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급식인데…어린이집 원장 "상한 부분 다듬고 조리하라" > 사회기사 | society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어린이집 원장이 급식에 상한 식재료를 쓰게 했다는 폭로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JTBC 사건반장은 세종시의 한 어린이집 학부모들의 제보를 보도했다.


해당 어린이집은 지난 6월 급식소 형태가 집단 급식소에서 일반 급식소로 바뀌면서 원장이 직접 식재료를 관리했다.

그런데 지난달 한 교사는 조리사로부터 "원장이 상한 식재료를 줬고 그걸 원생들의 급식으로 제공했다"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이 교사는 학부모들에게 해당 사실을 폭로했다.

학부모들의 주장에 따르면 원장은 식재료를 자신의 집으로 주문해 보관했고, 필요한 재료만 어린이집으로 가져왔다.

이에 조리사가 "식재료를 어린이집으로 배달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원장은 이를 거절하고 집에서 쓰던 양배추나 마늘 등을 어린이집으로 가져왔다. 이 외에도 썩은 양파, 시들시들한 근대, 곰팡이 핀 멸치 등을 가져와 "상한 부분은 다듬어 조리하라"고 지시했다.

원장은 또 지난달 원생들의 생일상에 상한 멜론을 올리라고도 했다. 당시 조리사가 "멜론이 너무 오래돼서 안 된다"고 만류했지만, 원장은 "괜찮다"며 상에 올리라고 종용했다. 다행히 조리사의 문제 제기로 상한 멜론이 생일상에 오르는 일은 없었다.

조리사는 "아이들을 먹이기엔 양이 터무니없이 부족했다"며 원장이 집에서 가져온 식재료의 양을 지적하기도 했다. 원장은 선생님과 원생 등 40명 이상이 먹을 급식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양파 7개, 당근 3개만을 가져와 조리를 지시했다. 급기야 조리사에게 "재료를 너무 빨리 쓴다"고 되레 타박하기도 했다고.



학부모들은 "어린이집 내부에 곰팡이가 피고 버섯이 자라는데도 원장은 이를 관리하지 않고 방치했다"며 "여름철엔 전기세를 걱정해 에어컨을 끈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학부모들이 시청에 민원을 제기하자, 시청 측은 원장에게 소명을 지시했다.

이와 관련해 원장은 사건반장에 "어린이집 시설 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 식자재 부분에서 긴축재정을 하고자 했다"며 "식재료 중 간혹 시든 건 있었지만, 상태가 너무 좋지 않을 경우 사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식자재를 사놓으면 금방 소진돼 일부 식자재는 소분해 집에 가져간 적은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어린이집은 원장을 교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hwangs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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