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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가 약이다…? 어둠의 개통령, 어둠의 애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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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59회 작성일 24-06-01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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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훈육 예능계 새 트렌드?
말보다 몸으로 가르친다

자식이 귀해졌다. 사랑이 넘쳐난다. 문제아는 늘고있다. 패륜적 욕설을 서슴지 않고, 제 분에 못 이겨 자해까지 일삼는 금쪽이들. 이젠 키우는 개마저 주인 말을 안 듣는다. 부모가 훈육을 못 하니 전문가를 부른다. 행동 교정 TV 예능의 스타, 이른바 ‘애통령’오은영 ‘개통령’강형욱 등의 등장 배경이다. 그러나 설루션 과정은 지난하다. 울화병을 토로하는 시청자가 늘어났다. 참교육은 무엇인가.

◇“그런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반려견 훈련사 김태우씨가 대형견을 훈련시키고 있다. 사람에게 짖어대면 단호한 발차기로 정신을 차리게 한다. /유튜브

반려견 훈련사 김태우씨가 대형견을 훈련시키고 있다. 사람에게 짖어대면 단호한 발차기로 정신을 차리게 한다. /유튜브

그러자 ‘어둠의 개통령’이 나타났다. 최근 유튜브 구독자 10만명을 넘긴 ‘댕쪽이 상담소’. 훈련을 의뢰받은 대형견을 끌고 산책을 나간다. 개는 역시나 행인을 보자 맹렬한 기세로 짖어대기 시작한다. 훈련사가 곧장 개 옆구리를 발 안쪽으로 퍽 걷어찬다. 보디 블로킹. 몇 번의 터치?를 거치자 개는 차분해졌다. “흥분하든 예민하든 단호하게, 그냥 ‘안 돼’라고 알려주면 되는 거예요.”


견종 불문 효과 빠른 물리 치료. 일련의 짧은 영상이 퍼지며 훈련사 김태우33씨는 1년 새 업계의 유명 인사로 거듭났다. 일종의 ‘사이다’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기업 강연 요청에 출장 훈련 등으로 월 수익 2000만원을 넘길 정도라고. “문제 파악에 소요되는 시간을 제외하면 교정은 3분 내외로 끝난다”고 김씨는 말했다. 개 목줄을 강하게 낚아채 몸을 잠시 공중에 띄우거나, 손가락으로 쿡 찌르는 방식이다.

물론 “고통이 교육이냐”는 애견인들의 반발도 있다. “엄마의 ‘등짝 스매싱’을 폭력으로 느끼지는 않잖아요. 잘못이 보여도 손 못 대고 전전긍긍하는 게 사랑인가요? 그건 방치입니다.” 처음부터 그가 이 훈육법을 택한 건 아니었다. “6년 전 갓 일을 시작했을 당시엔 저도 ‘말’을 많이 했어요. 근데 개들도 점점 버릇이 없어지더군요. 풍족해지니까. 개를 개로 봐야 서로 스트레스를 안 받는데, 개를 사람으로 보니까 계속 말을 하게 되고 품기만 하는 거예요. 거기서 문제가 생긴다고 봐요.”

◇오은영보다 무서운 ‘육은영’

오은영이 아니라 육은영이다. 육은영의 이두박근을 한 아이가 신기한 듯 만져보고 있다. 육은영과의 접견 이후 “앞으로는 게임도 적당히 하고 양치도 잘하겠다”고 했다. /유튜브

오은영이 아니라 육은영이다. 육은영의 이두박근을 한 아이가 신기한 듯 만져보고 있다. 육은영과의 접견 이후 “앞으로는 게임도 적당히 하고 양치도 잘하겠다”고 했다. /유튜브

사람은 개보다 복잡하다. 그래서 더 속이 탄다. ‘어둠의 애통령’이 나온 이유다. 육아전문가 오은영에서 하나 더 나아간 육은영 캐릭터개그맨 강승구를 앞세운 유튜브 콩트 시리즈. 금쪽이에서 하나 더 나아간 ‘끔찍이’를 다루려면 오은영 역시 진화가 필요했던 것이다. 오은영과 유사한 옷차림, 그러나 거구의 근육질 육은영은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현란한 레슬링 기술, 힘에 기반한 사랑의 스킨십을 보여줄 따름. 아이의 분노 조절 장애가 ‘분노 조절 잘해’로 바뀌는 기적이 펼쳐진다.

물론 코미디를 위한 연출이지만, 부모의 상담 신청은 진짜다. 고민을 제보하면 집으로 찾아간다. ‘끔찍이’를 연기하는 다른 개그맨이 문제 행동을 재연하면, 육은영이 단호한 기술로 이를 제압한다. 실제 문제 아동은 부모와 함께 연극 보듯 이 장면을 눈앞에서 ‘직관’한다. 일종의 거울 치료. 게임에 푹 빠져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 육은영은 세 번 이상 타이르지 않는다. 손아귀 힘으로 폰을 반으로 곱게 구부려 강제 로그아웃시킨다.

따끔한 한마디도 학대로 간주되는 사회 분위기, 교권 추락에 대한 우려도 팽배하다. 육은영의 설루션은 고등학교까지 뻗어나간다. 교실의 품격을 훼손하는 일부 학생개그맨에게 ‘드롭킥’을 선사해 뼛속까지 스승의 은혜를 느끼게 해주는 식이다. “훈육은 역시 근육으로” “씁쓸하지만 통쾌하다” 같은 댓글이 빗발친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명예교수는 “완력으로 모든 문제가 단박에 해결되지 않는다는 건 모두 알고 있다”면서도 “이론에 기반한 이상적 교육에 대한 피로감을 그만큼 많은 사람이 느끼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다만 공포의 대상이어야 할 육은영이 실제 아동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최근 전북 전주의 한 아동센터를 찾아 작은 사인회를 열었고, 따돌림으로 힘들어했다는 초등학생 구독자를 위해 졸업식장에도 방문해 든든한 선물을 남겼다. “내 전화번호 줄 테니까 누가 괴롭히면 전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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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혁 기자 ti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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