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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만으로 순수한 맛 내는 맥주 만들려고 노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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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61회 작성일 24-05-1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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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맥주 대회에서 상을 받은 통영의 맥주 양조업체 라인 도이치

[장용창 기자]

지난 4월 10일~12일 서울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국제 맥주 대회에서 통영에 양조장을 둔 라인 도이치가 3개 부문에서 은상과 동상 등을 받았습니다. 라인 도이치는 통영시 미수동에 양조장과 함께 식당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라인 도이치 손무성 대표와의 인터뷰를 정리했습니다.
quot;발효만으로 순수한 맛 내는 맥주 만들려고 노력해요quot;
통영의 맥주 양조장 라인 도이치 손무성 대표
ⓒ 장용창


- 통영에 양조장을 차린 이유가 궁금하다.

"통영은 제 고향이 아닙니다. 제 아버지손명수 전 대표가 통영에 와보시고는 바다 풍광에 반해서 이곳에 라인 도이치 양조장을 설립했습니다."

- 맥주 양조를 직업으로 삼을 만큼 맥주를 좋아하나요?

"저도 그렇고 제 아버지도 그렇습니다. 아버지는 원래 일반 회사에 다니시면서 업무 때문에 독일로 출장을 자주 가셨고, 거기에서 한국과는 다른 맥주의 맛을 보고는 맥주를 사랑하게 되셨습니다. 4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데바수스Debassus 맥주 양조장의 랄프 게베트Ralf Gerwert 대표님을 그렇게 만나게 되었고, 2002년에 데바수스 코리아라는 회사를 설립할 때 아버지는 통영에 데바수스의 양조 기계와 기술을 도입하여 양조장을 차리셨습니다.

저도 아버지처럼 일반 회사에 다니면서 독일에 출장을 갔다가, 아버지의 소개로 랄프 게베트 대표님을 만나게 되었고, 독일 맥주맛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보리와 홉만으로 맥주를 만들어야 한다는 독일 맥주 순수령은 물론 폐지된 지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독일의 맥주 양조업체들은 가능한 다른 재료를 첨가하지 않고 발효만으로 순수한 맛을 내는 전통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 맥주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그동안 맥주 판매에 어려움이 없었나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2014년 이전에 소규모 양조장들은 법적인 규제 때문에 오직 자기 영업장 내에서만 맥주를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실 2002년 통영에 설립한 데바수스는 몇 년 후 맥주 제조를 포기하고, 웨딩홀 사업으로 전환했습니다. 독일에서 9억 원에 들여온 양조 설비는 창고에 보관하고 있었고요. 그러다가 2014년에 그런 법적 규제가 풀리면서 저희는 다시 희망을 가지게 되었고, 2019년에 지금의 자리인 통영 미수동에 새로 양조장과 맥주 펍pub, 식당 겸 술집을 차리게 되었습니다."
통영시 미수동 바닷가에 자리잡은 라인 도이치 맥주 양조장과 식당
ⓒ 장용창

통영의 맥주 양조장 라인 도이치의 맥주들
ⓒ 장용창


- 라인 도이치가 이번에 상을 받은 맥주는?

"맥주를 크게 라거 맥주와 에일 맥주로 나눕니다. 라거 맥주는 낮은 온도에서 발효해서 단맛이 적지만 가벼워서 청량감이 좋습니다. 에일 맥주는 다소 높은 상온에서 발효해서 단맛이 더 강하고 향이 풍부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오랫동안 마셔온 맥주들이 대부분 라거 계열입니다. 저희는 라거류의 맥주와 에일류의 맥주를 모두 만들고 있고, 현재 6종의 맥주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제 맥주 대회는 지난 2022년에 처음 열려, 올해 3회째인데요, 지난 4월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이 대회엔 한국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나라의 맥주 양조업체들이 참가했고, 맥주 관련 자격을 갖춘 심사자만 해도 8개 국가에서 약 40명이 참석했습니다. 이 대회에선 맥주의 여러 종류별로 상을 주는데요, 저희 라인 도이치는 3개 부문에서 은상과 동상 등을 받았습니다."
통영의 맥주 양조장 라인 도이치가 운영하는 식당
ⓒ 장용창

- 혹시 정부에 바라는 정책 개선 방향이 있나요?

"소규모 맥주 제조업체는 자체 매장 내에서만 판매할 수 있다는 법적 규제가 2014년에 폐지된 덕분에 저희는 재창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있습니다. 특히 저희같은 소규모 맥주 업체는 마트나 편의점 등 대규모 유통망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매장 판매에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요, 최근에 지방 도시의 인구 감소 때문에, 매장 판매량은 코로나 때보다 더 줄어든 것 같습니다. 그나마 저희는 도매상을 통해서 수도권의 맥주 판매점에 판매하면서 버티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현재 법적 규제로 인해 온라인으로 맥주를 판매할 수 없다는 점이 큰 애로사항입니다. 맥주 등 주류의 경우 청소년 보호를 위해 온라인 판매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인터넷 보안 기술은 전세계 최고 수준으로 알고 있습니다. 청소년 보호는 분명 필요한 일이지만, 발달된 인터넷 보안 기술을 활용한다면, 온라인에서 성인 인증을 받은 사람만 주류를 구매하도록 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지방 도시의 소상공인들이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역할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서, 정부가 이런 규제를 풀어주면 좋겠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통영의 지역신문인 한산신문에도 비슷한 내용의 기사를 보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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