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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피해자 "성폭행범, 강제로 찍은 웃는 사진으로 빠져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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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64회 작성일 24-05-20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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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이른바 ‘버닝썬 사건’이 일어난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 데이트 강간 약물인 GHB에 당한 성범죄 피해자가 자신의 경험담을 공개했다. /BBC 유튜브 캡처

2019년 이른바 ‘버닝썬 사건’이 일어난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 데이트 강간 약물인 GHB에 당한 성범죄 피해자가 자신의 경험담을 공개했다. /BBC 유튜브 캡처

2019년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가 일어난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 데이트 강간 약물인 GHB에 취해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 여성이 자신의 경험담을 공개했다. 버닝썬 게이트 발생 5년만에 어렵게 입을 연 이 여성은 남성이 억지로 찍은 사진을 증거로 내밀며 성폭행을 부인했다고 폭로했다.

BBC의 유튜브 채널 ‘BBC뉴스코리아’에는 19일 ‘버닝썬:K팝 스타들의 비밀 대화방을 폭로한 여성들의 이야기’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가 올라왔다. 이 영상에는 버닝썬 사건을 취재한 강경윤, 박효실 기자를 비롯해 강간 마약 피해를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목소리까지 담겼다.

버닝썬 고객이었던 여성 A씨는 익명을 전제로 BBC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A씨에 따르면 평소 여성들끼리만 테이블을 잡고 함께 클럽에서 시간을 보냈다는 A씨는 한날 남성이 주는 술을 한 두 잔 마시고 심한 취기를 느꼈다고 한다. A씨는 화장실에서 아는 동생과 ‘나 오늘 이상한 것 같아. 되게 빨리 취하는 느낌이야’ ‘나 앞으로 술 먹으면 안 될 것 같아’ 등의 얘기를 나누고 자리에 돌아왔는데,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 보니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고 한다.


A씨와 함께 있던 이는 버닝썬에서 자신에게 술을 준 남성이었다. 이 남성은 A씨에게 달려들어 강제로 옷을 벗기고 소리를 지르려는 A씨의 입을 틀어막았다. A씨는 저항하려고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남성은 A씨의 몸 위에 앉아 짓누르고 있었다. A씨는 “입을 계속 양손으로 틀어막고 심폐소생술 하듯이 막 짓눌렀다”라며 “입도 너무 아프고 위에서 깔고 앉아 있으니까 갈비뼈도 너무 아팠다”고 했다.

그러나 A씨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소용이 없었다. 그는 “그냥 포기하고 있었다. 그냥 저를 죽일 것 같았다”며 “제가 그렇게 고통스러워 하는 데도 멈추지 않고 계속 행위를 하려고 했던 사람이니까 무서웠다. 그래서 포기하고 그냥 누워 있었다”고 했다.

강제로 성행위가 이뤄진 후 A씨는 속이 좋지 않아 고통스러워하며 구토를 했다고 한다. 구토를 한 후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집에 보내달라고 빌었다. 그러나 이 남성은 사진을 찍으면 보내주겠다고 협박했다. A씨는 “웃으라고 하는데 웃음이 안 나오고 얼굴을 가리고 싶었는데 얼굴을 못 가리게 하니까 그냥 브이를 했다”라며 “그렇게 급하게 방에서 나오게 됐다. 근데 사실 기억이 흐릿하다”고 했다.

이 여성은 성폭행 신고를 위해 경찰서를 찾았다. 그러나 남성은 여성과 찍은 사진을 증거로 제시하며 성관계가 합의 하에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이 남성의 출국은 허가됐다고 한다.

전직 MD인 한 남성은 “물뽕이라는 마약은 굉장히 많이 사용됐다. 보통 물뽕을 사용하는 테이블은 룸인데, 깊숙이 들어가야 하는 룸이 하나 있었는데 가드가 많아서 거기서는 무슨 짓을 하든 소리도 안 들린다”며 “버닝썬에서 물뽕을 먹고 정신이 나간 여자애들을 거의 매일 봤다”고 했다.

버닝썬을 최초로 조사한 고은상 MBC 기자는 “제가 만났던 클럽 VIP 고객 중 한 명은 ‘특정하게 어떤 VIP가 특정 여성을 찍어서 데려오라’ 하면 어떻게든 작업해서 데리고 와서 의식이 없는 여성을 데리고 호텔로 올라가거나 아예 차를 타고 다른 곳으로 모처로 이동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고 했다.

‘물뽕’은 클럽 버닝썬에서 유통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약물로, 감마히드록시 뷰티르산GHB이란 마약류를 이르는 말이다. GHB가 인체에 들어가면 10~15분 이내 기분이 좋아지고 술에 취한 듯한 상태가 돼 ‘데이트 강간 약물’로도 유명하다. 흰색 가루 형태로 된 이 약물은 주로 술이나 물 등 음료에 타서 복용한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물뽕’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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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sunse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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