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딸 암 보인다, 기도로 낫게 해줄게"…수천만원 챙긴 60대 목사 > 사회기사 | society

“기도로 암을 낫게 해주겠다”며 암 환자 가족에게서 기도비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받아 챙긴 6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형사9단독 장혜정 판사는 사기·절도 등 혐의로 기소된 50대 목사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피고인은 ‘기도를 통해 아픈 사람들을 치유하는 은사를 받은 목사’라고 주장하면서, 절박하고 불안한 상황에 있던 피해자를 기망해 사기 범행을 저질렀다”며 “사기 범행의 경위와 방법, 피해의 규모를 종합해 보면 피고인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해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다만, 피해자에게 3천만원을 변제한 점,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2022년 4월 말기암 남편을 둔 피해자에게 “나는 목사인데 나에게 목숨 연장 기도를 받은 사람들이 암에서 싹 나았다”며 “손녀딸에게도 암이 보인다”고 속여 기도비 명목으로 31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이렇게 받은 돈 대부분을 자신의 대출채무를 갚는 데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에서 A씨 변호인은 “남편을 살리고 싶다는 간절한 피해자의 마음에 대해 기도한 것이고, 피고인 스스로도 ‘하나님께 기도하면 다 들어주신다’고 굳게 믿고 있다”며 “피해자에게 ‘헌금하면 남편을 살릴 수 있다’고 말해 기망한 사실 없다”고 사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종교 행위로서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A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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