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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왜 오셨나요"…삼엄한 尹 대통령의 생활 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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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1회 작성일 24-12-12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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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저 입구 반경 200m 지점부터 검문
본지 취재진 대통령실 주변서 160m 이동하는데 3번 검문 당해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 주변을 지키고 있는 보안관들. 사진=서지윤 기자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 주변을 지키고 있는 보안관들. 사진=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어디에서 오셨나요? 어디를 가시나요? 왜 오셨나요?
12일 오전 9시 15분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초등학교 인근 인도를 걷던 본지 취재진에게 검은색 코트를 입은 한 보안관이 황급히 달려와 공무원증을 보여주며 이같이 질문했다. 취재진이 서 있던 곳은 대통령 관저관저로 들어가는 입구로부터 200m 떨어진 지점이었다. "왜 행선지를 왜 묻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보안관은 "여기에 보안 업무 규정상 국가 보안시설이 있다"며 "1인 시위나 집회를 막아야 하므로 물어본다"고 답했다. 현장에는 취재진에게 말을 건 보안관 외에 또 다른 열댓명의 보안관이 귀에 통신장비를 차고 경광봉을 들고 있는 채로 관저 입구 방향을 지키고 서 있었다.

■관저 입구 반경 200m는 철통보완
윤석열 대통령의 생활 반경인 관저와 대통령실, 사저 주변은 적막감이 맴돌고 있다. 윤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탄핵의 요구가 빛발치고 내란죄 혐의의 수사 포위망이 윤 대통령으로 좁혀오고 있는 탓이다.


이날 본지의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관저에서 보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때문에 윤 대통령의 생활 반경 중 가장 경비가 삼엄한 곳 역시 관저였다. 관저는 매봉산 안쪽에 자리해 한남대로변에 있는 관저 입구에서 차로 몇분을 들어가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관저 입구 주변은 반경 200m로 행인들의 출입을 검문하고 있었다.

출입 검문은 언론인에게 더 엄격했다. 실제 보안관들은 언론인이라고 신분을 밝힌 취재진에게 인도에 머무르며 취재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도를 통과하는 것조차 막아섰다. 보안관들은 "관저 100m 인근에서 기자의 취재와 통행을 막으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군사기지및 시설에관한법률에 법적 근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세한 문의 사항은 서울청과 경비단에 문의하라"는 답변만을 내놓았다.

대통령실 주변 역시 출입이 통제되긴 마찬가지다. 취재진은 삼각지어린이공원 버스정류장부터 대통령실 서문까지 약 160m를 이동하는 동안 총 3번의 검문을 받아야 했다. 이때 보안관들은 관저 주변의 인원들과 마찬가지로 "목적지가 어디냐"와 "어디서 왔냐", "출입증을 지니고 있냐" 등을 물으며 대통령실 앞을 지나가는 이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열중이었다.

취재진이 찾은 대통령실에는 담장을 따라 화환이 늘어졌다. 화환에는 "윤석열 대통령님 힘내세요"와 "탄핵 반대, 이재명 구속" "우리 열이윤 대통령을 부르는 애칭 하고 싶은 거 다 해" 등 윤 대통령을 응원하는 메시지들이 부착돼 있었다. 이날 오후 2시,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합동참모본부에 임의제출 방식으로 자료를 받으러 가기도 했다.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 놓인 화환들. 사진=정경수 기자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 놓인 화환들. 사진=정경수 기자

윤 대통령의 사저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A주상복합아파트는 관저와 대통령실의 상황과는 대조적으로 비교적 조용했다. 본지 기자는 아파트 상가를 통해 단지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 다만 아파트 경비원들은 최근 불고 있는 탄핵 요구를 의식이라도 하는 듯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예컨대 아파트 주변을 맴돌면서 사진을 찍는 본지 기사를 계속해서 주시하거나 경비 초소에 나와 제지하려는 몸짓을 취했다.

12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사저인 서울 서초구 A주상복합아파트 앞. 사진=김동규 기자
12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사저인 서울 서초구 A주상복합아파트 앞. 사진=김동규 기자
■"尹 감옥 보내야" VS "尹 보호 강화해야"
이날 관저 입구 주변에는 0도에 가까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하며 1인 시위를 하는 인물도 찾아볼 수 있었다. 국제루터교회 인근에서 만난 오모씨62는 "경찰이 관저 입구 반경 200m 안으로 못들어가게 해 이곳에서 시위한다"며 "범죄자의 경호를 위해 국민의 기본권인 집회·결사의 자유를 막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씨는 이어 "윤 대통령이 당장 하루라도 빨리 물러나는 게 경제, 사회, 문화, 정치 모든 면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사저 주변 주민들은 시민사회의 탄핵 요구 등이 과도하므로 윤 대통령에 대한 신변 보호가 강화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서초구 반포동에서 40년째 거주 중인 배모씨78는 "비상계엄령을 선포하는 것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최근 일고 있는 탄핵 요구 등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젊은 시절 무역업에 종사한 배씨는 "최근 10여년 전부터 북한 등에 의한 부정선거가 횡행하고 있고 사법부와 입법부가 이같은 국가적 위기를 수습할 역량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라며 "종북세력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윤 대통령이 내린 구국의 결단을 내란으로, 범죄자로 모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반포동 주민 임모씨50대는 비상계엄령의 선포가 지닌 잘잘못을 떠나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임씨는 "비상계엄령의 선포가 국민 정서에 반하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위헌적인 행위라고 볼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비상계엄의 선포에 대한 평가를 떠나서 무작정 대통령을 탄핵한다고 해서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단 자리를 보존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 관저 #대통령 사저 #대통령실 #윤석열 통령

kyu0705@fnnews.com 김동규 정경수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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