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경남 거제에서 전 여자 친구를 폭행해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 풀려난 가운데 그의 부모도 이번 사건에 대해 무덤덤하게 반응해 공분을 사고 있다.
14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는 가해자 A 씨는 최근 피해자 이효정 씨의 부모를 보고도 모른 척 지나갔다고 한다.
이 씨 어머니는 "딸이 입원 치료를 받는 동안에도 A 씨는 제 앞에서 울고 끝이었다"며 "최근에 경찰서에서 마주쳤는데 A 씨를 애타게 불렀다. 그러나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옆에 변호사를 대동한 채 무시하고 지나갔다. 그 뻔뻔한 모습이 계속 생각나 힘들다"고 토로했다.
2차 부검 결과가 나와야 경찰이 구속영장을 재신청할 수 있어 현재 이 씨는 장례도 치르지 못한 상황이라고 한다.
이 씨 어머니는 그동안 A 씨의 폭행으로 부모끼리 연락처를 알고 지냈지만 사과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도 전했다. 이 씨 아버지는 "A 씨 부모가 한 번 찾아오셨다. 1층 로비에서 만났는데 일단 뭐 죄송하게 됐다고 한마디 하더라"라고 주장했다.
당시 이 씨 아버지는 A 씨 아버지에게 "A 씨가 우리 딸을 폭행한 게 한두 번도 아니고 이번엔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 다치기도 많이 다쳤다. 아버님께서도 우리 딸 얼굴 보면 가만히 있진 않을 거다. 이번에는 그 벌을 좀 받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A 씨 아버지는 "저도 어떻게 보면 내놓은 자식이다. 원하시면 그렇게 하세요"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이 씨 아버지는 "가해자 부모하고 대화하면 화가 막 치밀어오른다. 우리 딸이 심각하게 다쳐서 드러누워 있는데도 그쪽은 전혀 심각한 게 없다. 꼭 남 일 대하듯 한다"며 "맞아서 병원에 입원했으면 괜찮습니까? 이렇게 나와야 하는데 왜 병원에 왔어? 이런 식이다. 말투도 뭐 죽어도 어쩔 수 없지. 어떡하겠습니까? 이런 식으로 얘기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씨 상태가 위독해진 날, 이 씨 어머니는 A 씨 아버지에게 전화로 이 사실을 전했다. 이 씨 어머니는 "효정이 엄만데요. 효정이 지금 생명이 위험한 상태다. 효정이 죽으면 A 씨도 효정이 옆으로 보낼 거다. 가만 안 놔두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때 A 씨 아버지는 "얘기를 좀 자세히 한 번 해보시죠"라며 무덤덤하게 반응했다.
또 A 씨 아버지는 "제 아내가 너무 스트레스받고 있다"면서 A 씨 어머니에게는 연락하지 못하게 차단했다고 한다.
A 씨와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냈다가 최근 절교했다고 밝힌 지인은 "걔가 술 마시면 분노조절장애가 있다. 근데 남자인 친구들한테는 안 그러고, 여자한테만 그러는 버릇이 있다. 되게 나쁜 버릇이다. 남자한테 그렇게 강한 짓 하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이 씨 부모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딸이 이렇게 됐으니, 이렇게 만든 가해자를 엄하게 처벌했으면 좋겠다. 아직도 일말의 반성도 안 하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진실이 빨리 밝혀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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