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마약 끊고 사회로"…마지막 남은 재활시설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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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마약은 딱 한 번만이란 게 불가능하고, 일단 손대면 그때부터 중독이라고 하죠. 그럼에도 잘못 시작한 마약, 어떻게든 끊어내기 위해 전국의 한 곳뿐인 재활 치료 공동체 시설에 모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정희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저는 지금 김해에 있는 마약 재활시설 앞에 왔는데요.
사실 주변을 둘러봐도 다 가정집밖에 없고 간판도 없는데 일단 말씀해 주신 주소가 이곳이거든요.
한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곳.
평범한 가정집 같지만 현관 앞에 치료 공동체라는 작은 현판이 있습니다.
마약에 손을 댔다가 징역을 살고 나왔거나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사람들이 스스로 들어와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는 곳.
지금은 40~50대 남성 8명이 먹고 자며 서로를 돕고 있습니다.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회복 경험을 나누는 자조모임에 가는 길.
이들이 치료 공동체에 들어가기까진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A입소자/단약 2년 차 : 중증으로 빠진 사람들은 무언가 문제가 있고 무언가 이유가 있어서 더 깊이 빠져들고 구렁텅이에서 계속 이제 허우적거리는데 사람들이 중독자보고 상대해서는 안 되는 다른 인간의 유형이라고 생각을 해버린단 말이에요. 그 사람은 이제 일어나야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더더 지하로 파고 들어갈 수밖에 없거든요. 숨어지내는 동안 할 게 없으니까 더 중독에 심하게 빠지고 악순환인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도 혼자였다면 어려웠을 겁니다.
[A입소자/단약 2년 차 : 오늘 처음 일을 하러 갔는데 이걸 앞으로 안 하시면 안 됩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왜 말을 저렇게 하지? 때리고 싶다 이런 생각도 좀 들고… 근데 연습이 돼서 그런 건지 자꾸 스스로 내 상태를 체크를 하더라고요. 아마 리본하우스에 있으면서 좀 훈련이 된 것 같아요.]
공동체로 돌아가는 길.
빵집에 들렀습니다.
2년 동안 교도소에 있다가 두 달 전 출소한 A씨에게는 오래간만인 공간.
[A입소자/단약 2년 차 : 아 빵집에 너무 오랜만에 와서 무엇을 사야 할지 모르겠다… {시식 빵도 있어요. 좀 드셔보세요. 빵집에 얼마 만에 와보세요?} 저…2년 넘은 것 같아요.]
저녁 식사를 준비할 시간.
요리사 출신 B씨가 담당입니다.
[B입소자/단약 6개월 차 : 정신 병동 가기 전에는 크게 식당을 했습니다. 창원에서…]
저녁 5시 반, 다 같이 둘러앉아 저녁을 먹습니다.
[기자님 입에 좀 맞으시는가? {맛있어요.} 많이 잡숴요.]
이제 자유시간입니다.
운동에 나선 몇몇 회복자들.
[C입소자/단약 2개월 차 : 이제 산책하면서 혼자 옛날에 마약 했던 것 생각도 하고 다시 어떻게 살아갈까. 다시 재기해야 한다…]
저녁 8시 반, 각자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공유합니다.
일상을 점검하고, 또 격려하기 위해섭니다.
[이재용/단약 2개월 차 : 저는 오늘 오전에 외래진료 받다가 오후에 운동 잘했습니다.]
[A입소자/단약 2년 차 : 제가 아침에 직업 재활 나가보니까 꾸준하게 잘 다니고 계시는 OOO 선생님 또 새삼 또 꾸준하게 잘하시네, 힘든데 싶어서 칭찬 드립니다.]
입소비를 받긴 하지만, 대부분 후원금과 원장 사비로 운영된다는 이곳.
올해는 처음으로 김해시도 예산을 마련했습니다.
[한부식/리본하우스 원장 : 지원이 없었던 이유가 내가 중독자니까 저게 금방 하다가 말겠지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 그런데 이제 4년을 버티니까… 버티면 언젠가는 믿어준다. 그 대신에 우리가 더 도덕적으로 다른 사람들보다 더 깔끔하게 하면 언젠가는 믿어준다…]
이재용씨는 자신의 회복 의지를 세상에 알리겠다며 카메라 앞에 얼굴을 공개했습니다.
[이재용/단약 2개월 차 : 이런 시설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은 그래도 마약을 끊겠다는 사람들, 마약을 끊고 사회로 발돋움하려는 그런 의지가 강한 사람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혐오 시설이라고 안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마약 중독자가 혼자만의 노력으로 회복자가 되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이런 회복 공동체가 필요한데, 남은 건 딱 여기 한 곳뿐입니다.
마약범죄 근절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이런 공동체 시설에도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합니다.
