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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버티고 고물가 견뎠더니 비상계엄…"자영업자는 다 죽으라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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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4회 작성일 24-12-1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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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숙씨가 경남 양산시에서 운영 중인 카페가 12일 손님이 없어 테이블이 모두 비어 있다. 서민숙씨 제공

서민숙씨가 경남 양산시에서 운영 중인 카페가 12일 손님이 없어 테이블이 모두 비어 있다. 서민숙씨 제공



경기 양주시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모씨36는 12·3 비상계엄 사태를 기점으로 “하루 매출의 30%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4년 전 장사를 시작한 이후로 하루 매출 100만원을 채우지 못한 건 처음이라 했다. 그는 ‘장사가 너무 안돼 마케팅이라도 해야 하나’ 고민했지만 이내 마음을 접었다고 했다. “다들 관심이 대통령 퇴진에 가 있는데 뭐가 되겠어요. 대통령 퇴진 집회에 나가는 게 장사에 더 도움될 것 같아요.”


12일 기자가 만나고 통화한 자영업자들은 “대통령이 내려오길 절박하게 바란다”고 말했다. 비상계엄, 탄핵 정국이 이어지며 ‘연말특수’도 ‘개업특수’도 모두 사라졌고, 송년회·회식 등 연말 행사만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비상계엄 여파를 사흘 뒤부터 느꼈다. 가게 정기 휴무일이었던 지난 4일 경기 일산의 쇼핑몰에 갔다가 휑한 매장 안 풍경을 봤지만 그저 남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음 날 가게 문을 열고 “남의 일이 아니구나”라고 느꼈다. 그렇게 하루를 공치고 김씨는 “대통령 한 사람이 나라를 아예 망쳐버렸구나”라고 생각했다.

불안정한 정국은 김씨의 전표에 고스란히 담겼다. 교회 등에서 들어오는 단체주문은 뚝 끊겼다. 김씨는 “김밥 20~30줄만 해도 10만~15만원이니, 단체주문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정말 크다”며 “주문이 안 들어온다. 매일 상황이 바뀌니 손님들도 불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오후 8시 찾아간 서울 마포구 A씨의 가게도 테이블이 듬성듬성 비어있었다. ‘맛집인증 표시’가 잔뜩 붙은 맛집도 비상계엄 여파를 피하지 못한 것이다. A씨는 “그나마 충성고객이 많이 매출 하락은 10% 내외”라면서도 “다 같이 먹고 살아야 하는데 비상계엄 이후 주변 식당들이 장사가 너무 안돼 걱정”이라고 말했다.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더 낙담한다. 요식업 매출은 보통 연말에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데, 느닷없는 12월초 비상계엄으로 정점은 아예 찾아오지도 않았다. 코로나19에 이은 고물가·고금리로 지난 수년을 악전고투해온 자영업자들은 이미 벼랑 끝으로 내몰린 상태다. A씨는 “안 그래도 엉망인 경기에 얼음물을 끼얹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가게를 여는 것은 자살행위”라고 가게를 차리려는 사람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경남 양산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서민숙씨56도 매출 30~40% 하락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그는 “여당이 민생, 민생 얘기하는데 민생을 챙기는 가장 빠른 방법은 탄핵”이라며 “하야든 탄핵이든 조금이라도 빨리 대통령이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여당을 향해 “민생 안정을 말하면서, ‘질서 있는 퇴진’ 운운하는 당신들이 생각하는 민생이 무엇이냐”라며 “내년까지 이 정국을 끌고 가면 정말 민생은 죽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바닥 경제는 더 내려갈 곳이 없는데, 여당은 국민 불안을 언제까지 키울 거냐”라며 국민의힘이 탄핵 표결에 참석할 것을 촉구했다.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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