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의 보물같은 곳"…금개구리 학교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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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새뜸] 6월 1일, 세종 장남들보전 시민모임 주최... 맨발, 고사리 손으로 모심기 참여
[김병기 기자]
"엄마, 기분이 너무 안 좋아." "너무 징그러워." "발바닥이 미끌미끌해서 이상해요." 처음엔 주저했다. 손사래도 쳤다. 무릎까지 바지를 걷고 엄마아빠와 함께 20여명의 아이들이 모내기를 하러 맨발로 논에 들어갈 때였다. 여기저기서 비명과 환호성이 교차했다. 절반은 겁이 났고 절반은 즐거웠다. 하지만 모내기가 시작되자 굳었던 아이들의 표정이 금세 밝아졌다. 아이들은 고사리 손으로 모를 한 줌씩 잡고 엄마아빠가 가르쳐준 대로 논바닥에 꽂았다. 1일 세종시 장남들에서 진행된 금개구리 학교 1교시의 풍경이다. 이날 장남들보전시민모임시민모임은 세종시민들을 대상으로 4년째 이어온 금개구리학교를 진행했다. 이날은 올해 첫 행사다. 시민모임은 장남들 벼 수확기까지 최소 4번, 많게는 7번 정도 야외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20여명의 아이들... 맨발로 논에 들어가 모 심기 이날 11가족, 20여명의 아이들의 소개가 끝난 뒤 김지훈 시민모임 대표는 처음 온 가족들을 위해 장남들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를 했다. 김 대표는 "이곳은 세종시 도시계획을 하면서 정중앙에 남겨놓은 공원부지인데, 벼농사의 역사문화 공간, 생태공원으로 유지되고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다음세대에게 물려줄 것이 많은 데, 물고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물고기랑 같이 사는 법을 물려줘야 다음 세대들이 잡을 물고기가 생길 것입니다. 도시 출신인 저도 이곳에 와서 농사법뿐만 아니라 농부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데, 많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이런 것을 배우면 좋을 텐데, 지금은 그러지 못해서 이렇게 금개구리 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이어 "이곳에는 겨울에 큰고니, 흑두루미, 큰기러기 등 시베리아에서 날아오는 철새 친구들이 많다"면서 "수많은 멸종위기종들을 지키려면 자주 들판에 나와야 하고, 지역에서 팬클럽이 만들어져야 하는 데, 우리 세종에 있는 친구들에게 소중한 공간을 널리 알려 달라"고 당부했다.
부드러운 흙의 감촉을 느끼며... 멸종위기종 삶터 만드는 아이들 이어 본격적인 모내기에 들어가기 전 조성희 시민모임 사무국장은 "이곳은 유기농 농사를 짓는 곳이어서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고 몸에도 좋으니, 맨발로 들어가기를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그 말을 듣고 장화를 신고 온 아이들은 장화와 양말을 벗었다. 엄마아빠들도 잠시 머뭇거리다가 주저하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맨발로 논에 들어갔다. 조성희 사무국장은 "멸종위기 2급인 금개구리가 사는 이곳에서 흙의 감촉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모내기를 하는 것이 야생생물들을 도와주는 일이기도 하다"면서 "경칩에는 한국산 개구리가 알을 낳고 5월에는 금개구리, 참개구리, 청개구리, 그리고 장마철에는 멸종위기종인 맹꽁이도 산란해서 산다"고 설명했다. "다 심었으면 20cm 뒤로 한 발!" 맨발로 논에 들어간 아이들은 금세 논과 친구가 됐다. 최병조 세종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의 설명에 따라 아이들과 엄마아빠들은 긴 줄에 찍힌 빨간 점 앞에 서서 모를 잡고 있는 손을 논바닥에 꾹 눌러 심었다. 모내기를 끝낸 가족은 바닥에 돗자리를 펴고 시민모임이 준비한 시원한 수박과 떡, 물을 먹으며 담소를 나눴다. 조 국장과 함께 금개구리를 접은 아이들은 뒤꽁무니를 눌러 누가 더 높이, 더 멀리 뛰는지를 경쟁했다. "저게 개구리밥이에요?"아이들 "맞아요! 그런데 개구리가 저 밥을 먹을까요? 아닙니다. 개구리는 메뚜기, 귀뚜라미, 모기를 먹어요."조성희 국장 이날 금개구리를 찾아 나선 아이들과 조성희 국장과의 문답이 이어졌다. 하늘에는 구름이 꼈고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신이 난 아이들은 논둑길을 달려 다녔다. 한 사람이 수로 안에서 금개구리를 발견했다고 소리치자 아이들이 일제히 달려갔다. 멸종위기종인 대모잠자리도 풀 위에 매달려 쉬고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10분의 1로 줄어든 장남들... 관심을 가져야 지킬 수 있다 김지훈 대표는 "예전에는 이곳이 곡창지대였는데, 지금은 10분의 1로 줄었고, 기반 시설 때문에 그 곳이 또 3분의 1로 줄어들었다"면서 "멸종위기종 철새들이 대거 머물다가기는 하지만 이곳에 정착해 사는 것이 아니어서 보호지역 지정이 안됐었는데 금개구리 덕분에 보호지역으로 지정돼 다른 멸종위기종도 보호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정부는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을 한다고 수십억, 수백억 원씩 쓰고 있는데, 그 돈을 들여도 복원에 성공하기는 힘이 든다"면서 "하지만 이곳은 조그마한 노력만으로도 멸종위기종을 지킬 수 있는 곳이기에 시민모임이 주관하는 시민모니터링 등의 활동에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를 하면 이곳을 끝까지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된 행사는 낮 12시 30분께 끝이 났다. 금개구리 같은 아이들이 떠난 들에서는 금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쪽! 쪽!" 김병기의 환경새뜸 현장 생중계 https://www.youtube.com/live/K2dALBMIzh8?si=2pDp9WBdFDOMOIn6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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