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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탐사] "기자 양반도 해 봐" 산골 넘보는 태양광 투자…해외 큰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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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56회 작성일 24-05-1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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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양광 발전소가 산골 마을까지 들어서서 사업자와 주민 사이에 갈등이 일고 있다고 어제16일 전해 드렸는데요. 주민들은 골짜기가 깊어서 해도 잘 안 들고 겨울에는 이렇게 눈도 잘 쌓이는 곳에 왜 이런 걸 만드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가 뭔지, 현장 탐사 코너 김보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보미 기자>

[현장탐사]

강원도 산골짜기에 들어서는 한 태양광 발전소의 지난 1월 모습입니다.

햇빛을 받아야 할 패널이 흰 눈에 덮여 있고, 낮시간인데도 골짜기가 깊다 보니 상당 부분 그늘져 있습니다.

주민들조차 왜 이런 곳에 지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도사마을 주민 : 태양광이라는 것 자체가 햇빛 잘 들어오고, 광활한 땅에다 쓰면 모르겠지만, 골짜기에 산림 우거진 데다가 그걸 파헤쳐가면서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냐 이거지요.]

해당 발전소에 투자했던 A 씨를 수소문해 만나봤습니다.

[A 씨/태양광 사업자 : 기자 양반, 노후대책 되니까 10억 투자해봐, 그럼 한 달에 천만 원 이상 나온다는데 그럼 안 하겠냐고 매달 1% 수익인데.]

알고 보니, A 씨는 발전소를 세운 뒤 운영할 사업자에게 매각해 차익을 남기는 중간업자였습니다.

[A 씨/태양광 사업자 : 대한민국 태양광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가 가지고 있는 회사들 거의 없어요.]

싼 땅을 찾다 보니 입지 선택을 잘못했던 겁니다.

[A 씨/태양광 사업자 : 옆에 나무들 있어서 발전량 얼마 안 나오는데. 나도 알았으면 그 땅에 안 들어가지. 겨우겨우 팔고 빠져나온 거지]

게다가, 호남지역 등은 이미 태양광 사업이 포화 상태.

태양광 사업지를 찾아 싼 땅을 찾다 보니 청정 산림지역인 강원도로 너도나도 몰려든다고 합니다.

[설창현/전국태양광발전협회 자문위원 : 5~6년 전까지만 해도 3~4만 원짜리 농지가 많았어요 호남에. 지금 호남에선 평당 10만 원 정도 안짝이고…. 그 당시 강원도는 평당 2천 원, 3천 원 땅들이 임야가 많았거든요.]

전력 생산 효율성이 떨어지는 강원도 산골짜기에 우후죽순 태양광 시설이 들어서는 이유입니다.

이렇게 수익이 나지도 않는 태양광 발전소를 중간업자로부터 덜컥 인수했다가, 은행 대출을 감당하지 못해 시설을 압류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강원도에 태양광 시설이 너무 빠르게 늘면서 늘어나는 태양광 전기를 송전 선로가 감당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평창군청 관계자 : 한전에서는 더 이상 전기를 받아줄 여력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자들은 계속 허가 내달라고 하고, 포화 상태인 거죠.]

한전 송전 선로 확충은 적어도 2년 내에는 불가능한 상황, 지자체들은 신규 태양광 허가 신청 접수 자체를 하나 둘씩 중단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이소영, 디자인 : 최재영, VJ : 김준호

---

<앵커>

저희 취재 과정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이 있었습니다. 이 산골 마을 발전소들을 중국이나 호주 같은 외국 자본들이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겁니다.

이들의 목적이 뭘지, 이어서 유수환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유수환 기자>

산을 끼고 있는 강원도 평창의 드넓은 감자밭, 이곳은 지난해 한 신생 법인이 사들였습니다.

[서명숙/도사마을 주민 : 태양광에서 이 앞까지 들어온대요. 이 땅에 들어온대요.]

주소를 찾아가 봤더니 서울의 한 공유 사무실로 땅 매입을 위해 세워진 특수목적 법인, SPC였습니다.

이 법인을 소유한 회사는 이미 태양광 발전소 30여 곳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주식회사 해○○ 대표 : 사실 그냥 수익 사업이에요. 자금을 투입해서 신재생 에너지를 개발하고, 기업한테 전기세 받는 게 목표고..]

그런데 확인 결과 이 회사의 지분 97%를 호주의 금융그룹 맥쿼리가 지난해 866억 원을 주고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주식회사 해○○ 대표 : 저는 바지사장은 아니고 경영 CEO라고 보면 돼요. 지분을 넘긴 거예요? 거의 넘겼죠. 자산운용 펀드예요.]

호주의 이 투자회사는 또 다른 국내 태양광 회사 두 곳도 1천368억 원에 사들이는 등, 국내 태양광 발전소 구매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홍종호/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신재생 에너지는 무조건 해야 되는 거거든요. RE100 때문에라도…. 해외 투자자는 자본 여력이 있으니까 지금 사두면 앞으로 기업에 비싸게 공급하겠다. 돈을 벌겠다, 이런 전략을 가지고 국내에 들어올 수 있죠.]

봉황마을 20만 제곱미터 부지의 태양광 사업에 참여한 7개 법인.

그런데 각 법인에 중국인 이름이 대거 등장합니다.

[봉황마을 태양광 사업자 : 5백억 원씩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찾다 보니까 중국 쪽 자본이 연결돼서, 그럼 이자 내놔, 줄게, 대신 조건이 나도 발전소 하나만 줘 그 조건으로….]

국내 사업자가 중국 자본을 빌려 부지를 사들이고 태양광 사업에 나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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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미국 블랙록도 한국 법인을 통해 국내 태양광 발전소 300여 곳을 확보했는데, 최근 최고가를 제시하며 추가 매입에 나서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외국자본이 국내 태양광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면 장기적으로 전기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함일한/에이치에너지 대표 : 우리나라 자본이 투자하면 그렇게 임의로 가격을 올릴 수 없거든요. 밖에서 소유하고 있으면 그런 거 상관없이 돌아가니까.]

하지만, 정확한 실태는 아직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 : 특별하게 외국인이다, 한국이다, 이런 거를 보지는 않고요. 특별히 그거에 대해서 따로 관리하거나 그러지 않아요.]

전문가들은 송전선로 부족 문제가 해소될 때까지, 외국 자본들의 경쟁적인 태양광 사들이기가 계속될 거라며 정확한 실태 파악과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 [현장탐사③] 싼 땅 찾아 산골짜기로…태양광 무차별 투자 등장
▶ [현장탐사④] 중국·호주 큰돈이 산골에…노림수는?

김보미 기자 spring@sbs.co.kr
유수환 기자 ys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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