기아동 수는 3만500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입양대기아동들은 미혼 등 원치 않는 임신으로 태어난 경우가 대부분이라 산모의 적절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1980년대 사랑의원에서는 항문이 없거나 가슴과 배에 피부가 없는 아이, 팔다리 혹은 뇌가 없는 아이, 장이 막힌 아이 등이 치료를 받았다.

저출산 흐름에 사랑의원 규모는 축소됐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1991년 3438명이던 입양아동은 2023년 229명으로, 30여년 간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사랑의원에서 진료받는 아동도 자연스레 줄었다. 사랑의원의 1986년 입양대기아동 진료 건수는 3만9000건에 달했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한해 5000건 이하로 감소했다. 이에 1990년대까지 유지됐던 상근의사 2명에 간호사 4명 체제는 2000년대 들어 상근의사 1명, 간호사 1명으로 축소됐다. 사랑의원 관계자는 “정부의 미혼 양육모에 대한 지원 체계 강화 등으로 인해 직접 양육하고자 하는 엄마들이 증가한 것도 입양대기아동 수 감소의 한 원인”이라고 했다.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사랑의원 내부./동방사회복지회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사랑의원 내부./동방사회복지회

무엇보다 병원 유지를 위한 재정적 어려움이 컸다. 의료진 인건비, 의료비, 기초양육물품구매비, 시설유지비 등 시설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비용을 국가나 지자체의 지원 없이 병원이 자체적으로 부담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돌보는 아동 수는 줄어드는데 일정 정도의 유지비는 고정적으로 소요되자 동방사회복지회는 내년 7월 ‘국내입양에관한특별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사랑의원을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개정안에는 민간 입양기관이 추진하던 입양의 전 과정이 국가와 지자체로 이관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동방사회복지회에 등록된 입양대기아동들은 위탁모 주거지 인근 병원을 다니며 치료를 받는다고 한다.

사랑의원의 개원과 폐원을 함께 한 김난애69 원장은 “1980년대에는 미혼모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버려지는 아기들도 많고 파양되는 경우도 많아 소아과 전문의 2명이 주 6일 동안 일해도 업무 처리를 다 못해 늦게 퇴근할 때가 많았다”며 “요보호아동들이 의료적 도움이 필요했던 때 입양사업에 동참하였다는 것이 내 평생의 보람이자 즐거움”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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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은 기자 jieun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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