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기 튼 806호 여대생, "타는 냄새" 810호 방 바꾼 남성…극적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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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19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부천시 중동의 한 호텔 화재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전날 저녁 7시 40분쯤 발생한 이번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현장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 2024.8.2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부천=뉴스1 이시명 기자 = 19명의 사상자를 낸 부천 호텔 화재 현장에서 일부 투숙객들은 극적으로 스스로 목숨을 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오후 부천 호텔에 투숙한 20대 여성 A 씨는 자신이 다니는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활용해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강원도 권역 대학 간호학과 학생인 그는 일산화탄소가 물에 녹는다는 지식을 통해 가까스로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될 수 있었다.
A 씨는 "불이 났을 때 화장실로 들어가 샤워기를 틀고 머리를 대고 있었다"며 "일산화탄소가 물에 녹는다는 지식을 알고 입을 수건으로 막은 채 이같이 행동하며 소방대원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화재 당시 A 씨는 해당 모텔 7층806호에 머물고 있었다. 806호는 최초 불이 시작된 객실로 추정되는 810호와 인접한 호실이다.
A 씨는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목숨은 건질 수 있었지만, 다량의 연기를 흡입해 의식 저하 등으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현재는 퇴원한 상태다.
발화 장소로 추정되는 810호에 묵을 뻔했던 남성 B 씨는 방 교체를 요구하면서 화를 면했다.
B 씨는 810호에 하루를 보내기 위해 이곳에 들렀다. 그러나 B 씨는 "객실에서 탄 내가 난다"는 민원을 호텔 측에 접수하기 위해 내려갔고, 그는 810호 아래층의 객실로 거처를 옮기면서 화를 면할 수 있었다.
불은 B 씨가 민원을 접수하기 위해 객실 문을 열고 나간 사이 공기산소 등가 유입되면서 커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B 씨는 화재 현장에서 대피하면서 크게 다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이번 화재는 전날 오후 7시39분쯤 부천 원미구 중동의 한 호텔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투숙객 7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 호텔은 외국인이 평소 많이 찾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피해를 본 투숙객은 모두 한국인으로 파악됐다.
호텔에 투숙을 예정한 외국인 19명은 모두 화재 당시 호텔에 머물고 있지 않거나 급히 현장을 빠져나오면서 다치지는 않았다.
더욱이 이날 저녁에는 국외 의료관광객 18명이 화재가 일어난 호텔에 투숙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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