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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한 학교 맞나요?"…평택 민세초는 아직 공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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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44회 작성일 24-09-06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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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도 안 된 정문 앞 보행로…곳곳엔 건축 자재까지
음푹 파인 바닥, 무너질 듯한 벽돌 학생 안전 위협
운동장도 공사중…뿌연 흙먼지는 학교로 직행
폭염, 폭우 등으로 공사 지연…준공일 못 맞춰
학부모 의견 반영해 공사하면서 수업하기로
일부 학부모 "학생 안전 고려해 재량휴업 해야"
민세초등학교 정문. 이준석 기자

"여기가 개교한 학교라고요? 공사장 아니고요?"

4일 오후 1시 경기도 평택시 고덕동 민세초등학교 정문. 학생들이 뛰어다니는 보행로는 울퉁불퉁한 흙바닥이고, 한편에는 통행을 방해하는 목재, 파이프 등이 널브러져 있다.

학교 내부 바닥은 보도블럭, 콘크리트로 포장돼 있었지만, 공사가 마무리 되지 않아 파여있는 곳도 눈에 띄었다. 접근을 막기 위해 쌓아 올린 벽돌 더미는 위태롭게 쌓여 있어 자칫 학생들이 부딪혀 다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게 했다.


운동장에는 학생 대신 흙더미를 옮기는 노동자들로 가득했다. 노동자들이 기구에 흙을 실고 옮길 때마다 뿌연 흙먼지가 피어올라 바람을 타고 본관 쪽으로 향했다. 주차장, 공터에서도 보도블럭, 전선 설치 등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방과후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한 학생은 입과 코를 막은 채 도망치듯 후문으로 학교를 빠져나갔다. 이 학생의 학부모는 "2학기에 맞춰 학교가 문을 연다고 해서 등·하교를 시키고 있는데, 실제 보니 공사장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폭염 등으로 공사 지연…공사 중에 개교 강행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민세초등학교. 이준석 기자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민세초등학교. 이준석 기자

평택 고덕국제신도시에서 새롭게 문을 연 민세초가 공사를 마무리하지 않은 채 개교를 강행해 학생들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5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고덕국제신도시의 개발 가속화로 인한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신설이 결정된 민세초는 당초 지난달 5일 준공될 예정이었다.

준공 일정에 맞춰 2학기부터 인근 초교 학생 300여명이 이 학교로 전학 올 예정이었지만, △폭염으로 인한 공사 중단 △폭우 △원자잿값 상승 △공사 담당자 변경 등이 겹치면서 공사가 미뤄졌다.

하지만 학교 측은 일부 학부모의 의견을 반영해 당초 일정대로 지난 2일 학교를 개교한 뒤 남은 공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민세초 관계자는 "개교를 미루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당장 학생들을 맡길 곳이 없다는 학부모들의 의견이 많아 개교를 결정했다"며 "학생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안전 관리자를 배치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물 내부 공사는 모두 마무리했고, 남은 건 조경과 시설물 설치 등 비교적 작은 공사"라며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장비가 필요한 공사는 저녁 또는 주말에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전이 우선"vs"아이 어디다 맡기라고" 학부모 의견도 분분


민세초 측이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가정통신문. 민세초 제공민세초 측이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가정통신문. 민세초 제공

개교를 놓고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지금이라도 학사 일정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과 이대로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 학부모는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가정통신문을 보고 일단 아이를 보냈는데, 학교 상황을 보니 도저히 안심이 안 된다"며 "아무리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보호한다고 해도 어린 아이들이라 어디로 튈 지 모르기 때문에 걱정이 앞선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안전 문제는 물론이고 이런 환경에서 아이들이 제대로 된 수업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지금이라도 재량휴업일을 통해 공사를 빠르게 마무리하고 이후에 수업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당장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는 학부모들은 재량휴업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민세초 인근 아파트 단지 입주자 커뮤니티에서 한 학부모는 "어수선하게 공사 덜 된 곳에서 수업하느니 그게재량휴업 낫긴 하겠지만, 당장 아이 맡길 곳 없는 워킹맘들은 어떻게 하냐"고 적었다.

이 밖에 "학교에서 아이들 안전을 책임진다니 믿고 맡겨 본다", "당장은 어쩔 수 없으니 선생님과 우리학부모가 고생할 수밖에 없다" 등의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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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준석 기자 lj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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