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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 뿔소라 가격 반토막"…日 오염수 방류 1년 어민들 한숨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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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30회 작성일 24-08-2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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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부쩍 줄어든 남해안 활어시장
정부 방사능 검사선 문제없었지만
소비자·어민 불안 여전... 예의주시를


"배 살 때 생긴 대출이자를 다시 대출로 돌려막고 있어요. 다른 선주들도 마찬가집니다."

거제도, 한산도, 미륵도로 둘러싸인 작은 어촌마을. 경남 통영시 용남면 화삼리에서 21일 만난 선주 황성현44씨는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3년 전부터 낚시 손님을 태워 바다로 나가는 사업을 시작한 황씨는 "요즘 관광객이 크게 줄어 예전보다 매출이 90퍼센트 가까이 줄었다"고 했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일본의 오염수 문제가 없다고 얘기들은 하지만, 그 영향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며 "지난해 방류 전에 걱정했던 생계 위협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황씨는 4일째 손님 한 명도 받지 못해, 선촌항에 배를 대어 둔 채 장사를 공치고 있었다.

24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방류 1년을 맞았다. 방사능 영향이 없다는 정부의 설득 덕에 1년 전보다 공포감은 꽤 누그러졌지만, 수산물 소비에 대한 불안감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오염수의 안정성을 둘러싼 학계의 논란도 여전하다.

한산한 남해안 활어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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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간 통영 앞바다에서 생계를 일군 어민들은 수산물 수요가 떨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30년 이상 물질을 해온 이남권75씨는 "전복, 해삼, 뿔소라 등은 심한 경우 지난해 가격보다 반토막이 났다"면서 "물 온도가 오르면 어획량이 주는 것은 맞지만, 그럼에도 가격도 떨어지는 건 찾는 사람이 줄었기 때문이 아니냐"고 토로했다. 해녀 손모58씨도 "불경기도 있고, 오염수 우려가 남아 있으니 소비가 줄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선촌마을의 지욱철 어촌계장도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수산물 소비 심리가 위축됐다"면서 "어민뿐 아니라 레저·숙박업을 하는 주민들도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예전 같으면 많은 손님들로 넘쳤을 저녁 시간이지만, 통영중앙시장의 활어특화거리는 한산했다. 이곳에서 삼대째 장사를 하는 정미혜56씨는 "전년도 대비 판매량이 절반이다"면서 "오염수를 걱정하는 손님들은 방류 개시 직후보다 분명 줄었지만 여전히 일본산이라고 하면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있다"고 털어놨다.

시장을 찾은 소비자들도 수산물을 구매하긴 하지만 걱정을 다 떨치지는 못했다. 오징어를 사러 온 이수현43씨는 "방류 초기에는 건강에 좋지 않을까봐 아예 먹지 않았다"면서 "아직 방사능 검출이 안 됐다고 하니까 국산 수산물 위주로 먹고 있다"고 말했다.

오염수 논란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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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는 1년 동안 꾸준히 방사능 검사를 이어왔다. 이달 19일까지 국내 해역 165곳과 공해 18곳에서 총 4만9,633건의 방사능 검사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 국내 해역과 수산물에서 안전 기준을 벗어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에선 오염수 위험성은 이렇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꾸준히 지적하고 있다. 의학, 환경보건학, 해양학 전문가 등으로 이뤄진 후쿠시마 문제 시민과학 모임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검사 방식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백도명 전 서울대 보건대학원장은 "무작위로 표본을 추출해 검사하기보다, 삼중수소와 방사능이 옮겨갈 수 있는 먹이사슬을 추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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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오염수 방류가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되는 만큼, 한국 정부와 시민사회가 일본의 행동을 계속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5일까지 바다에 버려진 오염수는 총 6만2,490톤으로, 아직 방류되지 않은 오염수는 130만 톤에 달한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는 "방사능이 높은 핵연료 잔해 반출은 시작도 되지 않았고 지금 방류되는 오염수는 멀건 국물에 불과하다"면서 "2027년쯤 돼야 고농축 방사능 물질이 나올 텐데 이것만큼은 내보내지 않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영= 김태연 기자 ty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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