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동물원] 얼룩말 씹어먹는 멧돼지 "내가 비건인 줄 알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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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킹 30주년 특집 3탄
’품바’로 유명한 혹멧돼지, 사자왕국 최측근 대우받지만 현실에선 ‘가장 맛있고 만만한 사냥감’ 신세 살가죽 두꺼워 산채로 뜯겨먹는 일 다반사 시체 뜯어먹는 ‘청소부’ 모습도 보여 멧돼지가 얼룩말 사체를 뜯어먹고 있다./ 페이스북 @Animals World -수요동물원장- 야생의 매력은 반전입니다. 통념을 깨고, 예상을 뒤엎고, 예측을 빗나가는 장면은 충격과 놀라움과 함께 짜릿함을 안겨주죠. 만년 동네북 먹잇감으로 치부되던 짐승이 피와 살을 탐하는 맹수의 면모를 보이는 순간도 사바나가 선사하는 반전이라 하겠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우선 짧은 동영상Animals World Facebook을 한 편 보시죠. 찹찹찹, 찌익, 후루룩... 생생한 ASMR이 귀에 착착 감기듯해요. 혹멧돼지가 모처럼 여유로운 식사를 즐기고 있어요. 라이온킹에서 감초 연기의 정석을 보여준 혹멧돼지 품바는 만화에서 형형색색의 애벌레들을 쩝쩝 폭풍흡입하는 먹방을 선보이지만, 현실 속 혹멧돼지는 먹을 수 있다면 썩어문드러져가는 얼룩말 사체까지 탐하는 생계형 잡식동물입니다. 놈은 어쩌면 으스대듯 이렇게 말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어이, 인간들! 내가 비건인줄 알았나?” 혹멧돼지가 스캐빈저청소부가 돼 얼룩말 사체를 뜯어먹고 있다. /Animals World Facebook 월트디즈니의 라이온킹 장면을 모티브로 만든 월페이퍼. 현실에선 이런 장면이 나올 가능성이 절대 없다. /Disney Parks Blog 암사자가 새끼멧돼지를 잡은 뒤 혀로 할짝이고 있다. 잠시 이 새끼멧돼지는 산채로 뜯어먹혔다. /Ranger Wildlife Videos Facebook 사자무리가 사냥한 혹멧돼지들을 숨통도 끊어놓지 않고 산채로 뜯어먹고 있다. /Nombekana Wildlife Photography Facebook 문제는 다른데 있습니다. 거친 사바나에서 살아갈 수 있는 탄탄한 몸을 가지고 있다보니 살가죽이 상대적으로 두꺼운 편이에요. 다시 말해서 사냥감을 틀어쥔다음 숨통을 끊는게 생각만큼 여의치는 않다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혹멧돼지의 피식현장은 다른 동물들보다 눈뜨고 못볼 정도의 참상일 때가 많습니다. 의식이 또렷한 상태에서 몸부림치며 처절하게 울부짖는 상황에서 산채로 뱃가죽이 찢기고 내장과 살점이 뜯겨나가는 경우가 다반사로 발생합니다. 막 출산을 앞두고 어미뱃속에서 꿈틀대던 새끼들이 도륙되는 처참한 장면도 벌어지곤 합니다. 사냥당한 혹멧돼지들은 이미 몸의 절반이 뜯겨나가고 뼈와 근육이 실타래처럼 얽혀있는데도 두눈을 그렁그렁 꿈뻑이며 ‘꿰~’ 하고 울부짖는 장면이 보일때도 있어요. 사자·표범·하이에나·리카온 등 육상 맹수 뿐 아니라 하늘에서 내리꽂듯 습격하는 수리의 사냥감으로 희생당하기도 합니다. 어린 혹멧돼지가 사냥당하는 장면The Latest Sightings Facebook 잠깐 보실까요? 이 글을 읽으시는 지금도 아프리카 사바나에서는 수천마리의 혹멧돼지들이 산채로 거죽이 찢기며 처절하게 멱이 따이고 있을 겁니다. 이런 비참한 생의 말로에 대한 근본적 한을 풀어주기 위해 어쩌면 사자 왕국의 준 왕족 취급을 받는 비현실적 캐릭터를 구현한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수요동물원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91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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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정지섭 기자 xanadu@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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