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탐방로서 목격된 반달가슴곰…발견 시 조용히 자리 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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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림 선호해 만날 확률 희박…탐방로 벗어나지 말고, 죽은 척은 더 위험
산청=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최근 지리산 탐방로에서 등산객이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반달가슴곰을 목격한 일이 알려지면서 인명사고 발생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반달가슴곰은 성격이 온순하고 경계심도 많아 정해진 탐방로를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사고 발생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관계 부처는 설명한다. 2일 지리산국립공원 경남사무소 등에 따르면 지리산 일대에는 기존에 서식 중인 반달가슴곰 85마리와 올해 태어난 새끼 4마리까지 더해 총 89마리가 지내고 있다. 이들 개체는 보통 지리산과 인접한 덕유산 일대를 오가며 생활하는데 경계심이 많은 성격 탓에 깊은 산림을 선호해 탐방객과 마주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짝짓기 시기인 6∼8월엔 짝을 찾기 위해 활동 반경이 넓어지기 때문에 낮은 확률로 사람들 눈에 띌 가능성이 있다. 실제 지난달 23일 지리산 연하천∼벽소령 구간 탐방로에서 반달가슴곰 한 마리가 목격되기도 했다. 수컷인 이 반달가슴곰은 이동하던 중 우연히 탐방로 근처를 지나갔을 뿐 의도적으로 탐방객에게 접근하지는 않았고, 사람을 보자마자 등을 돌리고 반대 방향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우연히 반달가슴곰 목격 사례가 확인되긴 했으나, 반달가슴곰을 모니터링하는 조사단마저 직접 마주치는 일은 드물다. 지난 10년간2014∼2023년 지리산의 반달가슴곰 위치 3만여 건을 분석한 결과 탐방로 주변 10m 이내에서 활동할 확률은 0.44%에 불과했다. 100m 이내는 3.1%, 1㎞ 이내는 62.35%로 탐방로에서 벗어날수록 곰과 마주칠 확률이 높았다. 설령 마주친다고 하더라도 열매나 새순 등 초식 성향이 강하고 죽은 동물 사체를 간간이 먹을 뿐 직접 사냥은 하지 않을 정도로 온순한 편이라 필요 이상으로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국내에서 반달가슴곰에 의한 습격 사례는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만일을 대비해 산행 중 반달가슴곰을 발견하더라도 사진을 찍거나 먹이를 주는 등 자극을 줄 수 있는 행위는 피해야 한다. 또 방울 등 존재감을 알릴 수 있는 물건을 착용하고 2인 이상 짝을 이뤄 산행해야 안전하다. 만약 반달가슴곰이 멀리 보일 경우 조용히 그 자리를 떠나면 된다. 그러나 가까운 거리라면 등을 보이거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뒷걸음으로 자리를 떠야 한다. 곰은 둔하게 생긴 외모와 다르게 최대 시속 50∼60㎞로 달릴 수 있다. 이는 육상 100m 달리기 세계신기록 보유자인 우사인 볼트의 최대 시속 약 40㎞보다 빠른 속도다. 따라서 등을 보인 채 뛰어서 달아나면 반달가슴곰은 본능적으로 상대가 자기보다 약하다고 판단해 쫓아와 잡을 가능성이 크다. 잘 알려진 것처럼 죽은 척을 하더라도 곰은 호기심이 많은 동물이라 쓰러져 있는 사람을 깨물거나 발로 찰 수 있어 오히려 더 위험하다. 만에 하나 곰이 피할 수 없을 정도로 가까이 접근할 경우 막대기 등 사용할 수 있는 도구로 위협하는 게 최선이다. 정우진 국립공원야생생물보전원 센터장은 "지리산에 서식 중인 반달가슴곰은 개체 수와 동선 등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온순하고 실제 목격도 쉽지 않아 정해진 탐방로만 따르면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탐방로를 벗어나면 우연히 곰이 주로 서식하는 지역에 발을 들일 수도 있어 지양해야 하는 행위"라며 "일반적 탐방은 안전하니 불필요한 공포심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home12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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