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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도 의료현장 떠나나…과부하 응급체계 설상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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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29회 작성일 24-08-2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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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29일 동시 파업”
진료 정상화·임금인상 등 요구
파업해도 필수업무는 유지키로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지난 7일 간호사들이 이동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오는 29일 동시 파업을 예고하면서 전공의 공백을 메워 온 간호사들마저 의료 현장을 이탈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의료 공백 장기화 상황에서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른 업무 과부하에 이어 파업까지 겹칠 경우 응급 의료체계의 부담도 한층 심화할 전망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보건의료노조가 예고한 파업이 진행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께 돌아갈 것”이라며 “파업과 같은 집단행동을 자제하고 사용자와의 적극적인 대화와 협의로 지금의 상황을 해결해 주시길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현행 24시간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면서 29일 파업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실제 파업 돌입 시 복지부는 진료 차질 최소화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하고,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공공의료기관의 비상 진료도 강화한다.


앞서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19~23일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응답자의 91.11%2만2101명가 동의해 동시 파업을 가결했다고 전날 밝혔다. 노조는 쟁의 조정이 마무리되는 28일까지 사용자 측이 요구 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29일 오전 7시 전국 61개 의료기관에서 동시 파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조속한 진료 정상화’ ‘불법 의료 근절 및 업무 범위 명확화’ ‘인력 확충’ ‘주4일제 시범사업’ ‘총액 대비 6.4%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한다. 최희선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병원 노동자들은 수련병원의 75%가 비상 경영에 들어간 뒤로 무급 휴가, 강제 연차 등 구조조정 압박을 견뎌 왔다”며 “투표 결과는 더 이상 노동자들에게만 허리띠를 졸라매라는 식의 요구를 참을 수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다만 노조는 동시 파업을 하더라도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필수 업무는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파업을 한다면 의료 공백은 불 보듯 뻔하다”며 “환자 생명과 직결된 업무는 유지하면서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선 간호 인력이 70%를 차지하는 보건의료노조가 동시 파업에 들어갈 경우 응급실 상황이 더 악화할 것으로 본다. 이미 일부 응급실에선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의 사직·병가, 응급진료 후의 2차 진료 인력난 등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응급의학과 교수는 “병실, 수술실, 검사실 등에서 간호 인력이 모두 빠지면 응급 의료도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은 “전공의가 빠진 상황에서 보건의료노조 파업은 처음 겪어보는 일”이라며 “병원에 사람이 있어야 응급실도 정상적으로 운영되는데 인력 부족으로 응급실 환자가 입원실로 올라가지 못하면 진료 지연 등의 과부하가 다시 응급실로 내려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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