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뒤면 숨 못 쉴거 같아"…11초 통화, 딸의 마지막이었다 > 사회기사 | society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사회기사 | society

"5분 뒤면 숨 못 쉴거 같아"…11초 통화, 딸의 마지막이었다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수집기
댓글 0건 조회 252회 작성일 24-08-23 17:11

본문

지난 22일 부천호텔 화재로 숨진 김아무개28씨의 빈소. 고나린 기자


“구급대원들 안 올라올 거 같아. 나 죽을 거 같거든. 5분 뒤면 숨 못 쉴 거 같아. 일단 끊어.”



지난 22일 저녁 경기 부천의 한 호텔에서 난 화재로 숨진 김아무개28씨가 어머니에게 건 마지막 통화는 11초에 불과했다.




23일 경기 부천성모병원 장례식장에 꾸려진 김씨의 빈소는 유족들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하루아침에 생때같은 딸을 잃은 어머니는 다급한 사고 상황이 담긴 딸의 마지막 음성을 들으며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오열했다. 황망한 부음을 듣고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도 차마 위로의 말을 건네지 못하고, 눈이 퉁퉁 부은 채 오열하는 유족을 부둥켜안아 줄 뿐이었다.



22일 밤 큰 불이 나 7명이 죽고 12명이 다친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한 호텔에 23일 오전 소방·경찰 등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김씨는 남자친구와 전날 부천 호텔을 찾았다가 8층 객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김씨가 어머니에게 전화를 건 시각은 전날 저녁 7시42분으로, 바로 앞 객실인 810호에서 불이 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김씨 어머니는 이날 “우리 딸과 남자친구가 8층에 있다고 소방에 신고도 했지만, 소방대원들은 8층 구조는 신경도 안 쓰고 사다리차도 없이 올라갔다”며 “사다리차가 있었으면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을 텐데, 제대로 구조하지 않은 소방에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김씨 어머니는 “나중에 어떤 경찰이 ‘사실은 8층은 연기가 많아서 진화를 못 했다’고 말했는데 그게 말이 되냐”며 분노했다.



김씨의 동생도 8층 객실에 진입하지 않은 소방당국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김씨 동생은 “아빠가 화장실에서 물 틀고 있으라며 대처 방법도 얘기했지만 언니는 연기가 많이 나서 점점 숨쉬기 힘들다고 했다”며 “그러는 동안 소방은 1층부터 계단으로 올라갔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흐느꼈다.



이날 경기 부천시 부천장례식장에도 8층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된 40대 여성의 빈소가 꾸려졌다. 어린 자녀들을 포함한 유족들은 갑작스러운 비보에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이번 화재는 전날 저녁 7시34분 경기 부천 중동의 한 호텔에서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불길이 호텔 건물 전체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객실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고 유독가스가 내부에 빠르게 퍼져 인명 피해가 컸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고나린 기자 me@hani.co.kr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샤워기 틀고 버텨” “객실 바꿔서”…부천 화재 극적 생존자들

고시엔 제패한 교토국제고 야구부원 선발 첫 조건은 ‘이것’

“구급대원들 안 올라올거 같아”…11초 통화, 딸의 마지막이었다

‘김건희 명품백’ 처벌규정 없다는 박성재 법무…공수처는 “알선수재 검토”

외교부 “일제의 국권 침탈은 원천 무효”…광복회 공개서한에 응답

오염수 방류 1년, 일본 아닌 야당에 ‘사과’ 요구한 대통령실

빵집 청문회 이진숙에 “법정 가라”…‘법카 의혹’ 첫 고발인 조사

해리스, 결혼 10주년에 ‘대관식’…온 가족 출동해 합심의 지원사격

“수류탄에 죽었다는 실미도 공작원, 면도칼로 그어낸듯 목 잘려” [인터뷰 ④]

“대학에서, 알고 지내던 이들이…내가 알던 세상은 완전히 무너졌다”

한겨레>


▶세상을 바꾸는 목소리에 힘을 더해주세요 [한겨레 후원]
▶▶행운을 높이는 오늘의 운세, 타로, 메뉴 추천 [확인하기] ▶▶행운을 높이는 오늘의 운세, 타로, 메뉴 추천 [확인하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사이트 정보

회사명 : 원미디어 / 대표 : 대표자명
주소 : OO도 OO시 OO구 OO동 123-45
사업자 등록번호 : 123-45-67890
전화 : 02-123-4567 팩스 : 02-123-4568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제 OO구 - 123호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정보책임자명

접속자집계

오늘
1,326
어제
1,981
최대
3,806
전체
760,821
Copyright © 소유하신 도메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