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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출소 문 흔들었지만 직원들 쿨쿨…하동 순찰차 사망 막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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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19회 작성일 24-08-3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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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찰차 갇힌 36시간 동안 한번도 순찰 안 나가
하동경찰서장 등 16명 ‘근무태만’ 인사조치


하동 사고 순찰차. 연합뉴스

하동 사고 순찰차. 연합뉴스



경남 하동경찰서 진교파출소 순찰차 뒷좌석에서 36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된 40대 여성이 사망 전 파출소 정문을 흔들었지만 파출소 직원들은 잠을 자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들이 제대로 근무했더라면 이 여성은 4차례나 살 기회가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파출소 직원들은 사건 발생시간 동안 해당 순찰차를 7차례총 8시간나 운행했어야 했는데 파출소장 묵인하에 이를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경찰의 감찰 중간브리핑에 따르면 지적장애 2급 여성은 지난 16일 오전 2시 12분쯤 파출소를 찾아 정문을 수차례 흔들고 두드렸는데도 문이 열리지 않았다. 이는 파출소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확인됐다.

이후 여성은 주차된 순찰차의 뒷좌석에 탑승한 뒤 탈출을 시도하다가 다음날인 17일 오후 2시 9분쯤 출동하려던 파출소 직원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여성이 파출소 정문을 흔들 당시 근무 중이던 파출소 직원 4명은 자고 있었거나 휴식을 취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모두 취침 중인 것으로 판단했다.

30일 경남경찰청 간부들이 기자실에서 ‘하동 순찰차 사건’ 브리핑을 하고 고인과 유가족, 국민에게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30일 경남경찰청 간부들이 기자실에서 ‘하동 순찰차 사건’ 브리핑을 하고 고인과 유가족, 국민에게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당시 파출소 근무자 4명 중 상황근무자 2명은 1층 데스크에서, 대기근무자10분내 출동 2명은 2층 휴식공간 등에서 각각 근무했어야 했다. 그런데 근무자들은 모두 잠을 자고 있었다. 막내 대기근무자 1명은 1층 회의실에서, 고참 상황근무자 2명과 대기근무자 1명 등 3명은 2층 숙직실에서 자고 있었다.

감찰반은 직원들이 자고 있어서 숨진 여성이 파출소 정문을 흔들어도 알지 못했던 것으로 판단했다. 여성은 파출소 정문 앞에서 최소 3분 이상 서성였다. 직원들은 이 여성이 순찰차 뒷좌석에 있는 이후에도 운행 거리 확인을 위해 차 앞문을 3차례나 열었지만 발견하지 못했다.

차에 갇혀있는 동안 여성은 탈출하려고 시도했다. 경찰은 뒷좌석에서 여성의 지문과 발자국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문을 밖에서만 열 수 있는 순찰차의 특성상 차 안에서 여성이 살기 위해 몸부림친 것으로 추정된다.

파출소 직원들은 여성이 차 안에 있는 36시간 동안 7차례 순찰을 해야 했는데도 단 1차례도 순찰을 나가지 않았다. 또 순찰을 나갈 때는 2명 이상 순찰차에 타야 하는데 1명으로 기록돼 있어서 ‘지역경찰업무매뉴얼’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사정을 파출소 소장과 직원들이 모두 알고 있었고, 관행적으로 서로 묵인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순찰차 궤적 등을 경찰청에서 위치정보시스템GPS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없고, 순찰근무지에도 기록할 의무가 없어 관리·감독이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하동경찰서장과 파출소 소장, 직원 13명 등 모두 16명을 근무태만으로 인사 조처했다. 형사처벌 등은 추후 조사를 통해 징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감찰반은 파출소 관계자들이 피해 유족들과 합의 중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어서 진상조사에 나섰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차 부검에서 여성의 사망 시간을 여성이 차에 들어간 뒤 12시간 만인 16일 오후 2시 전후로 추정했다. 당시 하동의 낮 최고기온은 35도로 기록됐다. 사인은 고체온증이라는 1차 소견이 나왔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정밀 부검 중이며, 감찰도 이어가고 있다.

이 여성은 진주에서 거주하다 지난 15일 하동 가족에게 왔다. 여성은 과거 3차례 가출했다가 자력 또는 타인 신고로 귀가한 적이 있었다.

CCTV영상에 따르면 이 여성은 집에서 파출소1.6㎞로 가는 과정에서 4시간 가량 거리를 배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여성이 누구에게 쫓기고 있거나 피해를 당해 파출소를 직접 들린 정황은 찾지 못했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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