[작가 유승민 / VJ 박태용 / 취재지원 황지원]
정희윤 기자 chung.heeyun@jtbc.co.kr [영상편집: 김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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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은 딱 한 번만이란 게 불가능하고, 일단 손대면 그때부터 중독이라고 하죠. 그럼에도 잘못 시작한 마약, 어떻게든 끊어내기 위해 전국의 한 곳뿐인 재활 치료 공동체 시설에 모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정희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저는 지금 김해에 있는 마약 재활시설 앞에 왔는데요.
사실 주변을 둘러봐도 다 가정집밖에 없고 간판도 없는데 일단 말씀해 주신 주소가 이곳이거든요.
한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곳.
평범한 가정집 같지만 현관 앞에 치료 공동체라는 작은 현판이 있습니다.
마약에 손을 댔다가 징역을 살고 나왔거나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사람들이 스스로 들어와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는 곳.
지금은 40~50대 남성 8명이 먹고 자며 서로를 돕고 있습니다.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회복 경험을 나누는 자조모임에 가는 길.
이들이 치료 공동체에 들어가기까진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A입소자/단약 2년 차 : 중증으로 빠진 사람들은 무언가 문제가 있고 무언가 이유가 있어서 더 깊이 빠져들고 구렁텅이에서 계속 이제 허우적거리는데 사람들이 중독자보고 상대해서는 안 되는 다른 인간의 유형이라고 생각을 해버린단 말이에요. 그 사람은 이제 일어나야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더더 지하로 파고 들어갈 수밖에 없거든요. 숨어지내는 동안 할 게 없으니까 더 중독에 심하게 빠지고 악순환인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도 혼자였다면 어려웠을 겁니다.
[A입소자/단약 2년 차 : 오늘 처음 일을 하러 갔는데 이걸 앞으로 안 하시면 안 됩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왜 말을 저렇게 하지? 때리고 싶다 이런 생각도 좀 들고… 근데 연습이 돼서 그런 건지 자꾸 스스로 내 상태를 체크를 하더라고요. 아마 리본하우스에 있으면서 좀 훈련이 된 것 같아요.]
공동체로 돌아가는 길.
빵집에 들렀습니다.
2년 동안 교도소에 있다가 두 달 전 출소한 A씨에게는 오래간만인 공간.
[A입소자/단약 2년 차 : 아 빵집에 너무 오랜만에 와서 무엇을 사야 할지 모르겠다… {시식 빵도 있어요. 좀 드셔보세요. 빵집에 얼마 만에 와보세요?} 저…2년 넘은 것 같아요.]
저녁 식사를 준비할 시간.
요리사 출신 B씨가 담당입니다.
[B입소자/단약 6개월 차 : 정신 병동 가기 전에는 크게 식당을 했습니다. 창원에서…]
저녁 5시 반, 다 같이 둘러앉아 저녁을 먹습니다.
[기자님 입에 좀 맞으시는가? {맛있어요.} 많이 잡숴요.]
이제 자유시간입니다.
운동에 나선 몇몇 회복자들.
[C입소자/단약 2개월 차 : 이제 산책하면서 혼자 옛날에 마약 했던 것 생각도 하고 다시 어떻게 살아갈까. 다시 재기해야 한다…]
저녁 8시 반, 각자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공유합니다.
일상을 점검하고, 또 격려하기 위해섭니다.
[이재용/단약 2개월 차 : 저는 오늘 오전에 외래진료 받다가 오후에 운동 잘했습니다.]
[A입소자/단약 2년 차 : 제가 아침에 직업 재활 나가보니까 꾸준하게 잘 다니고 계시는 OOO 선생님 또 새삼 또 꾸준하게 잘하시네, 힘든데 싶어서 칭찬 드립니다.]
입소비를 받긴 하지만, 대부분 후원금과 원장 사비로 운영된다는 이곳.
올해는 처음으로 김해시도 예산을 마련했습니다.
[한부식/리본하우스 원장 : 지원이 없었던 이유가 내가 중독자니까 저게 금방 하다가 말겠지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 그런데 이제 4년을 버티니까… 버티면 언젠가는 믿어준다. 그 대신에 우리가 더 도덕적으로 다른 사람들보다 더 깔끔하게 하면 언젠가는 믿어준다…]
이재용씨는 자신의 회복 의지를 세상에 알리겠다며 카메라 앞에 얼굴을 공개했습니다.
[이재용/단약 2개월 차 : 이런 시설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은 그래도 마약을 끊겠다는 사람들, 마약을 끊고 사회로 발돋움하려는 그런 의지가 강한 사람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혐오 시설이라고 안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마약 중독자가 혼자만의 노력으로 회복자가 되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이런 회복 공동체가 필요한데, 남은 건 딱 여기 한 곳뿐입니다.
마약범죄 근절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이런 공동체 시설에도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합니다.
[작가 유승민 / VJ 박태용 / 취재지원 황지원]
정희윤 기자 chung.heeyun@jtbc.co.kr [영상편집: 김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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