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한국서 누가 애 낳나" 美교수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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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출산율에 “완전히 망했다”
“장시간 근로 문화부터 바꿔야”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와! 그 정도로 낮은 수치의 출산율은 들어본 적도 없어요.” 조앤 윌리엄스72 미국 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가 한국 합계출산율 0.78명이라는 수치에 “한국 망했다”며 놀란 게 지난해였다. 당시 EBS ‘다큐멘터리 K-인구 대기획 초저출생’에 출연했다. 합계출산율은 가임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다. 지난해 기준 0.72명으로 윌리엄스 교수가 들은 숫자보다 더 낮았는데 올해는 아예 앞자리가 바뀌어 0.6명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윌리엄스 교수는 지난 29일 JTBC 인터뷰에서 ‘당신이 한국이 완전히 망했다고 말한 이후 출산율이 더 떨어졌다’는 이야기에 “정말 충격적이다. 큰 전염병이나 전쟁 없이 이렇게 낮은 출산율은 처음 본다”며 “숫자가 국가비상사태라고 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장시간 노동이 당연한 ‘한국의 직장 문화’가 출산과 양육을 어렵게 만든다고 진단했다. 그는 “저와 딸 모두 출산과 육아가 어려웠지만 극단적으로 긴 근무 시간이 당연한 직장 문화에서 일하지는 않았다”며 “아직도 저출산을 유발하는 이런 이유를 유지하는 한국이 이상하다”고 꼬집었다. 윌리엄스 교수는 “일터에 늘 있는 사람이 이상적인 근로자로 설계된 직장 문화와 아이를 돌볼 어른을 꼭 필요로 하는 가족 시스템은 함께 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장시간 노동으로 돌아가는 직장 문화가 결국 양육을 위해 누군가 일을 그만둬야 하는 상황까지 초래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녀가 입학하기 전 6년 만이라도 생애주기에 맞게 직장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런 조치 없이 보육에 재정만 투자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라는 견해다. 아울러 “여성의 경력 단절은 곧 국가의 손실”이라며 출산 후 일터로 복귀한 여성을 ‘낙인’ 찍는 문화도 문제라고 충고했다. 그는 “한국이 젊은 여성들을 훈련해놓고 엄마가 된 뒤 노동시장에서 밀어내며 낭비하는 GDP국내총생산를 생각하면 경제적으로도 말이 안 된다”며 “비정규직이 된 사람의 경력도 끝나고, 나라 경제도 끝난다”고 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돈의 가치가 최우선인 한국의 문화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서 아이를 가지는 건 아주 나쁜 경력일 뿐”이라며 “물리적 성공이 중요한 사회에서는 계산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풍요가 우선인데 여성들이 왜 출산을 선택하겠느냐”며 “앞뒤가 안 맞는다”고 했다. 2021년 미국의 한 여론조사 업체가 17개 선진국 성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요소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부분 국가가 ‘가족’이라고 답했지만 한국만 ‘물질적 풍요’를 골랐다. 윌리엄스 교수는 지난 24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주최한 ‘대한민국 초저출생 현상 심층분석’ 세미나에서도 “주 50시간 이상, 40년간 휴직 없이 자주 야근하는 직장인을 ‘이상적 근로자’로 여기는 한국의 직장 문화가 초저출생을 야기했다”고 질타했다. 그는 “생산성 낮은 장시간 근로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어떤 정책으로도 저출생의 덫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성과 노동, 계급 문제 연구에 몸담아온 조앤 윌리엄스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박사 과정을 마치고 현재 캘리포니아대 로스쿨 샌프란시스코 명예교수이자 노동법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최다희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국민일보 관련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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