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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중 소리길 승리 숲…유명인 이름 딴 거리 득일까 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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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35회 작성일 24-06-0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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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의 이름을 붙인 거리나 길이 전국 곳곳에 우후죽순 격으로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유명인이 사회적 물의를 빚으면 지자체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부랴부랴 팻말을 철거하는 등 유명인 이름 지우기에 진땀을 뺀다. 유명인의 이름을 딴 거리를 조성할 때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1일 김천시에 따르면 시는 ‘김호중 소리길’ 운영의 존폐를 놓고 고민이 깊다.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구속되자 그의 모교 옆 골목에 설치된 김호중 소리길을 철거하라는 민원이 빗발쳐서다.

김호중 소리길 승리 숲…유명인 이름 딴 거리 득일까 실일까
지난 5월21일 김천시에 조성된 김호중 소리길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천=뉴시스
김천시는 2021년 김호중이 졸업한 김천예고와 벚꽃 명소인 연화지를 잇는 100m 거리에 2억원을 들여 벽화와 포토존, 스토리보드 등 조형물과 함께 김호중 소리길을 만들었다. 이후 인근 상점의 매출이 급상승하고 1년 만에 김천의 관광객이 140% 이상 늘었다. 지난해 방문자는 15만명을 기록하는 등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하지만 김씨가 최근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내고 운전자 바꿔치기를 하는 등 시치미를 떼다가 영장실질심사에서 증거인멸 우려로 구속되자 김호중 소리길의 철거를 요구하는 시민의 요구가 거세다.

김천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김호중 소리길 철거 촉구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김호중 소리길 철거를 원합니다’, ‘아이들에게 유해한 김호중길 철거 요청’ 등의 게시물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논란이 잇따르자 김씨의 모교인 김천예고는 교내 쉼터 누각에 단 ‘트바로티 집’ 현판과 김씨 사진 등을 철거했다.

김천시 관계자는 “김씨가 구속은 됐지만 김호중길 철거 여부는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판단할 것”이라며 “관련 문의 전화도 많이 걸려 오고 철거 요청 게시글도 많이 올라와 응대하고 있지만 난감한 상황”이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서울 강남구의 ‘승리 숲’도 비슷한 사례다. 승리 숲은 2015년 12월 승리의 26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당시 중국 팬클럽이 조성을 주도했다. 하지만 승리가 서울 강남 소재 클럽 버닝썬 자금 횡령과 성접대·성매매 알선, 경찰 유착 의혹 등으로 논란에 휘말렸고 승리 숲에 부지를 제공한 강남구를 비판하는 여론이 줄을 이었다.

‘박유천 벚꽃길’이 들어선 인천시도 철거 문제를 놓고 홍역을 치렀다. 팬의 지속적인 기부로 이뤄진 박유천 벚꽃길은 인천시 계양구에 들어섰다. 총 1.8㎞의 벚꽃길 중 100m에 박유천을 형상화한 여러 개의 그림과 문구, 자작곡 가사, 드라마 대사 등이 적힌 시설물이 2013년 세워졌다.

실제로 이곳은 박씨의 국내외 팬클럽이 찾으며 관광객이 늘었고 인근 상점 매출도 동반 상승했다. 하지만 박씨가 전 여자친구와 필로폰을 구매해 투약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박유천 벚꽃길에 대한 철거 요청이 빗발치자 2019년 시설을 모두 철거했다.

유명인의 이름을 딴 거리 조성 사업이 알맹이 없는 ‘전시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특색 없는 거리에 스토리텔링을 입혀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드는 동시에 관광객을 끌어모아 일대를 활성화겠다는 취지지만,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나 지속성 없이 유명인만을 내세우는 마케팅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허창덕 영남대 교수사회학는 “한때 스타 이름을 딴 길 조성이 새로운 팬덤 문화로 각광 받았지만 이처럼 문제가 생겼을 때는 철거 여부로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유명인 인기에 기대어 깜짝 특수를 노리기보다 거시적인 안목을 갖고 지역 특성을 살린 발전의 길로 나아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천=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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