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땅으로 꺼졌나? 통째로 사라진 돼지농장…4년 만에 이뤄진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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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분뇨로 여러 번 과태료 처분…정부에 3억 지원받고 폐업 결정
폐기물 처리비용 많이 들자 직원과 공모…농장 전체를 땅에 묻어 [앵커] 4년 전 제주 서귀포의 한 돼지농장이 갑자기 통째로 사라졌습니다. JTBC가 취재를 시작하자 경찰이 강제수사에 나섰고, 농장 땅을 파보니 쓰레기 2400톤이 드러났습니다. 최근 그 농장주와 농장 직원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이 선고됐는데요. 사건의 내막을 이상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주민] "그냥 농장이 없어진 건 줄만 알지. 어떻게 없어졌는지 잘 몰라요. {갑자기 농장이 깨끗하게 없어졌어요?} 네 깨끗하게." 2020년 4월 제주 서귀포 한 돼지농장이 통째로 사라졌다 [주민] "나는 모릅니다. {알겠습니다} 그 사람농장주 많이 높은 사람이라 주민들이 대꾸를 못할 텐데 {어떻게 높은 사람인데요?} 공무원도 했던 사람이고" 2022년 10월 JTBC 단독 보도 7m 구덩이에 묻힌 폐기물 2400톤 이상엽의 부글터뷰 누가 돼지농장을 묻었나 제주 서귀포의 한 돼지농장에서 촬영된 영상입니다. 굴착기가 땅을 파고 콘크리트를 부숩니다. 철근 사이로 시커먼 물과 찌꺼기가 쏟아집니다. 돼지 3,500마리가 있던 8,250㎡ 크기 농장은 축구장보다 큽니다. 농장은 돼지분뇨가 밖으로 흘러나가 여러 번 과태료 처분을 받자 폐업했습니다. JTBC는 누군가 농장 전체를 땅속에 묻었다는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1년간 농장에서 일한 전모 씨는 JTBC에 농장주 강모 씨가 폐콘크리트와 철근, 정화조까지 다 묻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전모 씨/농장 직원] "제주도는 화산 터진 데니까 조금만 파도 똥물은 그냥 스며드니까. 굴착기로 찍어서 통째로 묻어버린 거야" 취재진은 당시 농장주 강모 씨를 직접 만났습니다. [강모 씨/농장주] "{폐기물이 매립된 사실은 인정하시는 거예요?} 네 인정하죠. 바닥을 평평하게 해서 그냥 묻었다 이거지" 농장주는 폐기물 불법매립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런 일이 관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강모 씨/농장주] "폐콘크리트는 간혹 묻을 수 있지. {법적으로 묻을 수 없는 거잖아요} 벌을 달게 받겠다 이 말이지. 슬러지침전물와 폐콘크리트는 통상 관례로 묻었지" 굴착 조사에 응하겠다고 했지만, [강모 씨/농장주] "갑자기 장비를 빌리지도 못하고. 굴착기를 빌릴 수가 없어요" 취재진이 굴착기를 빌려와도 협조하지 않았습니다. [농장주 부인] "무밭 임차인이 동의해야 하는데. 지금 뭐가 뭔지 내가 귀신에 홀린 것 같아서" 농장 폐기물이 묻힌 땅을 무밭 임차인에게 빌려줬다는 이유에섭니다. JTBC 보도 이후 제주자치경찰단은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습니다. 경찰이 땅을 파자 폐콘크리트 조각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철근과 플라스틱, 타이어와 침대까지 쏟아집니다. 조사 결과 농장에서 폐기물 2400톤, 농장주 집 주변에서 분뇨 20톤이 확인됐습니다. JTBC는 사건의 내막을 끝까지 파헤쳤습니다. 농장은 지금 어떤 모습일지 다시 가봤습니다. 기자 돼지농장 안쪽으로 들어와보니 출입금지 안내판이 있습니다. 이곳은 폐기물관리법 등 위반 현장으로 폐콘크리트 등 건설폐기물을 압수했다고 적혔습니다. 실제로 안쪽에 폐콘크리트가 아직도 그대로 쌓였습니다. 그리고 현장 곳곳에 이렇게 무가 보입니다. 취재 결과 농장주는 정부로부터 3억원을 지원받고 폐업을 결정했는데 폐기물 처리비용이 많이 들자 농장 직원과 범행을 공모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농장주 지시를 받은 농장 직원은 범행 이후 농장주를 상대로 1억 9천만원을 뜯어내기도 했습니다. 최근 제주지방법원은 농장주와 농장 직원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굴착기 운전기사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농장 직원의 부인에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환경오염과 국민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그 규모도 상당하여 엄벌의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농장 직원 부부는 농장주가 범행에 연루된 것을 이용하여 파렴치한 공갈 범행까지 했다"고 꼬집었습니다. 제주돼지농장이 땅속에 묻힌 건 2020년. 4년 만에 관련자들은 모두 처벌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망가진 환경을 되돌리기까진 더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모릅니다. 이상엽 기자 lee.sangyeop@jtbc.co.kr [핫클릭] ▶ "관할은 서울"…이창수 문 전 사위 사건 가져오나 ▶ "우원식 누가 뽑았나"…추미애 패배에 탈당 행렬 ▶ 유명 래퍼 동석 확인…김호중 술자리 핵심 증인 ▶ 뉴진스 험담 메시지까지…하이브-어도어 폭로전 ▶ 콧물 맥주·기름 소주 조사 결과 나왔지만 찜찜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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