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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는 뒷전…응급의들 곳곳서 집단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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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42회 작성일 24-09-0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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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상진료체계 큰 타격

건대 충주병원 7명중 5명 사직

세종충남대병원도 4명 그만둬

응급실 야간 운영 제한 불가피

의사 “3명이상 세트 이직 관행”

‘직업윤리 어긋난다’ 지적 많아


주요 대학병원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잇달아 집단사직하면서 의료계 내부에서도 환자와 병원 상황을 고려치 않은 무책임한 행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경우 여러 명이 함께 이직하는 게 관행이지만 집단사직이 전공의 이탈 사태 이후 간신히 버티고 있는 비상진료체계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해당 전문의들이 응급실 운영이 파행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사직을 강행한 만큼 의사 직업윤리에도 배치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건국대 충주병원은 지난 1일부터 매일 오후 9시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응급실 운영을 중단했다. 이 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7명 중 5명이 1일자로 한꺼번에 사직했기 때문이다.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건국대 충주병원 응급실은 지역 응급환자의 40%를 맡아 왔다. 세종충남대병원도 1일자로 응급의학과 전문의 11명 중 4명이 그만뒀다. 아주대병원 역시 최근 응급실 전문의 14명 중 3명이 사직한 데 이어 4명이 추가로 사의를 밝혔다. 강원대병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5명 중 2명이 휴직해 2일부터 응급실을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해당 병원 응급실 진료가 중단되면서 춘천 등 강원 영서 북부지역 응급환자들은 한림대병원이나 다른 지역 병원으로 가야 한다.

의료계에 따르면 응급의학과 전문의 사이에선 이 같은 집단사직이 관행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역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통상 응급의학과 교수들은 이직할 때 3명 정도가 한 팀으로 움직인다”며 “한 명이 사직하면 개인적 사정이지만 집단으로 움직이면 다른 곳으로 이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B 공공병원장은 “응급실 의사들이 무리를 지어 이 병원, 저 병원 돌아다니면서 ‘판돈’을 올린 지 한참 됐다”고 꼬집었다.

의사단체가 ‘추석 응급실 위기설’을 주장하는 와중에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집단사직에 나서면서 의사 직업윤리상 부적절한 행태라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최근 응급실 운영에 차질을 빚은 병원들이 권역·지역 응급의료센터로 지정돼 있는 만큼 지역 의료위기로도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응급실 의사들은 본인들이 그만두면 응급실이 문 닫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응급실에 왔다 발길을 돌려야 하는 환자들이나 다른 병원 구성원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4일부터 군의관과 공중보건의공보의를 정상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병원 응급실에 긴급 배치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4일 응급실 운영이 일부 제한된 의료기관에 총 15명의 군의관을 배치하고, 9일부터 8차로 파견될 군의관과 공보의 235명을 위험기관 중심으로 집중 배치한다. 건강보험 수가도 조속히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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