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지급, 국가가 법으로 보장"…청년 달래기 나선 尹의 개혁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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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또 연금개혁의 새 원칙으로 세대간 공정성을 추가했다. 그간 전문가와 국회 연금특위는 지속가능성, 노후소득 보장에 집중해 왔다. 연금개혁에 가장 소극적인 그룹인 젊은 층을 달래려는 취지가 강해 보인다. 이를 위해 두 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국가의 연금 지급 보장 법제화, 세대별 보험료 인상 속도 차등화이다. 윤 대통령은 지급 보장 법제화와 관련, "청년들에게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급 보장 문제는 그간 민주당에서 주로 목소리를 내 왔다.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재정당국 반대를 넘어선다면 명문화에 찬성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최재식 전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은 "지급보장 조항 때문에 군인·공무원연금 적자를 수조원의 세금으로 메우는데 국민연금도 그리하겠다는 거냐.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한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앞으로 개혁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반대한다.
보험료 부담 차등화는 지난해 10월 보건복지부가 제안한 후 묵혀 있다가 이번에 윤 대통령이 분명히 했다. 50대는 1990년대에 보험료를 3~6%를 내고 소득대체율생애소득대비 연금액의 비율을 70% 보장 받았고 그게 연금액 산정에 반영된다. 그러나 2008년 이후 소득대체율이 50% 밑으로 떨어졌고, 지금은 42%이다. 청년은 보험료 9%를 내고 연금을 적게 받는다. 차등 부담의 논리가 여기서 나온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은 "전향적으로 검토할 만하다"면서 "다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중장년의 지원을 강화하자"고 말한다. 남 교수는 "차등 인상이라지만 결국 젊은층도 다 올리는 것이다. 눈속임일 뿐"이라고 반대한다.
윤 대통령은 자동재정안정장치 도입 방침을 밝혔다. 환경 변화에 연동해 연금액을 자동으로 삭감하는 제도이다. 일본처럼 연금가입자 수가 줄고 기대여명이 오르면 연금액의 물가상승률 반영치를 낮추자는 식이다. 재정안정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만, 연금액이 안 그래도 낮은데 자동 삭감하면 소득 보장 기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최 전 이사장은 "연금 수급구조가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룬 후에 도입해야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윤 대통령은 기초연금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지금은 기초수급자가 생계급여를 받으면 기초연금을 못 받는다. 중복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나 민주당 일각에서 줬다 뺏는 기초연금이라고 비판해 왔다. 윤 대통령은 "중첩되더라도 다 받게 하겠다"고 말했다. 대선공약집에서 10만원 추가 지급을 내세웠는데, 이번엔 전액33만4810원 지급을 내세웠다. 전액 지급에는 4조~5조원 들어간다. 게다가 윤 대통령은 기초연금도 임기 내 4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이래저래 돈이다.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기초연금 개혁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간 상당수 전문가는 "기초연금을 노인 70%에게 지급하지 말고 저소득 노인에 집중하되 액수를 50만원 이상으로 올리자"고 주장해 왔다. 국민연금 많다고 기초연금을 깎는 것도 없애자고 했는데, 윤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퇴직연금이 실질적인 노후소득이 되도록 역할을 강화하고,개인연금은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3,4층 강화 대책으로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그동안 이런 정책을 추진했으나 결과가 시원찮았다. 목돈 쓸일이 많은 50대가 퇴직금으로 찾는 게 일반화돼 있는데 일시금 인출을 제한하고 연금으로 돌리기가 쉽지 않다. 이번에 얼마나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낼지 주목된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문상혁 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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