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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필리핀서 잡힌 특수강도 잔당들…수법보니 현실판 도둑들 방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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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75회 작성일 24-05-2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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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남양주시의 한 아파트에 들어가 1억 3000만원 상당의 귀중품과 현금을 훔치고 필리핀으로 도주한 특수강도 피의자 3명이 지난 3일 필리핀 세부에서 경찰에 붙잡혀 진술을 하고 있다. 이들도 2022년부터 흥신소를 운영하며 절도를 벌여온 특수절도단의 일당이다. 경찰청 제공

경기 남양주시의 한 아파트에 들어가 1억 3000만원 상당의 귀중품과 현금을 훔치고 필리핀으로 도주한 특수강도 피의자 3명이 지난 3일 필리핀 세부에서 경찰에 붙잡혀 진술을 하고 있다. 이들도 2022년부터 흥신소를 운영하며 절도를 벌여온 특수절도단의 일당이다. 경찰청 제공



“삑.삑.삑.삑. 띠리릭.” 2022년 11월17일 오후 4시쯤 갑자기 사무실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문이 열리자 남성 4명이 갑자기 들이닥쳤다. “금융감독원입니다! 다들 하던 것 멈추세요!” 남성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사무실 내 직원들에게서 컴퓨터 6대의 하드디스크와 스마트폰 4개를 빠르게 압수했다. 카메라로 직원들의 얼굴 사진도 일일이 찍었다. “불법인 거 몰랐어요?” 남성들은 무섭게 추궁했다. 그런데 겁에 질린 사무실 직원들 중 한 명을 금감원 직원이 조용히 불렀다. “어떻게, 기회 한 번 드릴까? 2000만원 주면 모두 두고 갈게.”


‘불법 주식리딩방’을 덮친 금감원 직원들인줄로만 알았던 이들은 사실 ‘흥신소’에서 모인 ‘도둑들’이었다. 흥신소를 중심으로 모여 ‘시나리오’를 짜고 치밀하게 사전 조사를 한 뒤 ‘한 탕’을 하는 전문가들이었다.

27일 이들에 대한 판결문과 경찰 조사를 종합하면, 이 특수절도단 10명은 2022년 6월부터 감시카메라와 위치추적기를 이용해 피해자들을 미행하고 개인정보를 수집했다. 주택·사무실 등에 무단 침입해 최소 7억2450만원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필리핀 세부에서 현지 경찰에 검거돼 국내 송환절차를 기다리고 있는 특수강도 3인방도 이에 속한 사람들이었다.

서울시 양천구 한 사무실에 자리잡은 흥신소는 ‘본부’ 격이었다. 범행 의뢰가 들어오면 이곳에 모여 시나리오를 짜고 인력을 모집한 뒤 역할을 분담했다. 흥신소의 핵심 인물은 ‘송선생’이라고 불린 정모씨였다. 정씨는 2019년부터 다른 흥신소를 운영하다가 공범들과 함께 이 흥신소를 만들었다. 그는 사건별로 텔레그램 대화방을 만들어 각각의 시나리오를 짜서 공유하는 등 범행을 총괄했다. 각 범행에 뛰어든 동료들과 시시각각 연락을 주고 받는데도 이 대화방이 사용됐다.

송선생의 매형인 천모씨는 김모씨와 함께 정보를 수집하고 망을 보는 ‘망원조’로 활동했다. 조직폭력 전과가 있는 전모씨, ‘마동석 대리’라고 불린 또다른 정모씨를 비롯해 필리핀 세부에서 붙잡힌 일당 3명은 ‘침투조’로 활동했다. 도주는 ‘운반조’인 김모씨가 책임졌다.

이들은 주로 피해자의 집 앞 천장에 소형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달아 개인정보와 위치정보를 수집했다. 그런 뒤 미리 입수한 비밀번호를 사용해 피해자의 주거지에 들어가 협박을 위한 불법 정황을 수집하고 현금과 귀중품을 훔쳤다.

이들은 주로 고급 외제 승용차를 타는 등 재력가나 불법을 저지를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삼았다. 지난해 9월18일 서울 광진구에 있는 아파트를 침입해 총 6억450만원을 훔치기도 했다. 그 와중에 피해자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빼서 자신들이 들어온 동선의 흔적을 지우는 철저함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10일 일당 중 7명을 추적 끝에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지난 3일 서울동부지법에서 폭력행위처벌법 상 공동주거침임·공동공갈죄, 특수절도·주거침임·절도미수, 위치정보법 위반죄로 각각 6개월에서 1년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경찰은 붙잡지 못한 3명이 필리핀으로 도주한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 12월 인터폴 국제 공조를 요청했다. 서울광진경찰서와 필리핀 합동 추적팀은 추적 6개월 만인 지난 3일 이들을 붙잡다. 이들은 필리핀 이민법에 따라 추방 절차를 밟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국내 송환되면 철저히 조사해 법의 심판대 위에 올릴 계획이다.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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