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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10년째 지켜온 백발 전문의…"환자 안 보면 의사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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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86회 작성일 24-05-25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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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5도 유일한 2차 의료기관 백령병원 운영
외지인 데다 전공의 이탈 사태까지 겹쳐 경영 난항
"의료 공백 막으려면 시니어 닥터들이 더 힘내야"

[앵커]

의료 개혁이 시급한 건 무엇보다 지역 의료와 필수 의료를 살리기 위해섭니다. 특히 섬 같은 데서는 의사 한 명 구하기가 어려운데요.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는 10년째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백발의 의사가 있습니다. 후배 의사들에게 뭐라고 당부했는지도 들어보시죠.

이예원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인천에서 4시간 배를 타고 도착한 이곳은 서해 최북단 백령도입니다.

여기엔 서해 5도 유일한 2차 의료기관 백령병원이 있습니다.

일흔 다섯 병원장은 하루에 많게는 40명의 환자를 봅니다.

[이두익/인천 백령병원장 : 저번에 치료하고선 좀 가서 괜찮았어요? {괜찮았어요.}]

대학병원장 퇴임 후 백령도를 다시 찾은 건 스물 다섯, 이곳에서 느낀 보람 때문이었습니다.

[이두익/인천 백령병원장 : 1973년에 제가 공군 군의관으로서, 정말 초심의 의사죠. 내가 환자를 진료한다는 것만 해도 그게 엄청난 보람이었어요.]

백령도 주민은 4800여명으로 늘었지만 의료 인프라는 여전히 낙후한 상탭니다.

병원은 전문의 2명, 공보의 6명이 모든 환자를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과, 외과, 산부인과, 그리고 소아청소년과 등 전문의가 없어 중증 환자는 헬기에 태워 인근 병원으로 보내야 합니다.

[이두익/인천 백령병원장 : 응급의학과는 지금 찾을 수가 없고 또 내과도 찾을 수 없고. 전문의가 없어요. 지금 내년에 더 힘들어지고, 또 앞으로 이제 그렇게 될 거예요.]

가뜩이나 의사 구하기 힘든 외지인데다 전공의 이탈 사태까지 덮친 겁니다.

다행히 지난 달 이 원장의 후배인 전문의 1명이 이곳에 왔습니다.

[이두익/인천 백령병원장 : 정형외과 후배가 혹시 제가 가도 될까요? 그래서 한참 완전히 멍해 있다가 정말 고맙다고 그랬어요. 눈물 나게 고맙다…]

[나기남/인천 백령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 개원하고 있던 병원을 접고 4월 1일부로 근무를 하게 된 거죠. 내가 가서 자리를 지키는 게 중요한 곳이 의료 취약지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원장은 당장 코앞에 닥친 의료 공백을 막으려면 은퇴 의사가 좀 더 힘을 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두익/인천 백령병원장 : 시니어 닥터들이 취약지로 왔으면 좋겠어요. 시니어 닥터들 80세까지도 능력이 있잖아요. 이제 역할을 해야 될 때입니다.]

병원 관사에 살며 어느덧 10년을 채운 이 원장은 젊은 후배들에게 이렇게 당부했습니다.

[이두익/인천 백령병원장 : 새삼 또 느낀 건데, 환자에 임하는 게 의사가 되는 거죠. 환자에 임하지 않으면 의사가 아니죠.]

[영상자막 김형건]

이예원 기자 lee.yeawon@jtbc.co.kr [영상취재: 최무룡 / 영상편집: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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