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책 팔만큼 다 팔고 이제 와서 상생이라니" 동네 서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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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 마케팅’ 말고 본질 고쳐야”
교보문고가 ‘동네 서점과의 상생’을 내세워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도서를 일시적으로 판매 중단했지만 동네 서점은 올바른 도서 유통체제를 요구하며 여전히 분노하고 있다. 소매와 도매를 같이 하는 교보가 도매를 중지해 사실상 독점 판매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22일 서울 마포구 교보문고 합정점에 2024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한강 도서의 한시적 판매 중단 안내문이 걸려 있다. 교보문고는 지역서점과의 상생을 위해 이달 말까지 한강 작가의 도서 판매를 일부 매장에서 중단한다고 밝혔다. 사진=강진형 기자
전국의 작은 책방 연합조직인 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는 최근 “풀뿌리 독서문화 플랫폼인 동네 책방에 신속한 도서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후 지역 서점과 동네 책방에 한강의 책을 주문하는 독자들도 많았으나 일주일이 지나도 손님들께 기다려달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며 “교보의 경우 도매를 중지하고 소매로 자사에서만 판매를 독점했고, 예스24와 알라딘 등에서도 도매로 책을 받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도매를 겸하고 있는 대형서점은 전국 책방으로 책을 공급해야 하는 법적 의무가 있음에도 전국 서점에 도서 공급을 막고 오직 자사의 온·오프 매장 판매에 집중했다. 문제가 커지자 ‘상생 마케팅’이라는 미명 아래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한 시민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책을 구매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앞서 교보문고는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문고에 설치한 현판을 통해 “지역 서점과의 상생을 위해 22일부터 이달 31일까지 한강 작가의 도서 판매를 한시적으로 제한한다”며 “11월 1일부터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다. 이 기간 한강 작가 도서 구매는 가까운 지역 서점을 이용해 달라”고 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서점조합가 지난 17일 ‘교보문고가 한강의 소설을 지역 서점에 공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부터다. 서점조합은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지난 10일 당일 교보문고는 서점들이 주문을 넣을 수 있는 자사 유통 서비스의 주문을 막았다”며 “지난 15일부터는 한강의 도서 1종당 10부로 주문을 제한한다는 공지를 띄웠지만 이조차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책방 네트워크는 “상도의가 무너진 상황에서 앞으로 작은 서점들은 어떻게 대형 도매업체를 믿고 거래를 지속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도서 유통 투명성 확보를 위한 출판서점협의체를 만들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명한 관련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또 “필요할 때만 동네 책방을 찾는 출판사들에 전국 수백여 책방들이 갖는 분노는 결코 작지 않음을 주지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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